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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집 7개월 아기가 부리는 텃세 어떻게 해야하나?

어린이집이야기

by 우리밀맘마 2011. 4. 26.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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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집 터줏대감 7개월 아기

제가 근무하고 있는 어린이집. 저는 여기서 1세 미만의 유아들을 맡고 있습니다. 지난 주에 드뎌 3명의 정원이 완전히 찼습니다. 우리 방에 7개월짜리 애기들이 절 보면서 옹알이를 하고 있답니다. 얼마나 이쁜지.. ㅎㅎ 첨엔 울 아이들 저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제가 살짝 웃기만 해도 모두 방긋방긋 그렇게 답례해주었습니다. 저는 스스로 생각에 나처럼 애 잘보는 사람은 없을거야 엄청난 자만에 빠졌답니다.
(관련글 -> 애들 울리지 않았더니 고생문이 열린 사연)

그런데 하루 이틀, 슬슬 울 아이들 아기의 본성이 깨어나더군요. 선생님들이 모두 저희 반을 둘러보고서는 "여긴 너무 조용하다. 아이들이 넘 순하네. 선생님 편해서 좋겠다" 이렇게 부러워했답니다. 저는 그 말을 들으면 '아이들이 순한 것보다 아이들 돌보는 선생님이 훌륭해서 그런건데' 속으로 그렇게 말했죠. 그런데 그게 얼마나 큰 자만인지를 아는데는 며칠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점점 우리반이 소란스러워지기 시작합니다. 아이들 울음 소리가 장난 아니게 들립니다. 어떨 때는 완전 넘어가듯이 울어대는 통에 원장님이 깜짝 놀라 우리 반에 뛰쳐 들어오시곤 합니다. 그럴 때마다 무슨 죄를 지은 듯 얼굴에 식은 땀도 나구요.

이렇게 울어대는 녀석들 업어달라고 보챕니다. 이번에 새로온 애는 벌써 10Kg의 우량아입니다. 이런 애들 재울려고 팔에 안고 업고 일어서면 허리가 휘청거립니다. 한 아이를 업어주면 잘 놀던 녀석들도 왜 걔만 업어주냐며 갑자기 울어댑니다. 며칠을 그렇게 시달렸더니 정말 아침이 두려워지네요. 그렇게 보고 싶어서 다른 선생님들보다 일찍 출근해서 방닦고 마음의 준비를 하며 아이들을 기다리던 제가 어린이집 출근이 하기 싫어집니다. 솔직히 무서워지더군요. 얼마나 많이 기도했는지 모릅니다.





 
 


제일 힘든 것은 울 아이 셋 밖에 되지 않지만 여기도 텃세가 있더라구요. 처음 온 아이가 은이 입니다. 두번째가 가영이 셋째가 현영입니다. 이중 제일 처음 이 방의 주인인 은이가 절 제일 힘들게 합니다. 잘 놀다가도 제가 다른 아이 업으려 하거나 좀 관심을 두면 그 꼴을 보지 못합니다. 그 때부터 울고 난리를 치죠. 원장님과 다른 선생님들이 한번 왔다가는 두 손 두 발 다 들고 도망가버렸습니다. 그 때부터 저는 은이가 왜 그럴까? 고민에 빠졌답니다. 그런데 한 가지 답이 보이더군요. 

아침이 되면 우리 은이가 제일 먼저 어린이집에 온답니다. 그러면 제가 은이에게 "은이야, 오늘 조금 후면 가영이와 현영이가 올텐데 함께 잘 놀아야 한다" 방금까지 생글거리던 녀석, 가영이와 현영이 이름을 말하자 별안간 울어댑니다. 헉~ 혹시나 싶어 다시 말해주었습니다. "오늘 가영이와 현영이랑 잘 놀아야 해" 그러자 또 그런 반응을 일으키는 겁니다. 삼세번이라고 다시 그렇게 말했주었더니 그 때도 똑같이 울어대는 것이 아닙니까? 겨우 7개월이 된 이녀석 제 말귀를 알아 들은 것입니다. 정말 신기하더군요.

그러면서 한 가지 깨달은 것이 있습니다. 예전 제가 둘째 셋째 키울 때 울 큰 애인 우가에게 "넌 언니니까" 라며 은연 중에 아이에게 희생을 요구한 기억이 나더군요. 그 때 울 우가 그것이 느껴졌는지 그 때문에 상당히 힘들어했던 적이 있습니다. 제가 그걸 반복하고 있었던 것이죠. 은연 중에 은이에게 "넌 처음 왔고, 그래서 사랑도 제일 많이 받았으니까 이제 네가 양보 좀 해야해" 말은 그렇게 하지 않았지만 은연 중에 제가 그런 태도를 가졌고, 우리 은이 그걸 느꼈던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가영이와 현영이가 오면 자기 사랑을 뺏어간다고 느껴 그렇게 과잉 반응을 한 것이죠. 

그래서 오늘은 저의 태도를 조금 바꾸어보았습니다. 아이들이 누워서 잘 놀고 있는데, 제일 늦게 온 현영이가 보채는 겁니다. 그래서 그녀석을 업어주었더니, 울 은이 역시나 자기도 안아달라고 제게 손짓을 합니다. 그래서 현영이를 업은 채로 은이 곁에서 자장자장을 해주었는데, 은이와 가영이 모두 싫다는 겁니다. 이전 같으면 은이와 가영이에게 "너희가 좀 참아줘" 그랬는데 이번에는 현영이에게 말했습니다. "아무래도 안되겠다. 너도 공평하게 누워서 자라." 그렇게 말하고는 현영이를 아이들 옆에 뉘였습니다. 현영인 역시나 안된다고 보채더군요. 그래도 아랑곳하지 않고 모두 공평하게 하나씩 재워주었습니다. 그런데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울 아이들 모두 이내 잠들었는데, 무려 네 시간이나 곤히 잠자는 것이 아닙니까? 덕분에 전 오늘 아이들 곁에서 모처럼 쉬었습니다.

 
 


휴~ 제발 내일도 오늘 같아야 할텐데요.. 주님 제게 힘을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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