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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겨울이었습니다. 울 첫째 태어난 지 3개월쯤 되었을라나요? 한 밤 중에 아이가 자지러질 듯 우는 것이 아닙니다. 머리를 만져보니 열이 펄펄 끓어오르는데 얼마나 놀랐는지, 자고 있는 남편 깨워서 아이를 안고 인근 종합병원 응급실로 뛰었습니다. 새벽이라 택시도 보이지 않고, 울 부부 근 1Km 이상을 정신 없이 뛰었죠. 그리고 응급실에 도착해서 제발 울 아이 좀 봐달라고 거의 울듯이 그렇게 선생님 앞에 아이를 보였는데, 글쎄 이 녀석 방금 전만 해도 죽을 듯이 울었는데, 선생님 보는 앞에서 방실방실 그러고 있는 것이 아닙니까?
저희 같은 부모들이 꽤 많았던가 봅니다. 선생님 무슨 일인지 알겠다는 표정으로 싱긋이 웃으면서 여기저기 아이를 살펴보더니, 아마 방이 너무 덮거나 몸을 따뜻하게 해서 그럴 거라며 걱정하지 말라고 하더군요. 그 때 울 부부 울 아기 안고 허탈한 웃음 그러나 별 탈 없어서 감사한 마음으로 집에 돌왔더랬습니다.
우리 몸이 아프면 흔히 나타나는 증상이 열입니다. 열이 나는 대부분의 원인은 '감염'으로 우리 몸에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침투하면 이에 대한 방어 작용으로 체온이 상승하는 것인데, 열이 난다는 것은 외부 감염에 대한 우리 몸의 면역체계가 제대로 가동되고 있다는 것이죠.
그런데 신생아의 경우에는 주변 온도가 높거나 지나치게 껴입어서 열이 나기도 합니다. 우리 아기처럼요. 아이의 몸이 조금만 뜨거워도 이마를 만져보고 열이 있다고 걱정하는 엄마들이 많은데 이는 잘못된 측정 방법인 걸 아시는 분은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신생아를 비롯한 어린아이일수록 열이 없어도 이마나 목덜미 부분이 따뜻하게 느껴지므로 체온계로 정확하게 측정하는 게 기본입니다. 체온은 재는 위치에 따라 달라지는데 구강은 36.5℃, 항문은 37.0℃가 평균이고, 구강 체온계로 쟀을 때는 37.5℃ 이상, 귀 체온계나 항문 체온계로 쟀을 때 38℃ 이상, 겨드랑이 체온계로 쟀을 때 37.2℃ 이상이면 열이 있는 것입니다. 생후 3개월 미만 신생아는 38℃ 이상, 3~6개월 아기는 38.3℃ 이상, 6개월 이상 아이는 39.5℃ 이상의 고열이 있는 경우 반드시 병원을 찾아 진찰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이럴 경우 시기를 놓치면 위험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저는 울 아기들 열이 날 때 일단 보리차를 끓여서 미지근하게 하여 먹입니다. 생각보다 아이들에게는 해열효과가 좋더군요. 이게 잘 듣지 않으면 아이의 몸을 시원하게 벗긴 후에 미지근한 물로 몸 전체를 잘 닦아 줍니다. 신기하게 이렇게 한 두 시간 시프를 해주면 몸은 힘이 드는데, 제가 엄마라는 사실이 더 마음에 다가오더군요.
감기약 먹는 아기@다음이미지에서 퍼왔습니다.
해열제를 쓸 때도 있는데 가능한 좌약은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용량 조절도 잘 되지 않을뿐더러 항문의 괄약근에도 자극을 줄 수 있고 심지어 설사를 하는 아이도 있거든요. 좌약을 쓰야 하는 경우는 해열제를 전혀 먹이지 못하는 경우 즉 탈수나 열경련 후 의식이 떨어져 있는 경우, 구토가 아주 심할 때 등 부득이 한 경우에 쓰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해열제 복용 후 1~2시간이 지나도 열이 떨어지지 않고 계속 오를 경우 같은 해열제를 계속 먹이면 과량 복용의 위험이 있습니다. 아무리 좋은 해열제도 1~1.5℃만 떨어뜨리므로 체온 변화가 크지 않다고 해서 반복 투여하는 건 절대 금물입니다. 또한 어린아이는 위장기관의 기능이 미숙해 쉽게 잘 토할 수 있습니다. 약을 먹고 토했다면 즉시 다시 먹일 것이 좋습니다. 토한 직후에는 뇌의 중추가 피로해져 구토 능력이 상실되지만 조금 지나면 기능을 회복해 또다시 토할 수 있으니 시간에 주의해 먹여야 한다네요.
대표적인 어린이 해열제의 성분인 아세트아미노펜(타이레놀) 단일 성분의 해열제는 생후 4개월 아기부터 먹일 수 있으며, 이부프로펜(부루펜) 단일 성분은 생후 6개월 이후부터 복용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단, 타이레놀의 경우 생후 6개월 미만 아이가 탈수증을 보일 때는 피해야 합니다.
타이레놀이 4~6시간 정도, 부루펜은 6~8시간 정도 효과가 지속된다고 합니다. 몸무게에 따라 제시한 적정 복용량과 복용 간격을 꼭 지키며, 같은 성분이 함유된 해열제라도 제형별로 용량이 다르니 소아청소년과 전문의와 상의해 정량만 먹이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요즘은 해열시트를 많이 사용하더군요. 그런데 사실 큰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합니다. 차라리 미지근한 물로 마사지하는 것이 더 나을 수 있구요, 미열 정도는 떨어지게 도와준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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