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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TV가 고장나니 울 아이들이 변해갑니다

알콩달콩우리가족

by 우리밀맘마 2011. 1. 28.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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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이사올 때 구형이긴 하지만 대형TV 한대를 이전 주인이 두고 가셨습니다. 인터넷을 신청하며, 쿡 TV도 함께 신청해서 이걸 이 TV에 연결했는데, 흡족하더군요. 특히 사운드가 빵빵한게 영화 볼 땐 더 실감나고 좋았습니다. 이거 첨에 샀을 땐 엄청 비싸게 샀을텐데, 아주 고마운 마음으로 잘 시청했습니다. 그런데 한 일주일쯤 지나고 나니 TV가 이상해지기 시작합니다. 화면이 나왔다 안나왔다를 반복하더니 마침내 아예 전원이 들어오질 않는 것입니다. A/S 기사를 불렀더니, 중요한 부품이 관리소홀로 타버렸고, 이 부품은 더이상 만들어지지 않아 고칠 수가 없다고 하네요. 졸지에 우린 TV 없는 가정이 되어버렸습니다. 울 아이들, 이곳 시골마을로 이사와서 유일하게 마음을 붙일 수 있는 친구였는데, 이 친구가 그만 떠나가 버린 것입니다. 이렇게 TV가 우리곁을 떠나자 우리 아이들 생활에 변화가 생깁니다.

첫째, 아주 아주 늦게 일어납니다. 일어나도 별 할 일이 없으니 확실하게 숙면을 취합니다. 이제껏 학교 다닌다고 얼마나 피곤할까 싶어 방학인데 그냥 실컷 자라고 했습니다. 뭐 방학할 때는 엄마아빠 따라 새벽기도도 가겠다고 참 이쁜 소리들을 하더니 그 약속은 허공 속에 묻힌 그 약속이 되어 버렸습니다. 그래도 이렇게 실컷 자두면 건강에 좋지 않을까 싶어 그냥 내버려두고 있습니다.

둘째, 인터넷에 더 집중을 하려고 하네요.
보고 싶은 프로그램 다운 받아서 본다나요? 하지만 우리 집은 인터넷 사용시간이 엄격하게 정해져 있기 때문에 그것도 쉽지 않습니다. 이 녀석들 시간을 좀 더 확보하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제발 애들아 책 좀 읽고, 다음 학기 미리 공부 좀 해라.


셋째, 엄마의 바람을 알았는지 공부를 알아서 합니다.
이건 하고 싶어서 하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심심해서 더이상 할 일이 없기 때문에 하는 것 같습니다. 갑자기 문제집을 사달라고 조르더니 열심히 풀고 있네요. 마치 공부놀이 하는 것 같습니다. ㅎㅎ

넷째, 가족이 모두 한 자리에 모이는 일이 없어져 버렸습니다.
이전 TV가 생존해 있을 때는 모두가 좋아하는 프로그램이 방영될 때 모두 그 앞에 모여서 옹기종기 이야기를 나누고, 연예계에 대한 온갖 이야기들을 늘어놓았는데, 이젠 모두 따로 국밥입니다. 각기 제 방을 하나씩 갖고 있다 보니 더 그런 경향이 있네요.

아무래도 TV 사야겠습니다. 그냥 안사고 견뎌보려고 했는데, 가족 융화를 위해서도 하나 장만해야 할 것 같습니다. 전 TV가 없으면 애들이 더 열심히 공부하고, 가족 간의 대화가 풍성해질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네요. 물론 너무 TV에 매몰되는 것 당연히 좋지 않은 일이지만, 없을 때 그 대책이 있어야 하는데, 솔직히 딱히 떠오르는 대책이 없습니다. TV라도 있어야 가족이 함께 모일 수 있으니..

그래서 남편에게 TV 가격 한 번 알아보라고 했더니, 아우 ~ 입이 쩍 벌어지네요. 이전 살던 집보다는 이사 온 집이 더 크거든요. 집값은 이전 살던 집의 절반이지만..그러다 보니 이전에 갖고 있던 작은 TV는 어디 놓을 곳도 마땅치 않구요. 썰렁하니 이상합니다. 그래서 40인치 이상으로 구입하려고 하니 백만원이 훨 넘네요. 남편은 중고 사자고 하는데, 이번에 고장난 TV처럼 중고는 왠지 믿음이 가질 않습니다. 이래저래 남편과의 의견차 때문에 우리 아이들 이번 주도 TV보긴 힘들 것 같습니다. ㅎㅎ 설날까지는 살 수 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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