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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에게 게임신상 털린 아빠 그 대응책은?

알콩달콩우리가족

by 우리밀맘마 2011. 8. 16.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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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방학이라 울 아이들 완전 자유로운 생활입니다. 공부는 정말 쥐꼬리만큼 하고, 평소 하지 못했던 일들을 하느라 넘 열심이네요. 그 중 중딩 울 아들, 정말 놀아도 제대로 놉니다. 그런데 안타까운 것은 좀 밖에서 뛰놀면 좋겠는데 거의 컴 앞에서 사네요. 그리고 방학이 시작되면서 새로운 게임에 빠졌다고 자랑까지 합니다.

"엄마, 이거 카트라이더라고 엄청 재밌어요."

뭔가 하고 봤더니 운전하는 게임입니다. 하는 걸 옆에서 지켜보니 재밌기는 한 것 같은데 전 좀 어질어질 하네요. 그런데 이녀석 틈만 나면 이 게임을 합니다. 좀 걱정이 되더군요. 저녁 먹으로 들어온 신랑에게 아들 컴게임에 빠진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그러자 울 남편 아주 씩씩하게 아들방으로 쳐들어 가더군요.

"아들, 요즘 게임에 넘 빠졌다고 하던데 그러면 되냐?'

갑자기 들어온 아빠를 본 아들, 게임하다 멈춥니다. 역시 아빠가 무서운가 봅니다. 그런데 그 후 아들과 아빠가 대화를 하는 것 같더니, 남편 얼굴이 벌개져서 나옵니다. 고개를 푹 숙인채 한숨까지 쉬네요. 뭔가 분위기가 심상치 않습니다. 아이들이 하나씩 저녁 먹으러 식탁에 모였습니다. 그런데 어째 분위기가 좀 썰렁합니다. 우리집 식탁은 평소 왁자지껄하거든요. 그런데 모두 말이 없습니다. 그래서 제가 분위기를 띄워볼 양으로 말을 걸었습니다.

"여보, 아들 야단 좀 제대로 쳤어요? 요즘 게임만 하고 이럼 안되죠?"

그러자 그 말을 들은 울 아들, 피식하며 웃습니다. 그리고 다른 아이들 역시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아빠를 쳐다보는 겁니다. 울 남편 어여 밥이나 먹자며 아이들의 시선을 회피합니다. 그러자 마침내 아들이 말문을 여네요.

"엄마, 지금 제가 하고 있는 카트 아이디 그거 원래 아빠꺼예요."

헐~ 이게 무슨 소리야? 제가 눈이 똥그래져서 아들과 아빠를 번갈아 보았습니다.

"엄마, 제가 카트하려고 회원가입하려는데, 보호자 동의가 필요하거든요. 그래서 아빠에게 허락받고 주민번호를 입력했더니 이미 가입한 회원이라고 하잖아요. 그래서 찾아봤더니 아이디가 글쎄 두 개나 있어요. 새로 가입할까 하다가 보니 아빠가 이전에 구입해놓은 차도 많고, 게임머니(루찌)와 현금 캐시도 많이 남아 있더라구요. 그래서 걍 그거 쓰기로 하고 아빠 아이디로 게임하는거예요."

대충 짐작이 갑니다. 울 남편 아들에게 호기있기 넘 겜 많이 하는 거 아니냐고 혼내려 했다가 아들에게 역습당한 것이죠. 아들의 역습이 먹힌 이유가 또 있었습니다.

"엄마, 그런데 아빠 레벨이 장난 아니예요. 하나는 빨간 장갑이고, 또 하나는 별장갑이예요. 와~ 도대체 게임을 얼마나 하셨길래 별장갑일까요? 그것도 7년전에.. "

큰 딸 우가가 거듭니다.

"아빠 정말 아빠가 별장갑? 대단한데요? 그 때 아빠 수준이 어느 정도였어요?"

그러자 남편이 씨익하고 웃습니다.

"나보다 잘하는 사람 별로 없었지. 뭐.. 당시만 해도 무지개 장갑이 최고였는데, 무지개 장갑 다음엔 어떤 레벨을 할까 궁금해 할 때였거든. 그런데 장갑에 별을 달아주더라. 나도 그 때 별 달면 그만 둬야지 하고 생각했다 별 달고 그만둔거야."






들어보니 카트라이드의 레벨은 장갑으로 표시하는데 노란장갑으로 해서 무지개장갑까지 이르면 다시 노란색에 별을 달아준다고 합니다. 그렇게 또 장갑 레벨이 올라가면 나중에 장갑없이 별만 달다가 나중에는 메달을 달아준다고 하네요. 울 남편 말로는 당시 별장갑이 최고 레벨이었다고 합니다. 울 남편 제가 잘 안다고 생각했는데 언제 이렇게 게임에 빠져 있었을까요? 그리고 울 남편 정말 게임 못하거든요. 게임에는 담을 쌓았는데..이젠 제가 아들 대신 남편을 추궁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울 남편 묻는 말에 술술 대답합니다.

"옛날에 가르치던 대학생 애들이 PC방 놀러가자고 하더라. 그래서 같이 가서 어울려줬는데 그 때 배웠어. 재밌더라구. 그후 점심 시간 아껴가며 한 시간씩, 저녁 먹고 퇴근하기 전에 한 시간씩 그렇게 했는데 하다보니 별을 달게 되더라구. 그리고 그만뒀지. 정말이야. 그 때 그만두고 지금까지 한 번도 안했어. 내 아이디도 뚱이가 갈켜 줘서 알았어."

그러니 아들에게 암말 못한 것이죠. 도대체 아빠 게임을 얼마나 하셨길래 별장갑에 또 고수라는 걸 숨기기 위해 다른 아이디까지 만드셨던 겁니까? 그러신 아빠가 지금 제게 야단칠 자격이 있으신 겁니까? 아빠가 먼저 모범을 보이셔야죠. 뭐 그런 것이죠. ㅋㅋ 울 남편 뒷머리만 긁고 있습니다. ㅎㅎ 그리고 일주일 후 갑자기 아들이 방을 뛰쳐 나오며 한탄을 합니다. 

"이런 제길~~ 으으 아빠에게 지다니.." 

울 아들과 남편 밥먹을 때 쯤 한 판 한 것입니다. 아빠 퇴근시간이 되자 전화를 걸어 한 판하자고 한 것인데 남편이 옛날 실력을 발휘해서 아들의 기를 꺾어논 것이죠. 아들 게임하지 못하도록 야단치랬더니 그 새 아들에게 꼬여서 게임을 새로 시작한 것입니다. 나참 ~~ 이걸 어쩌죠? 그런데 그로부터 또 일주일 후 아들 방에 아빠랑 우리 아이들이 한 방 그득 모여있습니다. 뭔가 하고 갔너니 울 큰 딸이 이럽니다. 

"야 정말 울 아빠 실력 쩐다..이건 7년을 쉰 솜씨가 아니야. 아빤 우리에게 숨기는게 있어. 솔직히 부세요." 

울 남편 아이들 옆에서 카트 시연을 해주고 있습니다. 아~~~~ 이럴수가!!! 그런데 남편 하는 걸 보니 정말 잘합니다. 이전 아들이 할 때 옆에서 봤을 때는 이렇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차가 움직이는 방향에 따라 제 몸이 같이 움직이고 또 발에 악셀을 밟는 것처럼 힘이 들어갑니다. 그리고 결과는 1등 ~~ 

"야~ 그래도 별 체면이 있지 이런 하수들에게 질 순 없잖아." 

어깨를 으슥이며 아이들에게 실력을 뽐내는 남편.. 아이구 울 집에 게임에 빠진 아들이 하나 더 생겼습니다. 이 일을 어쩌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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