울 아들 방학숙제를 해야한다며 저를 부르네요.
"엄마, 숙제가 우리가족 태몽이야기를 적어야 되는데, 가르쳐 주세요."
그래서 우리 아이들을 낳으며 꾼 태몽을 차례대로 이야기해주었습니다. 그런데 이야기를 할수록 재밌네요. 또 시간이 그리 오래되었는데도 어제 일처럼 그렇게 생생하게 기억이 나는지 모르겠습니다.
오늘은 울 아이들의 태몽이야기를 한번 써볼까 합니다.
먼저 첫째입니다.
잘생긴 누런 진돗개가 저에게 다가오는 것이 아닙니까? 몸집이 산만한 커다란 진돗개가 다가오니 제가 얼마나 무서웠겠습니까? 그래서 옆에 있는 방망이로 저리 가라고 계속 때렸습니다. 그러면 소리를 지르거나, 도망갈만도 한데, 이 진돗개 소리도 내지 않고 그저 그 자리를 계속 지키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니 더 무서워지데요. 그래서 더 심하게 계속해서 그 진돗개를 때리다 잠에서 깼답니다.
근대 울 큰 딸, 지금 성격으로 봐서는 맞고만 있을 애가 아닌데요.
제가 그리 얘기 하니, 듣고 있던 큰 딸이 이렇게 말합니다.
"엄마, 그 진돗개 뭐라고 생각하고 있었는지 아세요?"
"뭐."
"태어나면 두고 보자."
"ㅎㅎㅎ"
울 둘째의 태몽은 제가 꾸지 못하고, 작은 언니가 대신 꿨습니다. 아주 커다란 조개가 있더랍니다. 그 조개가 갑자기 "떡" 하고 열리더니, 그 안에 고추 달린 남자 아기가 있었답니다. 언니가 얘기를 해줄 때 이러더군요.
" 고추가 달렸으니, 아들이겠지. 그런데 조개가 좀 맘에 걸린다."
ㅎㅎ 울 둘째, 뱃속에서 그리 심하게 발길질을 해서 아들인가 했는데, 태어나 보니 딸이었습니다. 그런데 아기 때는 완전 아들이었습니다. 딸인 것을 표내고 싶어, 이쁜 치마에 분홍색 토끼 머리띠까지 해줬는데도 "아이고 그놈 잘 생겼다"라고 하던지, 심하면 "그 녀석 장군감일세"라고 했답니다.
하지만 지금은 환골탈태, 엄청난 미인이 되었습니다. 어릴 때는 자기 태몽이야기만 하면 "아니야, 아니야~." 하고 울었었는데, 이젠 도리어 지가 맞장구를 쳐가며 재밌다고 깔깔댑니다.
그리고 셋째 아들, 태몽을 정말 많이 꾸었습니다. 아마 10번쯤은 꿨던 것 같네요. 아마 위로 딸 둘이 있어 이제는 아들이어야 한다는 강박증이 영향을 미친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구요. 그 중에는 호랑이 꿈 2개, 강아지 꿈 2개, 개미1개, 물고기1개...좀 징그러운 태몽도 있었는데, 아들을 놀린다고 그 얘기를 하면 "이 엄마~정말 싫어" 하며 불쾌해 합니다.
이전에 호랑이 꿈은 이야기했으니 (관련글 -> 호랑이띠 해에 호랑이 태몽을 꾸고 아들을 낳은 사연) 강아지꿈 이야기를 들려 드릴께요.
아주 귀엽고 작은 발바리가 저를 따라 오더군요. 저는 무서워 막 달렸습니다. 그러자 계속 저를 따라 달려오는데, 어찌나 빠른지요. 낭떠러지에다 밀어버렸는데 그래도 잘만 기어 올라옵니다. 그 모습을 보고 놀란 저는 어떤 집에 들어가 문을 닫았는데, 들어오려고 밖에서 문을 막 흔들어 대더군요. 그러다 잠을 깼습니다.
또 한번은 개미굼을 꾸었습니다. 개미가 수억마리는 있어보였습니다. 그런데. 이 개미가 모여서 모양을 만드는데, 커다란 집모양을 이루는 것입니다.
정말 신기하더군요.
마지막 막내 차례입니다.
한 원두막에 있는데, 장대비가 내렸습니다. 비사이로 과수원이 보이고 사과나무에 사과가 정말 탐스럽게 주렁주렁 열려 있더군요. 사과가 먹고 싶어 정말 맛있어 보이는 사과를 하나 땄습니다. 그리고 그 사과를 먹으려는 순간, 이게 웬일입니까? 맛있어 보이던 사과가 누우런 호박으로 변한 것입니다. 제 이야기를 듣던 막내 제게 이렇게 묻습니다.
"엄마, 그면 난 사과야, 호박이야?"
"글쎄~ ㅎㅎㅎ"
우리 가족의 태몽 이야기 어떠셨나요? 한번씩 이렇게 아이들과 태몽이야기를 하니 그것도 좋은 것 같습니다. 아이들도 재밌어 하구요. 자신이 어떻게 태어났는지..
그것이 부모의 관심과 사랑이라는 것을 이해할 수 있다면 더 좋겠죠.
(이글은 2017.8.15에 수정 업데이트 되었습니다.)
by 우리밀맘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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