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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내가 해야하는데라며 따지는 아들 어떻게 하죠?

알콩달콩우리가족

by 우리밀맘마 2012. 4. 2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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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에게 따지는 아들, "내가 왜 해야하는데?" 이럴 땐 어떻게?

 




 

 

 


 

요즘 우리집 풍경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새식구가 된 막둥이 장군이 때문이죠. 장군이가 우리집 공식 막둥이가 되면서 우리 가족의 모든 시선은 막둥이에게 꽂혀 있습니다. 집안에 식구들이 모이면 3분에 한 번씩 이런 말이 터져 나옵니다.

 

"엄마, 장군이 좀봐봐..넌 왜케 귀여워~"

 

그런데요~ 이렇게 막둥이 장군이를 귀여워하지만 장군이 때문에 일어나는 귀찮은 일은 나몰라라 할려고 합니다. 크게 네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 소변 대변 치우기 (애견 변기 패드 갈기)

둘째, 제 때 식사 챙겨주기(물통에 물 채워넣기)

셋째, 목욕시켜 주기

넷째, 함께 외출하기 (산책과 병원 함께 가기)

 

입니다. 그나마 네번째는 재미도 있고 해서 괜찮은데, 첫번째에서 세번째까지는 귀차니즘과 더러운 것을 치워야 하는 고역이 뒤따르고, 목욕시키는 것은 보통 힘이 드는게 아니죠. 사랑한다고 하면서도 힘들고 귀찮은 것은 하지 않으려는 불편한 진실, 그리고 이렇게 슬슬 미루다 보면 결과적으로 모든 귀찮은 일은 엄마가 해야 한다는 더 불편한 진실... 그래서 순번을 정했습니다.

 

"애들아, 우리 장군이 귀엽고 이쁘다고만 하지 말고, 장군이를 위해서 귀찮은 일도 함께 나누어서 하는 것이 어떠냐?"

 

저의 이런 제안에 아이들 모두 동의하네요. 그래서 한 주간씩 당번을 정해 맡기로 했습니다. 울 아이들 제 생각보다 더 잘 하네요. 기특도 하죠. 그런데 어느 날, 주방에서 식사를 준비하고 있는데 아주 친숙하지만 향긋하지 않은 그런 냄새가 코끝을 간지럽니다. 아니나 다를까 울 장군이 응가를 했습니다. 그것도 제 변기통 위에 아주 이쁘게 싸놓았습니다. 식탁에 아들이 앉아 TV를 보고 있네요.

 

"뚱아, 장군이 똥 좀 치워줘. 냄새가 지독하다."

 

그러자 울 아들..

 

"엄마 오늘 당번은 이삐거든요. 이삐 시키세요."

 

울 이삐 이 시간이면 피아노 학원에 있을 시간. 이삐가 없다는 것을 알면서 이런 대답을 하는 아들에게 좀 짜증이 나네요.

 

"이삐, 지금 없잖아. 엄마는 이렇게 식사 준비하고 있고, 치울 사람이 너 밖에 없잖니? 이렇게 계속 악취를 풍기도록 놔둘거니?"

 

울 아들, 얼굴에 인상을 쓰면서 이렇게 대꾸합니다.

 

"엄마, 이삐 조금 있으면 오거든요. 오면 이삐 하도록 하세요. 왜 내가 그걸 해야하는데요."

 

그러면서 제 방으로 들어가 버립니다.

 

 

 

장군이

 

 

 

헐~~~ 황당하기도 하고, 이 녀석이 엄마를 어떻게 보고..라는 생각이 들면서 분하기도 하고, 이제껏 내가 아들을 잘못 키웠나 억울하기도 하고..순간 얼핏 눈물이 핑글 도는 느낌이 납니다. 조금 후 식사하러 온 남편에게 방금 뚱이가 한 일을 다 고자질 했습니다. 그러자 울 남편 자기가 타이르겠다며 제 어깨를 살포기 끌어안아 주네요. 역시 울 남편의 품이 최곱니다.

 

울 남편 장군이 안아주면서 변기에 싼 똥을 보며 장군이 칭찬해주네요. 그리고는 화장실에서 휴지 가지고 와서는 똥을 치웁니다. 패드도 갈아주고, 장군이 먹을 물도 물통에 채워주고, 밥도 주네요. 그리고는 아들 방에 들어가서는 뭐라고 한 마디 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울 아들, 아빠에게도 제게 했던 말을 그대로 하네요. 아주 신경질적으로 크게 말합니다. 순간 저러다 아빠에게 맞으면 어떻게 하려고 싶은 걱정이 듭니다. 그런데, 울 남편 그런 아들에게 큰 소리 치지 않고 그저 고개 끄덕이며 '알았다' 하고는 나옵니다. 그러고는 거실에 있는 장군이랑 놀아주네요. 장군이 손을 잡고는 이렇게 말합니다.

 

"장군아 저 형아랑은 놀지 말아라. 니 똥도 안치워주고, 패드도 안갈아주고, 밥도 안주는 형아랑 놀지 말아라 알았지? 아빠가 최고지? 에구 에구 이쁜 것 ~"

 

그 소리에 아들 슬며시 거실로 나오네요.

 

"어~ 장군이 똥 다 치웠네, 밥도 주고, 물도 채워졌고..이거 아빠가 한 거예요?"

 

그러자 울 남편 그런 아들 쳐다보지도 않고 장군이에게 다시 교육시킵니다.

 

"장군아..저 못된 형아랑 놀지 말아라..알았지? 아빠랑 놀자.아이구 이뻐"

 

ㅎㅎ 그 다음은 여러분 상상에 맡길께요. 아마 대부분 부모님들이 저랑 비슷한 일을 겪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그럴 때 대부분 부모님들은 '이건 절대 참을 수 없어, 더는 못참겠다'고 생각하고는 분노를 터트린다고 합니다. 그런데 한 가지 생각하지 못한 것은 울 아들의 입장에서 못하겠다고 하는 이유나 감정을 생각해보진 않았다는 것이죠.

 

솔직히 아직 저희 부부가 잘한 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화를 내면서 따끔하게 야단을 치거나, 다시 이러지 못하도록 치도곤을 하는 것이 더 좋았을까? 여러분 생각은 어떠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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