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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신문 보도를 보니 초등학생 4명 중 1명이 방과 후 집에 돌아가 부모 없이 혼자 지내는 '나홀로 아동'이며, 전국 초등학생 328만명 중 97만명이 학교가 끝난 뒤 집으로 돌아가 하루 1시간 이상 혼자있거나 아이들끼리만 있는 '나홀로 아동'(자기보호 아동)이 29.6%에 달한다고 합니다. 하루에 3~5시간 보호자 없이 지내는 경우가 24.2%, 5시간 이상도 23.5%이며,이런 나홀로 아동의 절반 가량인 44%는 1주일에 5일 이상 부모 없이 혼자 지낸다고 합니다. 저소득층 가정의 아이들이 많다고 합니다.
그럼 나홀로 아이들이 집에서 혼자 뭘할까요? 가장 주된 활동은 숙제와 공부를 한다는 아동이 55.6%로 가장 많았고 TV 시청을 한다는 아동의 응답률도 43.3%, 인터넷이나 휴대폰 게임을 한다는 아동은 20%, 그냥 집에서 논다는 아동이 15%, 놀이터나 공터에서 논다는 아동이 17% 정도라고 합니다. 그리고 이런 아이들 중 상당수가 집에 혼자 있는 것이 무섭거나 유괴나 성폭력, 폭력 등을 당할까봐 걱정된다고 합니다.
인터넷을 통해 음란물이나 폭력물 등 유해 매체물을 접해본 자기보호 아동은 16.1%로 부모나 성인의 보호를 받는 아동(11.4%) 보다 훨씬 많았구요, 자기보호 아동의 29.3%는 욕설이나 금품갈취 등 '폭력 피해 경험이 있다'고 답해 성인보호 아동(23.3%) 보다 더 많았습니다. 성별로는 통념과 달리 남아의 피해 경험 비율이 더 높았다고 하네요.
지금은 방학인데, 여러분 가정의 아이들은 어떻게 생활하고 있나요? 예전에 제가 직장생활하기 전에는 정말 방학이 넘 힘들었습니다. 울 아이들 어떻게 된 게 하루종일 집에 틀어박혀 있는데 이 녀석들 식사 챙겨주다 하루가 다 지나가더군요. 요즘은 아침 간단하게 챙겨놓으면 알아서 먹고, 점심도 알아서 챙겨먹고, 저녁만 좀 신경써서 함께 식사를 합니다. 제가 오후 4시쯤이면 퇴근해서 돌아오는데, 제 엄마와 울 아이들 모두 제가 돌아오기만 학수고대하고 있죠. 그만큼 울 아이들이 커버렸네요. ㅎ 이전까지 고생한 보람이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아이들 많은 것이 이렇게 좋구나 생각도 하구요.
제가 아이들을 키우면서 참 잘했다고 생각하는게 한 가지 있습니다. 바로 아이들 어렸을 때 직장생활하지 않고 아이들에게 전념했다는 것이죠. 어릴 때 저의 집안 형편이 어려워 엄마가 밤늦께까지 일하고 들어오셨거든요. 막내였던 저는 제일 이른 시간에 학교를 마치고 집에 돌아오는데 정말 집에 돌아가는 것이 무서웠답니다. 햇볕도 잘들지 않는 그런 작은 집에 세들어 살았는데 수업을 마치고 집에 들어가려면 마치 귀신의 집에 들어가는 기분이었거든요. 아무도 반겨주는 사람 없는 컴컴하고 냄새나고 낡고 허름한 집.저는 집에 돌아오면 방으로 들어가지 않고 가방을 방문 앞에 던져두고는 골목길에서 나랑 놀아줄 아이들을 찾았고, 언니 오빠가 돌아올 시간까지 신나게 놀았죠.우리 집에 불이 켜진 것을 보고서야 집에 돌아갔는데, 집에가면 어린게 어딜 그리 싸돌아다니냐고 야단도 많이 맞았습니다.
결혼하면서 결심한 것이 하나 있었습니다. 다른 것은 몰라도 우리 아이들 집에 돌아오면 반겨주는 엄마가 있는 그런 집을 만들자는 것이죠. 사실 울 남편 벌이가 신통치 못합니다. 결혼 생활 20년이 되도록 내 집 한 칸 마련 못하고, 작은 시골마을 아파트로 이사와 여기서도 월세로 살고 있습니다. 그래도 후회 없는 것이 울 아이들이 잘 자라 주고 있다는 것입니다. 아이들이 어릴 때 집에 엄마가 있는 것과 없는 것은 천지차이라고 합니다. 단지 엄마가 집에 있어주는 것만으로 아이들은 마음의 안정을 찾고, 정서가 바르게 되며, 자신의 삶을 긍정적으로 갖는다고 하더군요. 이건 돈으로 바꿀 수 없는 정말 소중한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예전에 우리나라를 두고 세계에서 부부가 맞벌이 하지 않아도 생활이 되는 유일한 나라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건 정말 옛날 이야기 같네요. 하루가 다르게 높아지는 물가에 허리 휘청거리게 하는 사교육비, 모든 것은 다오르는데 오직 월급만 안오르는 우리 사회 현실, 그나마 안오르는 월급이라도 받을 수 있는 직장이 있기라도 한다면 다행인 우리의 현실을 보며, 뼈빠지게 고생하는 부모도 힘들지만, 그 때문에 우리 아이들의 미래도 암담해지는 현실이 더 안타깝고 마음 아픕니다.
요즘 정치인들 총선이 다가오니 별의별 이야기를 다하고 있는데, 수업 마치고 집에 돌아오는 우리 아이들을 반갑게 맞이할 수 있는 엄마가 있을 수 있도록 해보겠다는 공약이나 그까지는 안된다면 자기보호 아동들이 부모가 돌아올 때까지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는 시스템이라도 만들겠다고 한다면 제 한 표 아낌없이 던져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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