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그 반대로 죽었다가 다시 산 사람의 이야길 적으려고 합니다. 저희 남편 대학 후배 중에 목회를 하는 목사님이 한 분 계십니다. 부산에 살 때는 자주 만나 서로 식사도 하고,때대로 차도 마시며,이런 저런 이야기를 격의 없이 나누는 아주 친한 사이입니다. 저희가 부산을 떠나 이곳으로 이사를 하게 되니 예전처럼 그렇게 자주 만나질 못해 때때로 보고 싶더군요. 남편은 한 번씩 교회로 찾아가서 목사님과 차도 한 잔 하고 와서는 그 집 소식을 제게 전해주기도 하는데, 사모님도 그리고 그 집 두 아이도 보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아쉬운 소식이 들립니다. 지금 섬기던 교회를 사임하고, 서울에 있는 교회로 임지를 옮기게 되었다는 겁니다. 부산에 있어도 이리 만나기 힘든데, 이제 서울에 가면 다시 볼 기회가 없을 것 같아 저녁 식사 초대를 했답니다. 그래서 장도 보고, 손님 맞을 준비를 하는데, 그 날 늦게 전화가 왔습니다.
"형님, 내일 찾아갈려고 했는데, 갑자기 상을 당한 가정이 있어서 힘들 것 같네요. 문상 가야할 곳이 경북 산골이라 아무래도 내일 밤늦게야 도착할 것 같습니다. 미안합니다. 다른 날 다시 시간 내서 찾아뵙겠습니다."
내일 반가운 사람들 만난다는 생각에 설레었는데, 마음이 여간 섭섭한게 아니더군요. 이러다가 서울 가시기 전에 뵙지 못하는 것은 아닌가 걱정도 되었구요. 그런데 다음 날 아침 다시 전화가 왔습니다.
"형님, 세상에 이런 일이, 정말 이런 일도 다있네요?"
목사님의 전화를 받은 남편, 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물었습니다.
"목사님, 오늘 아침 문상 간다면서요? 아직 출발하지 않으셨어요?"
"예, 오늘 안가도 됩니다. ㅎㅎ 세상에 어제까지만 해도 죽으셨던 분이 오늘 아침 살아나셨답니다. 오늘 시간 되시죠? 나중에 찾아뵙고 말씀드릴께요."
그렇게 해서 저희는 참 반가운 분들을 모시고 맛있는 저녁을 먹었습니다. 일년 못보는 사이에 아이들도 부쩍 자랐구요. 그런데 이 아이들 강아지를 너무 좋아해서 우리 대박이와 이삐가 몸살을 앓았습니다. ㅎㅎ 울 남편 삼겹살과 만두를 얼마나 잘 구웠는지 아이들도 아주 맛있게 먹었습니다. 그리고 차를 마시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자연스럽게 다시 살아난 분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다음이미지에서 퍼왔습니다.
이번에 장례를 치를려고 했던 분은 상당히 연로하셔서 병원에서 오늘 내일 하셨다고 합니다. 그리고 의사가 보기에도 이젠 죽음을 준비를 해야할 때라 판단되어 가족들에게 빨리 오라고 연락을 하였고, 전국에 흩어져 있던 가족들이 모두 찾아와 아버님의 유언을 들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아버님은 그런 가족들이 보는 앞에서 편안히 눈을 감으셨구요.
그런데 그 집 큰 아들이 멀리 출장을 가 있다 소식을 듣고 부리나케 찾아왔는데, 아버님은 이미 눈을 감으신 다음이었습니다. 돌아가신 지 거의 하루가 지나갈 때였고, 가족들은 장례 절차를 밟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아들은 아버지의 죽음이 도무지 믿기지가 않더랍니다. 그리고 아버님의 유언도 듣지 못했구요. 그래서 의사를 찾아가 다시 한번만 심폐소생술을 해달라고 애원했다고 하네요.
아들이 너무 간절하게 애원하고, 시신은 아직 입관전이라 의사는 아들의 부탁을 외면하지 못하고 마지못해 시신을 두고 심폐소생술을 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만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의사가 분명히 돌아가셨다고 확인하고, 그래서 시신보관소에 꽤 오랜시간 안치되었던 시체가 손가락을 움직이더니 숨을 쉬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놀란 의사와 의료진들, 급히 인공호흡기를 달고 중환자실로 옮겼는데, 시간이 지날 수록 경과가 좋아져서 내일쯤이면 호흡기를 떼도 될 정도라고 하네요.
세상에 이런 일이 다 있네요. 죽었던 사람이 다시 살아났다는 말을 듣기는 했어도 이렇게 제 가까이 있는 분의 증언을 듣기는 첨입니다. 그렇게 그분이 살아나시는 바람에 우린 꼭 만나뵙고 싶었던 목사님을 만나는 기쁨을 누려서 좋고, 그 가족들은 다시 살아나신 아버님과 이렇게 기적적인 재회를 하니 좋고..기쁨 두 배입니다. 역시 사람은 사는게 좋고, 살아나는게 좋습니다. 가슴 아픈 사연으로 죽은 이들을 보며 마음 애태우기도 하지만, 또 이렇게 살아난 분을 통해 생명의 기쁨과 기적을 경험하니 정말 세상은 요지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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