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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내품을 떠난 남편 어디로 갔나 봤더니

알콩달콩우리가족

by 우리밀맘마 2011. 10. 10.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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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일주일에 한 번 이상은 글을 포스트하자는 새로운 목표를 새웠습니다. ㅋㅋ 솔직히 많이 힘드네요. 아이넷의 엄마 역할에 어린이집 교사, 그리고 울 남편의 사랑스런 아내, 게다가 치매가 심해지는 엄마의 간병인에 함께 딸려온 두 강아지까지 돌보려니 한 번씩 제 정신이 외출했다 돌아오곤 하는 일이 많아지네요. 제 블로그를 어떨 때는 이틀에 한 번 둘러보기는 정도이지 솔직히 댓글에 답글 달 엄두가 나지 않습니다. 변찮은 마음으로 오셔서 댓글 달아주시는 여러분께 너무 감사하고 미안한 마음을 전해드립니다.

우리집에 군식구가 둘이 더 있습니다. 엄마를 따라온 시추 대박이와 이삐입니다. 이 둘은 부부인데, 엄마가 강아지 교배해서 분양하면 돈을 좀 번다는 말에 혹해서 데려와 키운 것인데, 벌써 10살이 넘은 노견입니다. 오랜 시간 엄마와 같이 있다보니 너무 정이 들어서 어떨 때는 딸인 저보다 두 강아지를 더 챙기는 모습에 좀 심술이 날 때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 녀석들 집에서 키우려니 성가신 점이 한 둘이 아닙니다. 이 둘의 이야기는 다음에 하도록 하죠. 하여간 제가 이 둘 아니 특히 대박이에 대해 감정이 좋질 않습니다. 이 녀석 우리집에 오자 마자 숫컷 아니랄까봐 자기 영역 표시하려고 하는지 온 집안에 소변을 찔끔거려놓습니다. 이때문에 저와 대박이 한 동안 기싸움을 했더랬습니다. 얼마나 이녀석이 미웠는지 꿈에서도 오줌을 찔끔거리다 제게 된통 혼나는 그런 꿈을 꾸다 깨기도 했답니다.



대박이

얘가 대박이 입니다. 아직 저랑 한참 기싸움할 때의 모습이죠.



친정 엄마가 집에 오신 후 엄마에게 저희 부부가 사용하던 안방을 내어드렸습니다. 일단 안방에는 화장실이 달려 있기 때문에 몸이 편찮으신 엄마가 자다가 화장실 가기도 편하실 것 같고, 또 엄마가 개랑 같이 자는게 습관이 되어서 개와 같이 잘만큼 방이 좀 넓어야했기에 안방이 가장 적당했습니다. 우리 부부는 거실에서 이부자리를 깔았습니다. 이렇게 한 주 정도 지내다보니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는 겁니다. 요즘 새벽은 거의 초겨울 같은 느낌이 나잖아요.

저희집 난방비 아끼려고 거실은 난방을 잠궈두었거든요. 새벽에 추워서 깨는 일이 생기는 겁니다. 전기 매트가 있기는 하지만 누진세율 때문에 전기세 걱정이 되어서 그것마저 제대로 켤 수가 없더라구요. 그래서 비책을 세웠습니다. 울 막내와 둘째가 함께 사용하는 방이 안방 다음으로 큽니다. 그래서 막내와 우리 부부가 여기서 자고, 아들은 종전처럼 독방 차지, 그리고 우가가 독방으로 쓰던 그 방에 둘째 히야를 이주보냈습니다. 막내야 엄마아빠랑 잔다니 좋다하죠. 그런데 첫째와 둘째는 반대가 심합니다. 우가방이 좁다는 것이죠. 그런데 둘이서 뭐라뭐라 하더니 좋다네요. 가만히 들어보니 엄마 아빠 방으로 들어가면 늦은 밤 거실에서 TV를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는 걸 발견한 것이죠. 울 히애 늦은 밤에 하는 슈퍼스타K는 꼭 보려고 하거든요. 하여간 그렇게 해서 울 부부 막내랑 같이 자게 되었답니다.


 
 


예전과 좀 달라진 저의 모습이 하나 있는데, 요즘 넘 피곤해서 그런지 남편이 오질 않아도 혼자 잘 잡니다. 울 남편 우가 학교, 학원 마치고 집에 오면 11시가 되어야 하는데, 이 시간까지 사무실에서 기다렸다 데려옵니다. 그러니 매일 11시가 넘어야 집에 오죠. 전 10시만 되면 꿈나라로 가버리구요. 그렇게 자다 보면 남편이 제 옆에 오는 것이 느껴지고, 그 때 살짝 한 번 품에 안기면 느껴지는 푸근함, 자다가도 그 편안함이 느껴지구요, 이후에 들려오는 남편 코고는 소리는 꿈결 같은 자장가가 됩니다. 

며칠 전 이날도 한창 꿈속을 헤메고 있는데, 뭔가 곁이 허전한 겁니다. 손을 더듬어 보니 남편이 없습니다. 놀라서 눈을 떴는데, 저는 완전 기절할 뻔 했습니다. 왜냐면 바로 제 앞에 대박이 녀석이 눈을 똥그랗게 뜨고 있는 게 아닙니까? 

"으악~~" 

한 밤을 울리는 여자의 비명소리. 그러나 아무도 뭐냐고 일어나는 사람 없이 다들 평안하게 잘 잡니다. 저도 놀란 마음 진정시키며 눈을 비벼 다시 보니, 대박이가 아니고 울 둘째가 제 옆에 누워있는 것이 아닙니까? 언니 방에 있어야 할 히야가 제 곁에 누워 있는 겁니다.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고 전 제 이불을 들고 남편을 찾아 나섰습니다. 뭐 아들 방에 있겠지, 그런 생각으로 아들 방 문을 열어보니 친근한 그 코고는 소리..ㅎㅎ 울 남편이 아들 옆에서 자고 있습니다. 남편을 살짝 밀어 공간을 만들고 그 곁에 저도 누워서는 남편 팔을 잡아와 안겼습니다. 그 순 간 .  . . 울 남편 화들짝 놀라더니 외마디 비명을 지릅니다. 


"어헉...대 대 대박아~~~" 

그렇게 비명을 지르며 벌떡 일어난 남편, 절 빤히 보더니 제 뺨을 살짝 어루만지면서 다시 풀썩 잠이 듭니다. 저인걸 알고 안심한거죠. 다음날 자초지정을 들어보니, 울 큰 딸이 밤새워서 할 일이 있다며 동생을 몰아낸 것입니다. 언니 방에서 쫓겨날 처지의 둘째, 아빠를 협박해서 동생방으로 가게 했던 것이죠. 제가 울 딸들에게 단단히 주의를 주었습니다. 

"너희들 다시 내 품에서 남편 떨어지게 하면 죽음이닷!" 

그런데, 그 말 하고 울 부부 딸들의 거센 저항에 부딪혀 아들 방으로 쫓겨가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울 아들 엄마 아빠랑 자게 되었다며 히죽히죽거리고, 졸지에 엄마아빠를 오빠에게 빼앗겨 버린 막내만 울상입니다. 

그런데, 왜 울 둘째 얼굴도, 제 얼굴도 대박이로 보였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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