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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 못쳐 엉엉 우는 딸보고 빵터진 사연

알콩달콩우리가족

by 우리밀맘마 2011. 11. 15. 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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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생각에 울 아이들처럼 시험 스트레스 없는 아이들은 이 나라에 얼마 없지 않나 생각합니다. 시험 못치면 엄마 아빠에게 혼나는 게 걱정이 되어야 할텐데, 우리 집은 도리어 시험 못친 아이 마음 상하고 또 주눅들까 싶어 걱정하거든요.

그래서인지 울 아이들 시험 점수 받아오면 아주 당당하게 자기 점수를 말합니다. 그래도 다행히 대부분 생각보다는 점수를 잘 받아와서 그저 그러느니 하고 넘어 갑니다. 더 재밌는 것은 아이들은 좀 더 늦게까지 공부하려고 하고, 엄마 아빠는 도리어 그렇게 공부하면 건강에 안좋다며 불꺼버립니다. ㅋㅋ

그런데 울 아이들 공부하는 모습이 나이에 따라 좀 다릅니다. 큰 딸은 패션디자인 공부하려고 이미 자기 길을 정해 두었기 때문에 이쪽에 매진하면서 학교 공부는 부차적인 것이 되었습니다. 그래도 일정수준 성적은 유지하려고 노력하는데, 상당히 상위 클라스에 유지하고 있습니다. 학원 마지고 집에 오면 11시인데, 그 때부터 또 한 두시간 더 공부하고 자네요. 그래서인지 매일 아침 일어나는 것이 힘이 듭니다. 아이 체력이 걱정이 되어 제발 좀 한 시간이라도 더 자라고 하는데도 그게 쉽지 않은 모양입니다.

둘째는 중3이 되더니 이전보다 더 열심히 공부합니다. 전에는 좀 잔소리를 하고 해야 하는 듯 보였는데 요즘은 알아서 하네요. 울 둘째는 가수가 꿈이거든요. 그런데 요즘 연예인들도 학창시절에 공불 잘하는 것이 대세라며, 나중에 유명인이 될 때 부끄럽지 않은 성적을 유지해야 한답니다. 참 공부하려는 동기도 가지가지입니다. 그리고 이제 고등학교 들어갈 준비를 해야 할 때기도 하구요. 이곳은 성적순으로 고등학교를 진학하기 때문에 성적이 좋아야 원하는 고등학교에 진학할 수 있는 것도 한몫을 했구요.

셋째는 사실 별 걱정 안합니다. 울 아들, 머리가 좋은 건지..집에서 공부하는 꼴을 못보는데 성적은 최상위권입니다. 자랑 같아 죄송합니다. 반에서 1,2등을 다투거든요. 이번에는 반에서 1등을 해왔는데, 울 남편 남자가 째째하게 1등밖에 못해오냐? 최소한 2,3등은 해야지 하며 정말 썰렁한 개그를 펼치다가 완전 큰 코 다쳤습니다.

"아빠, 성적은 숫자가 높아야 잘하는 거야? 몰랐네. 담에는 최소한 10등은 할 수 있도록 해볼께요. ㅎㅎ 신난다. 오늘부터 완전 놀아야지."

하여간 참 그 아빠에 그 아들인가요? 못 말립니다. 이제 울 막내, 막내도 집에서 그리 열심히 공부하는 걸 못봤는데 성적은 잘 나오는 편입니다. 울 막내 신조는 초등학교 때는 신나게 놀아야 한답니다. 초등학교 때 놀지 언제 놀 수 있으랴? 정말 피아노 학원 가는 시간 빼고 종일 놉니다. 지난 주 토요일은 친구들과 아침부터 저녁까지 놀더니 급기야 몸살 걸렸네요.


 
 

 
그런데 그런 울 막내에게 시련의 계절이 닥쳐왔습니다. 얼마나 놀았든지 중간고사 시험을 쳤는데, 사회를 그만 60점을 맞았지 않습니까? 그렇게 놀아도 그렇게까지 점수가 내려간 적은 없었는데...아 고민되더군요. 이 녀석을 야단을 쳐야하나 말아야 하나? 걍 내두자니 너무 방임하는 것 같고, 야단치려니 또 그렇고..저도 그 점수가 충격이 되었는지 울 부부 눈치를 살살 살피네요. 그러자 우리집 썰렁 개그맨 또 그 썰렁한 개그를 합니다.

"와~ 이거 충격인데.. 아빠가 옛날에 좀 까불고 놀다가 이런 점수 받아온 적이 있었거든. 그런데 울 아버지 내 성적표를 보더니 바로 내 눈앞에서 갈기갈기 찢어버리는 거야. 옛날에는 그 성적표 부모님 도장 받아서 다시 선생님께 드려야 하는데.. 그리고 얼마나 맞았는지..내가 그 날 집에서 쫓겨난 거 아냐..산에서 숨어 있다가 밤에 아버지 주무실 때 몰래 들어갔거든. 아~ 옛날 생각난다. 여보 우린 아이들을 너무 봐주는거 아냐? 좀 맞으면서 커야 강인하게 자랄텐데.." 

흠~  남편 말을 듣고 보니 좀 그렇기도 한 것 같습니다. 너무 곱게 키웠나 싶기도 하구요. 한번씩 쓴맛 매운 맛도 보고, 잘 못하면 눈물 콧물 흘리며 반성도 해야 하는데..그리고 울 남편 이렇게 실실 웃으며 말은 하지만 좀 속이 상한 것 같습니다. 성적 떨어져서 좋아할 부모가 어디 있겠어요? 저도 좀 속이 상할려고 하던데요.

그런데 예기치 못한 일이 일어났습니다. 울 남편 이 분위기를 부드럽게 넘어가려고 이런 썰렁 개그를 한 것인데 울 막내는 이걸 곧이 곧대로 들은 것입니다. 아뿔싸~ 울 막내는 이런 농담을 진담으로 받아들이고는 갑자기 울먹울먹 하더니 눈에서 눈물이 글썽글썽거립니다. 헐~ 도리어 울 남편과 제가 더 당황스러워집니다. 좀 있으니 급기야 울 막내 엉엉 소리내어 웁니다. 그러면서 한 마디 하는데..울 부부 그 말 듣고 완전 빵터졌습니다. 아니 딸은 겁이나서 엉엉울고 있는데, 부모는 어떻게 그걸 보고 웃을 수 있냐구요? 동영상으로 찍어놨으면 좋았을텐데.. ㅎㅎ 그 장면을 보여주지 못해 넘 아쉽네요. 울 막내가요 엉엉 울면서 이러는 겁니다.





"엉엉엉~~ 겨우 5학년 11살짜리 때릴 데가 어디 있다고 ~ 엉엉~~ 초등학교 때 놀지 언제 노냐구요 ~ 맨날 논 것도 아니구...엉엉 ~~ 그리고 우리반에 30점도 있고, 20점도 있고 나보다 못한 애들이 더 많은데 엉엉 ~~"

울 남편 완전 쓰러졌습니다. 막내는 어찌 이리 이쁜가요? ㅎㅎ 그런데 막내의 울음소리를 듣고 아이들이 우르르 몰려나옵니다.

"엄마 이삐 왜 울어? 이런 아빠가 울렸구나 이럼 안되지, 막내를 이렇게 슬프게 만들면 안되지. 이건 절대 그냥 넘어갈 문제가 아냐, 그렇지 이삐야?"
 
언니들이 제 편을 들어주니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삐죽이 내고는 더 크게 울려고 준비를 합니다.ㅎㅎㅎㅎㅎ 아우 이뻐~~ 그런데 영악한 언니들과 오빠, 이 기회를 그냥 넘길 수 없죠.

"이삐야, 네 눈물 그치게 하려면 최소한 통닭은 한 마리 먹어야겠지? 그지?"

이 말을 들은 울 이삐 고개를 끄덕이며 한 마디 덧붙입니다.

"피자도 ~~~ 엉엉엉"

울 남편 괜시리 썰렁 농담하다가 피자와 통닭 쐈습니다. ㅋㅋ 덕분에 우리집 피자와 통닭 파티했구요. ㅋㅋ 여보 제발 이제 그 썰렁 개그 안 하는게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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