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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유치원 보낸다는 이웃에게 이 말 해주고 싶었다

복지와 보육정책

by 우리밀맘마 2011. 6. 9.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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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신문에 사교육비에 관한 기사가 하나 떴는데, 초등학교도 아니고 유치원 다닐 아이들 영어 유치원 보내느라 저축은 엄두도 못내고 있다는 내용의 기사였습니다. 내용 중에 이런 것이 있더군요.


김씨 가족 월수입의 절반 정도인 250만원은 고스란히 7살 큰 아들과 5살 작은 아들의 사교육비에 들어간다. 김씨는 2년 전 아이 교육을 위해 빚을 내 상계동에서 목동으로 이사했다. 내년에 초등학교에 들어가는 큰 아들 재민(가명)이는 매주 화, 목요일 1시간씩 목동의 한 어린이 영어학원에서 개인지도를 받는데 한 달에 50만원 정도가 든다. 월, 수요일에는 태권도 학원, 산수 학원 등도 병행한다. 이렇게 큰 아이에게만 130~150만원 정도가 나간다. 막내아들 승민(가명)이는 매주 월~금요일 영어유치원에서 하루를 보낸다. 이렇게 한 달에 들어가는 돈은 100만원이 조금 넘어가지만 아이 교육을 위해서라면 어쩔 수 없다. 교육비를 뺀 네 식구의 한 달 생활비는 250만원 정도. 이마저도 공과금과 경조사비, 부모님 용돈, 식료품비, 교통·통신비, 대출이자 갚는데 쓰고 나면 저축은 엄두도 못 낸다.


요즘 아이들의 사교육 문제로 시끄럽습니다. 이 사교육이 저출산의 가장 큰 원인이 된다고 하니 사교육 문제는 단지 교육계만의 문제가 아니라 더 심각한 사회적인 문제를 안고 있는 것이죠. 그래서 어떻게 하든 이 사교육의 문제를 해결해야 공교육도 살고, 이로 야기된 사회적인 어려움도 해결할 수 있는 것인데, 결코 쉬운 문제는 아니기에 지금까지 정책이 표류하고 있는 것이겠죠. 그리고 오늘 기사를 보니 아이들 유치원 보내는 비용이 이정도라는데 정말 할 말을 잃게 만들더군요. 솔직히 제 상식으로는 도저히 이해가 가질 않습니다. 제가 그런 동네에서 살지 않아서 그런지 아니면 그런 재정적인 능력이 안되기에 그렇는지는 몰라도 제 상식으로 이건 결코 정상으로 보이질 않네요.


먼저 아이들 입장에서 한 번 생각해보면, 아직 우리말도 제대로 익숙하지 않는 아이들에게 영어를 배우게 하면 그게 재밌을까요? 물론 가르치는 방법을 재밌게 하면 될 수도 있겠지만 정말 그게 필요한 것일까요? 그리고 그것만 하는 것이 아니라 유치원도 가야되고 태권도에 피아노에 그 어린 것들을 그런 식으로 돌리면 그 아이 사는게 행복할까요? 이렇게 어린 시절부터 학원 시스템에 집어넣어 아이를 사육(? 결코 교육적이 아니어서 이런 표현을 합니다.)하면 그 아이들 인생은 행복한 것이라고 느끼며 살아갈 수 있을까 요? 결코 아이를 배려하지 않는 일종의 부모가 행사하는 폭력에 다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부모 입장에서도 기사에 나온 것처럼 그렇게 아이 교육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이렇게 과한 경제적 지출을 해야 한다면 아이 키우는 것이 행복한 일일까요? 어느 샌가 아이들이 짐이 되고, 내 인생의 자유를 억압하는 불필요한 존재라는 인식이 마음에 깔려서 아이를 제대로 사랑스런 눈빛으로 바라보며 키울 수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드네요.







교육이란 아이가 행복할 수 있도록 가르치는 것인데, 이렇게 아이도 불행하고 부모도 불행한 일을 왜 해야 하는지 전 도무지 이해가 가질 않습니다. 내 아이 남들처럼 키우고 싶고, 남보다 낫게 키우고 싶은 부모의 욕심이 이해가 가질 않는 바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무작정 아이들에게 가르치기만 하면 될 것이라는 생각은 어떻게 해서 가지게 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

먼저 부모님들이 교육에 대한 철학이 있으셨으면 합니다. 남들 하니 우리 아이도 그렇게 해야한다는 안일한 생각을 버리고 우리 아이 행복한 인생을 위해 아이의 입장에서 배려하는 철학이 있어야 하며, 지금 우리 아이에게 정말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알고, 그것을 제공해줄 수 있는 용기가 있어야 할 것입니다.
 
지금 유치원 나이의 아이들에게 가장 소중한 것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엄마 아빠와 많은 시간을 갖고 그 품에서 행복한 웃음을 짓고 여러가지 사고를 치면서 자연스럽게 커가는 것이며, 또 하나는 신나게 친구들과 어울려 노는 것입니다. 부모님의 따뜻한 미소 속에 삶의 안정감을 찾고 소중한 존재로서 자신의 정체성을 키워가는 것이죠. 그리고 친구들과 신나게 놀면서 삶의 재미를 배우고 서로가 소중한 존재로 사랑하며 사는 법을 익혀가는 것입니다. 유치원 아이들에게 글자를 가르치고 게다가 외국어까지 가르치는 나라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고 합니다.

그렇게 한다고 아이들이 훌륭해지질 않는다는 것이 교육의 정설인데, 아이도 불행하고 부모도 불행하고 게다가 그 시기에 정말 익혀야할 것은 익히지 못하는 그런 못난 짓을 왜 해야 하는 것일까요? 용기있게 그만두어야 합니다. 누가 뭐라고 해도 부모가 지조를 가지고 헛된 교육의 흐름을 거부하는 용기가 있어야 합니다. 유치원을 찾을 때 아이들에게 건강식을 잘 먹이고, 실컷 놀게해줘서 아이가 가고 싶어하는 그런 유치원을 보내세요.

진짜 교육은 유치원이나 학교가 아니라 가정이라고 합니다.우리 교육이 가장 잘못된 부분이 이것이 아니라까 싶습니다. 교육은 학교만이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다보니 진짜 교육을 못하는 것이죠.

밤 10시 엘리베이터에 힘없이 들어서는 이웃집 아이를 보며 너무 안스런 마음에 좀 분개하며 몇 자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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