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안타까운 사연이 있더군요.
치매 증세를 보이는 아내를 2년간 지극정성으로 돌보다, 순간 화를 참지 못해 아내를 살해한 79세 남편에게 재판 국민참여재판은 징역 3년을 선고했습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 12부(김용관 부장판사)는 25일(2013.1) 지난해(2012) 10월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 아파트에서 자신을 때리며 폭언을 하는 부인 조모씨의 목을 졸라 살해한 혐의(살인)로 구속 기소된 이모(79)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하였습니다.
재판부는 "인간에게 생명의 가치는 가장 중대하고 그 무엇과도 대체될 수 없는 것"이라며 "치매로 인한 가족 내 범죄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유사 범죄 재발을 방지할 필요가 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고령인 피고인이 자백했고 2년 가까이 피해자를 위해 헌신적으로 병시중하다 모욕을 참지 못해 우발적으로 범행한 점, 전과가 없는 점 등을 참작해 형을 정했다"고 밝혔습니다.
치매에 걸린 아내를 2년간이나 집에서 부양한 분이라면 성품이 정말 좋은 사람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저도 중증 치매는 아니지만 치매증세를 앓고 있는 친정 엄마를 집에서 모셔봤는데, 정말 너무 힘들더군요.
기사를 보니 살인을 저지른 그 분, 모범적인 삶을 살면서 가족들을 부양했고, 헌신적으로 아내를 병간호하다, 1년 전쯤부터 의부증세가 심해진 아내로부터 모욕적인 말을 듣고는 피해자를 죽이고 자신도 죽으려 했다고 합니다.
당시 자신을 때리며 '바람피운 것 안다' '부모 없이 막 자란 놈' 등 폭언을 하는 부인 조씨의 목을 졸라 살해했고, 범행 후 자살하려고 베란다에서 뛰어내리려다가 아들에게 발견돼 제지당했다고 하네요.
올해(2017) 7월에 유사한 사건에 대한 재판이 있었습니다. (☞ https://goo.gl/42MZdW )
치매를 앓던 80대 아내를 구타하여 살인한 남편에게 법원이 집행유예를 선고했다고 합니다. 그렇게 선고한 이유는
"피고인은 혼자서는 감당하기 벅찼을 나날들을 오롯이 홀로 견뎌왔다"며 "치매로 인해 정상적인 사리판단이 어려운 상태에서 피해자와 말다툼을 했고 극심한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하고 우발적으로 범행한 것으로 보인다"고 고 하였습니다.
치매환자가 항상 갖고 다녀야 할 물건들입니다.
위 그림이 있는 사이트에 치매 환자에 관한 좋은 글이 있어 소개합니다. 옆 링크를 클릭해보세요. ->치매환자 돌보는 법
사람이 치매를 앓게 되면 일단 기억이 가까운 시간의 것부터 잊어버린다고 합니다.
뇌세포가 그렇게 죽어가기 시작하는 것이죠. 그렇기에 방금 밥을 먹고도 밥 먹은 것을 잊어버리고 또 밥을 먹겠다고 하구요. 이런 것이 반복되다보면 몸도 그렇게 잊어버리는지 방금 밥을 먹었는데도 배고픔을 느낀다고 하네요. 그래서 종종 치매 부모를 모시는 집에 며느리들이 방문하면 그 어머니는 며느리가 밥도 안준다고 욕하는 소리를 듣게 되고, 딸들은 그 말을 곧이곧대로 믿고는 올케를 타박하다 가족 간의 갈등이 깊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자신이 한 행동을 곧 잊어버리기 때문에 거짓말도 아주 능수능란하게 합니다.
방금 한 행동은 잊어버리고, 이전의 기억을 떠올리게 되기 때문이죠. 방금 돈을 받아놓고는 왜 지난번에 빌려간 거 안주냐고 그러죠. 그리고 그 기억들은 대부분 자신에게 유리하도록 조작되기도 합니다.
희안하게 욕을 또 잘합니다.
예전에 그렇게 자애로운 분이었는데, 치매에 걸리면 갑자기 어디서 들으셨는지 그 욕들을 쏟아내거든요.
제가 함께 살면서 제 엄마를 관찰해보니 치매에 걸리게 되면 정신연령이 2살정도가 되는 것 같습니다. 이 시기의 아기들은 엄마의 관심이 오직 자기에게만 향해주길 원합니다. 조금이라도 눈길이 떨어졌다 싶으면 울고 떼쓰며, 엄마의 관심을 받으려고 안간힘을 씁니다. 치매환자들도 그런 것 같습니다. 오직 자기에게만 관심을 가져주길 바라죠. 만일 부양인의 관심이 소홀해진다고 생각되면 사고를 칩니다. 집을 나가기도 하고, 억지를 쓰기도하고, 폭언을 퍼붓거나, 폭력적인 행동도 하구요. 그 때의 표정을 보면 “맛 좀 봐라” 이런 식이죠.
하여간 같이 사는 사람의 복장을 뒤집어놓아야 직성이 풀리듯이 행동합니다.
아내를 살해하신 그 분, 부양하는 2년동안 정말 미치고 환장하는 일 엄청나게 당하셨을 것입니다. 그래도 그렇게 지극정성으로 부양하셨다면 두 분 사이가 함께 사시는 50년 동안 아주 좋았지 않았을까 싶네요.
그렇게 사랑했던 아내가 치매로 인해 순간순간 자신을 폭발시키듯이 괴롭게 하고, 전혀 낯선 사람처럼 행동하며, 차마 자녀들에게도 말할 수 없는 부끄러운 일들도 하구요, 그런 모습을 계속해서 보며 살아가다 보면 아마 극단적인 생각도 많이 들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동병상련이랄까요? 치매와 파킨슨 병으로 오랫동안 치료를 받아오던 울 엄마, 작년 저희와 살다가 갑자기 돌발행동을 하시며 가출하셨다가 광주에서 겨우 찾았습니다. 그 다음 날 또 다시 가출하셔서 도저히 안되어 오빠가 엄마를 맡기로 했습니다.
저희와는 4개월을 함께 살았죠. 그리고 오빠 집에서 그래도 1년을 지내다가 지난 주에 또 가출병이 도졌습니다. 우리 오빠 맞벌이 부부거든요. 딸 둘이 대학에 다니고 있고, 두 부부가 그렇게 열심히 살아도 참 사는게 빠듯합니다. 엄마 때문에 직장을 그만둘 상황도 아니구요. 다른 형제들 역시 엄마를 부양할 처지도 아니고..
남편이 정 안되면 우리 집에서 다시 모셔보자고 하는데 솔직히 저도 좀 겁이 납니다. 울 부부 역시 맞벌이니 엄마 혼자 낮에 집에 있게 하면 무슨 일이 일어날 지 알 수가 없잖아요.
요양병원에 모실까 생각도 했지만 울 엄마 치매 빼고는 건강하시기에 병원에서 과연 계실려고 할지 그것도 의문이구요. 정말 막막합니다.
좋은 조언 좀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악플은 사절합니다.
예전에도 개념 없는 악플 한 줄 정말 오랫동안 마음을 아프게 하더군요.
치매걸린 엄마와 살아가기,오빠가 일년을 함께 살다 포기한 이유
by 우리밀맘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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