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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울 아이들의 할아버지 지갑 열기 대작전

알콩달콩우리가족

by 우리밀맘마 2011. 9. 15.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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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구~ 드뎌 추석이 지나갔습니다. 기쁘고 즐거운 날이 왜 이리 고역이 되는지.. 전 어제 몸살까지 겹쳐서 정말 힘들었답니다. 우리는 명절이 되면 일단 하루 전에 시댁에 가서 음식장만을 하죠. 둘째날에는 추도예배를 드리고 난 뒤 선산이 있는 시골에 가서 저녁 늦게 돌아옵니다. 대부분 늦은 밤 집에 돌아오죠. 그렇게 밤에 푹 잠을 잔 뒤 점심쯤에 일어나서 다시 친정으로 갑니다. 친정에서 엄마도 보고 형제들과 단란한 시간을 가진 후 저녁 때쯤 다시 시댁으로 갑니다. 왜냐면 시댁에 갔던 고모네(남편 여동생)가 그 시간쯤 오거든요. 그래도 명절에 얼굴이라도 봐야지 그렇잖음 힘들잖아요. 그래서 무리를 하고서라도 시댁에 갑니다. 가서 저녁 먹고, 고스톱 대전을 치루죠. ㅎㅎ 이번에는 울 남편이 거의 싹쓸이 하고 왔습니다. 아유 이뻐~ ㅎㅎ

그런데 마지막날 친정에서 시댁으로 가는 도중 아이들의 분위기가 심상찮습니다. 특히 큰 딸 우가가 동생들을 선동질하고 있는 듯한 풍경이 느껴집니다. 그런데 셋째와 넷째는 별로 내키지 않는 듯 시큰둥한데, 첫째와 둘째가 그런 동생들을 협박하는 소리가 간간히 들려오네요. 그리고는 마침내 합의 봤는지 울 우가가 말을 꺼냅니다.

"엄마 아빠, 오늘 할아버지 집에 가면 협조 좀 해주세요."

헐~ 갑자기 난데없는 협조 요청에 제가 뭐냐고 물었습니다.

"있잖아요. 이번 추석에 저희가 생각했던 것보다 수입이 훨씬 적거든요. 아무래도 고모와 할머니 할아버지 지갑을 좀 열어야겠어요. 안 그럼 우린 파산해요. ㅠㅠㅠ "

나참 기막혀서.. 저희 부부 그런 표정을 보던 울 우가

"이건 다 엄마 아빠 탓이 커요. 이번에 넘 짜게 주셨어요."

어라~ 이젠 그게 엄마 아빠 탓이라며 압박을 합니다. 그러자 뒤에서 아이들 모두 짠 것처럼 맞아 맞아를 연발하며, 우리에게 동참을 요구하고 나섭니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어떻게 협조하면 되겠냐고 물었죠.

"그러니까 저녁 먹고 난 뒤에 아빠 엄마가 저희보고 너희들 가기 전에 장기자랑이나 한 번 해봐라 그렇게 말씀하시는거예요. 그럼 저희가 쭈빗거리면서 살짝 빼는 거죠. 그러면 이때 아빠 역할이 커요. 아빠가 큰 소리로 너희가 장기자랑하면 할아버지 할머니 지갑이 열릴 것이다 그렇게 말씀해주시는 거예요."

ㅋㅋ 누구 아이들인지. 우린 알았다고 하고 시댁에 갔습니다. 저녁을 먹고, 고스톱 대전을 마친 후 우가가 아빠에게 눈짓을 합니다. 그러자 울 남편 시키는대로 잘 합니다.

"얘들아 가기 전에 할아버지 할머니를 기쁘게 해드려야지. 장기자랑 한 번 해봐라"

그러자 울 아이들 각본대로 못한다고 빼고, 울 남편 시킨 대로 잘하면 할머니 할아버지 지갑열린다며 흥을 부추깁니다. 그러자 곁에 듣고 있던 고모와 고모부가 지갑을 열어보이면서 한 번 잘해보라고 부추기네요. 할아버지 역시 지갑을 찾고 있습니다. 완전 작전 성공.. 이렇게 기막히게 맞을수가..

그리고 막내부터 하나씩 노래 부르고, 춤추며 할아버지 할머니 넋을 빼놓습니다. 거기다 필을 받은 고모네 아이들도 덩달아 플룻 불고, 개다리 춤추고.. 이제 이녀석들 집으로 가나 싶어 서운한 표정이 얼굴에 가득하신 시부모님 얼굴이 완전 활짝 피셨습니다. 그리고는 지갑을 여시는데 울 아이들 표정이 급 활짝할 정도로 푸짐하게 받았네요. 울 남편은 조카들이 귀여웠는지 오늘 고스톱해서 딴 돈을 모두 다 줘버립니다.


돈이 때로는 사람을 급행복하게 해주고, 분위기를 따사롭게 만들어주기도 하네요. 훈훈한 분위기에서 이제 이별을 고합니다. 울 아이들 할아버지 할머니 볼에 뽀뽀해주며 사랑해요 하니 울 아버님 눈시울이 붉어집니다. ㅎㅎ

돌아오는 차안. 아이들 이번 추석에 얼마 벌었는지 그것 가지고 뭘할 건지, 호호 깔깔 아주 분위기가 좋네요. 그런데 울 아이들은 부자가 되었는데, 울 부부 지갑이 넘 가벼워져서 울상입니다. 9월도 아직 절반이나 남았는데..휴우~~

"애들아 그거 무이자로 좀 빌려주면 안되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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