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때문에 온 나라가 어수선하네요. 빨리 좀 잡혀야 할텐데 오늘 신문을 보니 충남 홍성에서 구제역 신고가 들어왔고, 현재까지 폐사된 가축만 해도 300만 마리라고 합니다. 이제것 애써 키워왔던 가축들을 생매장 해야 하는 농민의 심정이 오죽하겠습니까? 그저 모든 것을 돈으로 밖에 생각 못하는 이들의 말 몇 마디가 또 우리 농민들의 가슴을 뒤집어 놓고 있고, 정부는 어떻게 하든 이 문제를 해결하기 보다는 책임을 모면하려는데 더 열성인 듯 해서 정말 마음이 아픕니다. 오늘 교회에서 예배하는 중에 목사님께서 구제역이 속히 잡히며, 축산 농가들이 용기를 얻도록 힘을 주시고, 또 정부가 제대로된 정책을 가질 수 있도록 기도하자고 하시더군요. 현재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기도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 구제역이 우리 집안의 명절에도 영향을 미치더군요. 오늘 낮에 시댁에서 음식장만을 하고 있는데, 어머니께서 이번 설에는 선산에 가지 말자고 하시더군요. 선산이 경북 청도입니다. 소싸움으로 유명한 곳이죠. 아직은 청정지역이라 이곳에 거주하시는 분들이 혹시나 여기도 구제역이 퍼질까 엄청 노심초사하고 있다고 합니다. 얼마 전 이곳 군수님으로부터 편지를 받았는데, 될 수 있는대로 이번 설에 고향에 오시는 걸음을 자제해 달라는 내용이었다고 합니다. 어머니께서 이 편지를 받으시고 혼자 좀 고민을 하셨던가 봐요. 아버님과 상의 끝에 이번에는 선산을 들리지 말고, 구제역이 진정된 후 안정을 찾으면 그 때 가는 것이 좋겠다며, 우리에게 그렇게 말씀하시네요.
오늘 신문을 보니 저희가 사는 바로 옆 동네 생림에서도 구제역으로 의심되는 소들이 있었고, 검사결과 음성으로 판정이 났다고 하잖아요. 여기 경상남도는 안전한 곳인줄 알았는데, 긴장을 늦출 수 있는 곳은 없는 것 같습니다. 이런 정황이라 어머님 말씀대로 이번에는 부산에서 가족들과 함께 오붓한 명절을 보내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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