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선수 김연경에 대한 국제이적 문제가 다시 불거졌네요.
기사를 읽어보니 정말 안타깝기 짝이 없습니다. 2012 런던 올림픽에서 4위에 오를 수 있도록 핵심적인 역할을 하며, 배구로 또 하나의 감동을 준 날이 엊그제 같은데, 김연경 선수와 흥국생명은 아직 진흙탕에서 딩굴고 있습니다.
무엇이 문제인지 관련 기사와 인터넷에 올라와 있는 내용을 종합해보았습니다.
문제의 핵심은 FA 즉 자유계약신분에 관한 문제더군요.
신문의 기사를 인용해보겠습니다.
2012 런던올림픽 직후 김연경과 흥국생명은 김연경의 ‘신분’을 놓고 대립각을 세웠다. 김연경은 자유계약선수(FA) 신분이라고 주장했고, 흥국생명은 여전히 ‘임대 신분’이라고 강조했다. 이 와중에 국제배구연맹(FIVB)은 ‘김연경은 흥국생명 소속 선수’라는 유권해석을 내렸다. 김연경이 절차상의 문제를 들어 반발하면서 사태는 최악으로 치달았고, 정치권까지 나서게 됐다.
(이부분에 대한 관련 기사-> 김연경 배구협회가 합의서 비공개 약속 어겼다 )
정부와 체육계 인사들은 작년 10월22일 모임을 갖고, “당장 국제이적동의서(ITC)를 발급하되 3개월 내에 김연경이 흥국생명 선수로 페네르바흐체와 임대 계약을 하고 한국배구연맹은 조속히 관련 자유계약선수 규정을 보완한다”는 협의사항을 내놨다. 대한배구협회 또한 11월23일 김연경과 흥국생명에 공문을 보내 “위 결과는 중재안이 아닌 결정사항이다. 김연경이 이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 2013~2014 시즌 이적동의서 발급을 불허한다”고 밝힌 바 있다.
자유계약선수 즉 FA 신분을 얻기 위해서는 한 팀에서 6년을 뛰어야 합니다. 김연경 선수는 흥국생명 소속으로 국내에서 4년을 뛰었으며, 흥국생명 소속으로 일본에서 2년, 터키에서 1년을 임대선수로 뛰었습니다.
임대선수라는 말은 참 많이 들었습니다. 축구에서 박주영 선수 지금 스페인의 셀타비고에서 뛰고 있지만 그의 소속은 영국의 아스날입니다. 임대한 기간 동안은 셀타비고의 선수로 경기에 임하지만 그 임대기간이 끝나면 원 소속인 아스날로 다시 돌아가야 하죠. 그리고 셀타비고에서 뛴 기간 역시 아스날과의 계약기간에 포함이 됩니다.
김연경 유럽챔피언컵 우승
이런 사정을 보면 김연경은 FA 자격을 취득하고도 남음이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우리나라 프로배구 규정에는 임대에 대한 정확한 명시가 없다는 것입니다. 단지 국내 6시즌을 뛰어야 한다는 규정만 있을 뿐이죠. 이 국내 6시즌이 국내 프로경기에 출전하는 것에만 한하는 것인지, 아니면 흥국생명 선수로서 외국에 임대되어 경기에 뛴 것도 포함되는 것인지..김연경 선수는 포함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고, 흥국생명은 포함될 수 없다고 하는 것이죠.
이에 대해 한국배구연맹은 어정쩡하게 눈치보다 나중에 흥국생명의 손을 들어주었고, 김연경은 국제배구협회에 자격 논란을 물어보자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배구협회가 김연경과의 약속을 어기고 흥국생명에 유리한 문서를 발송함으로 이 결정 역시 문제가 되었습니다.
이 문제에 있어서 가장 우선적으로 책임을 져야 할 곳은 바로 대한배구협회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당연히 명시되어야 할 규정을 제때 갖추지 못해 이런 문제가 일어나게 된 것이니까요. 지금 정관개정작업을 하고 있는데, 흥국생명과 김연경의 문제 때문에 이 정관개정작업도 보류하고 있다고 하네요. 현재로는 국내4년에 임대 2년이면 FA자격이 되는 것으로 결정되고 있다고 합니다. 원칙을 갖고 소신을 펴지 못하는 배구협회의 어정쩡한 태도가 문제를 더 어렵게 하고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두번째로 김연경의 해외임대를 누가 추진했느냐를 살펴보아야 할 것입니다. 김연경이 일본 프로배구에 진출할 때 흥국생명은 대승적 차원에서 결정한 일이라고 하였습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보면 임대하는 팀도 계약조건도 모두 흥국생명의 주도하에 일어난 일이라고 하는군요. 김연경이 너무 원해서 그의 능력을 활짝 펼 수 있는 유럽이나 배구선진국으로의 임대가 아니라 우리보다 수준이 고만고만한 일본으로의 임대를 두고 대승적 차원을 논하는 것은 어패가 있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터키로 임대될 때는 아예 선수를 배제한 채 계약을 했다고 하더군요. 이렇게 구단이 주도해서 임대한 것이 확실한데, 이를 두고 김연경 때문에 봐준 것이고, 그렇기에 이 임대기간은 계약기간에 들어가서는 안된다고 하는 것 역시 앞뒤가 맞지 않는 말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세번째 이번 협상에서 결렬된 이유가 두 가지더군요. 하나는 기존 입장을 서로 고수하는 차원에서 불거진 문제이고, 또 하나는 완전 이적을 위한 협상을 하겠다고 하는데, 금액 차이가 많이 나서 어렵다는 것입니다.
흥국생명은 김연경을 해외에 보낼 때 임대료를 한 푼도 받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들 말대로 대승적인 차원에서 보내주었는데 이럴 수 있냐는 것이죠. 그들은 김연경에게 뒤통수 맞았다고 합니다. 흥국생명의 입장에서 어떻게 하든 김연경을 한 두해 정도 더 붙잡아 두어 국내리그에서 더 써먹고 싶다는 욕심과 혹 보내야만 한다면 보낼 때 보내더라도 제 값을 받고 보내겠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김연경과 현 소속팀인 페네르바체로는 FA 선수가 무슨 이적료가 필요하느냐는 것이죠. 꼭 받아야겠다면 5천만으로 퉁치자는 것이고, 흥국생명은 절대 그럴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흥국생명은 스스로 우린 바보다라고 말하고 있네요. 임대계약을 하는 것은 구단의 몫이지 선수몫이 아닙니다. 아까도 이야기했듯이 김연경이 일본리그에 목맨 것도 아니고, 일본리그에 임대될 때 자신의 주장을 편 것도 아닙니다. 구단이 하라는대로 한 것이죠. 임대료를 챙겨야 하는 것은 구단이 해야할 일인데, 그 책임을 선수에게 돌린다는 건 이건 바보도 아니고.. 뭐라 할 말이 없네요.
100년에 한 번 날까 말까한 대선수를 우린 또 이렇게 힘들게 만드네요. 도대체 우리나라는 인재를 양성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는 것일까요? 김연경 선수 흥국생명에 있을 때, 너무 혹사당해서 무려 3차례나 수술을 받았다고 하는데, 양심이 있다면 이제 그만 놓아주고, 세계적인 선수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게 양심적인 행동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한 네티즌은 쇼트트랙의 안현수 선수처럼 차라리 귀화하라고 권하시기도 하더군요. 참 안타까운 우리 현실입니다.
by 우리밀맘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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