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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스머프에서 배운 남편 말잘듣게 하는 비법 한 가지

문화즐기기

by 우리밀맘마 2011. 8. 31.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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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여름에는 영화를 좀 많이 보았네요. 해리포터와 써니, 퀵, 최종병기 활, 세 얼간이, 마지막으로 개구장이 스머프입니다. 다 큰 어른이 웬 스머프? ㅎㅎ 지난 주말에 우리 교회 여름성경학교 마지막 날이었는데 마지막 프로그램이 영화관람이었거든요.

유치원 다니는 아이들은 모두 제 차지. 그리고 스머프 보고 싶다는 고학년도 제 차지, 아이들 때문에 스머프를 볼 수밖에 없었죠. 전 이전에도 스머프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꼬맹이들 무려 여섯이나 되는 아이들을 이끌고 스머프 보고 있으려니 좀 그렇더군요.

그런데 극장판 스머프 3D로 감상하니 생각보다 재밌더군요. 울 아이들 거의 넋을 잃고 보고 있습니다. 영화 마친 후에 물어보니까 너무 재밌다며 한 번 보고 싶다는 아이들도 있네요. 전 뭐 나쁘진 않았지만 그닥 .. ㅎㅎ , 어른이 보기에는 좀 수준이 그랬습니다.

이 극장판 스머프는 일반 화면과 그래픽 화면을 합성시킨 것입니다. 스머프와 그 일당들 외에는 실제 인물들이 연기하는 장면이죠. 이 둘을 서로 조화시키는 기술 정말 대단했습니다. 거의 구분이 가질 않더군요. 내심 참 잘 만든 영화다 이런 생각을 하는데, 제 눈을 번쩍 뜨게 한 장면이 있었습니다.

극 중에 스머프는 패트릭, 그레이스 부부와 서로 친구가 됩니다. 그런데 스머프들이 아주 위험한 위기의 상황에 놓이게 되고, 누군가 이들을 도와주어야 할 상황에 부닥칩니다. 이들을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은 남편 패트릭, 하지만 패트릭은 당시 회사에서 짤릴 위기에 처해있었습니다. 지금 당장 중요한 기획안을 내놓지 않으면 안되는 절박한 상황이었죠. 하지만 아내 그레이스는 남편의 직장보다 스머프의 안전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남편을 설득합니다. 하지만 남편 역시 자신이 처한 사정이 절박해서 도저히 안된다고 손사래를 칠 때, 남편을 설득하기 위해 그레이스는 숨겨둔 비장의 카드를 꺼냅니다. 이 카드에 그렇게 저항하던 남편 그 자리에서 무너지고 맙니다. 

무슨 카드냐구요? 아내 그레이스 패트릭을 바라보며 정말 애원하는 표정으로 이렇게 말합니다 . 눈엔 눈물이 글썽글썽거리며

"여보 제발~~" 

바로 그 한 마디에 무너지더군요. 아하 ~~ 그거였어. 남자는 여자의 생떼쓰기나 강짜부리기, 고함치며 윽박지르는 것보다 이렇게 부드러운 말 한 마디가 더 마음에 와닿는구나. 그러면서 요즘 제 자신을 돌아보게 되네요. 가만히 생각해보니 울 남편 제가 뭐라 하면 틱틱거리지 고분하게 말을 듣는 법이 없습니다. 좀 반성이 되더군요. 결혼 20년이 다 되어가니까 이젠 나도 남편보다 씩씩한 아줌마가 된 것인가? 그런 생각도 들구요. 한 번 해봐야겠다 그런 결심이 듭니다. 그리고 오늘 바로 그 무기를 써먹을 때가 왔습니다. 





어린이집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니 아무 것도 하기 싫고, 밥 먹는 것도 귀찮더군요. 그러니 밥인들 하고 싶겠습니까? 장도 봐야하고.. 그래서 남편에게 전활걸었습니다. 

"여보, 집에 먹을 거리도 없고, 지금 시장 가야하는데 시간 되겠어요?" 

아니나 다를까 울 남편 퉁명스런 대답이 돌아옵니다. 

'안돼, 지금 나 할 일이 많아, 이거 오늘 저녁까지 마쳐줘야 한다 말야. 당신이 가까운 슈퍼에 아이들 데리고 가서 좀 해라. 미안~" 

그러면서 전화를 끊으려고 합니다. 제가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한 마디 했습니다. 

"여보 제발 ~~" 

ㅋㅋㅋㅋ 울 남편, 저의 그 애절한 말을 듣더니 조금 생각합니다. 

"에이~ 그럼 지금 빨리 나와.. 그리고 뭘 살건지 제대로 기억하고 와야지 가서 이것저것 고르느라 시간 보내면 안돼, 알았지? 바로 내려와!" 

그럽니다. 앗싸!! 이거 통하는구나.. 그리고 같이 시장에 가서 필요한 것을 다 사고 돌아가려는데, 식육점 앞을 지지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꽃등심이나 삼겹살이나 가격이 같더라구요. 한우 꽃등심을 오늘만 할인한다고 합니다. "할인" 캬~ 주부를 꼼짝 못하게 하는 필살기죠. 그래서 남편더러 오늘더러 한우 꽃등심이 땡긴다고 슬며시 찔렀습니다. 그러자 아니나 다를까 

"웬 꽃등심, 나야 좋지만 돈은 누가 내는데?" 

퉁명스런 눈빛으로 절 바랍봅니다. 순간 저는 다시 그 필살기를 꺼내들었습니다. 

"아잉~ 여보 제발~~~" 

ㅎㅎㅎ 아유 닭살돋아~ 지금 글 쓰는 제 몸이 다 소름이 돋네요. 그런데 효과는 만점. 울 남편 그렇게 말하는 절 보더니, 주머니에서 카드를 꺼냅니다. 전 3팩에 삼만원어치만 사자고 했는데, 남편은 먹을 때 제대로 먹어야 한다며 4팩에 4만원을 선뜻 지불하는 겁니다. 쇠고기 꽃등심 1Kg에 4만원에 샀습니다. 그날 저녁 우리 식구 한우 제대로 푸짐하게 먹었습니다. 물론 고기 역시 울 남편이 아주 맛있게 구워주었구요. 

이제 앞으로 좀 더 부드러운 여자가 되어 보려합니다. 나이가 드니 자꾸 남성호르몬이 나와서 그런지 거친 아줌마가 되어갔는데, 개구장이 스머프가 절 다시 여자가 되도록 동기부여를 확실하게 해주네요. 여보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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