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주일, 예배를 다 마치고 집에와 이것저것 정리하며 나가수 시작할 시간을 기다렸습니다. 아이들에게 물으니 날씨가 더워서 그런지 냉면 해달라고 하네요. 그래서 집에 사놓은 비빔냉면을 끓여 저녁을 대충 때웠습니다. 그리고는 시간을 기다렸습니다. 설겆이도 해놓고 청소도 대충 해놓고 그러니 드뎌 시간이 되네요. 제가 본방 사수하는 유이한 프로그램입니다. 하나는 유령이구요. 유령은 한 번씩 귀찮으면 다음에 본다고 그냥 자기도 하지만, 나가수만은 절대 본방사수합니다. 이 시간에 밥사준다든가 저를 밖으로 끌어내는 사람이 요즘 젤로 밉습니다.
오늘은 7월의 가수를 뽑는 날, 그런데 나가수 재밌는 것이 고별전을 할 때는 정말 사생결단으로 준비해서 무대 하나하나가 긴장을 멈출 수 없는데, 가왕을 뽑는 상위권자들의 경연은 한 번씩 맥빠질 때가 있더군요. 이은미 같은 경우는 나가수를 나가야한다고 노래를 부르지만, 다른 가수들은 중위권을 유지하면서 은근히 오래 버텨볼려는 그런 생각도 있는 것 같습니다. 그만큼 나가수 무대가 매력이 있다는 것이죠.
그런데 오늘은 다른 날과 좀 다르네요. 출연 가수들 모두 죽기살기로 덤비는 것 같습니다. 가왕을 정점을 찍고 이제는 나가야겠다는 결연한 의지가 모두에게 보입니다. 항상 그렇지만 이번에도 평가단 누굴고를지 정말 힘들었을 것입니다. 한영애에서 이은미까지 눈을 뗄 수 없었으까요.
의외로 오늘 초청된 백마부대 장병들은 소향을 일위로 꼽았더군요. 전 아주 늘씬한 무희들과 함께 즐거움으로 어울렸던 이영현이 일등하지 않을까 했는데, 의외로 우리 국군장병들 소향의 감수성에 표를 던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 때 혹시나 싶은 걱정이 생기더군요. 이제 소향이라는 가수를 첫대면했는데, 하자마자 가왕으로 빠진다면 너무 아쉬울 것 같았습니다.
다행히 결과는 이은미와 국가스텐이 가왕 경쟁을 벌여 이은미가 7월의 가수가 되었습니다. 그렇게 나가수 나가고 싶다더니 소원을 이루었네요. 그런데 이은미는 스트레스를 훌훌 털어 좋은 지 몰라도 우린 이은미의 무대를 어디서 봐야하나요? 축하할 일이지만 넘 아쉬운 것 또한 사실입니다.
TV에 몰입하고 있는 반려견 장군이
그런데 오늘 나가수 때 재밌는 일이 하나 있었습니다. 울 반려견 장군이 나가수에 빠져있는 엄마 아빠 형 누나들에게 계속 치근댑니다. 자기랑 놀아달라고 인형도 물고 오고, 애교도 부리고 드러눕기도 하고, 얼굴을 빨기도 하고, 가만히 있지를 못하네요. 그렇게 간절한 눈빛으로 애교를 부리는데도 아무도 거들떠 보질 않습니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생겼습니다. 소향이 노래하는데 우리 모두 소향의 그 노래에 꽃 밭에 노니는 한 마리의 나비를 마음에 그리고 있는 찰나 우리 장군이 넘 조용한 거 있죠. 그래서 이 녀석 뭘하고 있나 하고 봤더니 이러곤 얼음처럼 움직이지 않고 소향의 노래를 듣고 있습니다.
열창하는 소향 @다음이미지에서 퍼왔습니다.
분홍빛 드레스를 입고 무대에 등장한 소향은 미모뿐만 아니라 자신의 풍부한 가창력을 유감없이 선보이는 거의 완벽한 무대였다 생각합니다. 소향의 끝 없이 올라가는 미성을 들으며 마치 꽃밭에서 나비들이 춤을 추며 하늘로 올라가는 상상을 했습니다. 김연우는 소향에 대해 "한국의 셀린 디온이다"라고 말했고, 하현우는 "목소리가 보석 같다"는 등 극찬했을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그런 노래의 아름다움을 우리 장군이도 느꼈던 모양입니다. 다음 달 나가수 또 어떤 모습으로 우릴 찾아올지 정말 기대 만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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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리밀맘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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