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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싸움의 기술, 부부싸움 대판 하고 난 후 울 남편 이렇게 변하더군요

알콩달콩우리가족

by 우리밀맘마 2010. 7. 14.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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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싸움 화해법, 부부싸움의 기술, 부부싸움 하더라도 지혜롭게 하라. 부부싸움 하고 난 뒤 울 남편 이렇게 변했다.


지난 번에 우리 부부 첫 부부싸움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드렸습니다. 아직 못 읽으셨으면 아래 제목을 클릭하심 보실 수 있습니다.






부부 싸움한 것이 자랑이라고 그러냐고 하실 지 몰라도, 사실 부부 간에 가장 큰 문제는 어떻게 하면 안싸우는 것이 아니라 싸우고 난 뒤 어떻게 풀어야 하는가가 아닐까 싶습니다. 잘 풀기만 한다면 부부싸움은 정말 칼로 물베기가 되고, 또 부부 간의 신뢰와 사랑을 더 높이는 계기가 되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그저 속으로 담아두고 쌓아두다가 어느 날 갑자기 터져 버려서 수습 불가능한 상황이 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부부싸움엔 기술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사실 저도 부부싸움을 할 때 정말 용기가 필요했습니다. 지금은 울 남편 절 보고 사슴인 줄 알고 데려왔더니 호랑이였다면서 속았다고 가슴을 치지만 ㅎㅎ 저 정말 그저 바라만 봐도 울 것 같은 그런 사슴이었거든요. 저도 옛날 그 이쁜 사슴으로 돌아가고 싶어요.

첫 부부싸움을 한 뒤 사실 제 가슴은 철렁 내려앉았답니다. 처음에는 제 분에 못이겨서 제 감정을 추스리는 것이 힘들었지만, 그 후에 닥쳐올 불안감.. 도대체 이 남편 앞으로 어떻게 나올 것인가? 그리고 또 나는 어떻게 할 것인가? 사실 대책이 안섰거든요.

처음 저의 대응책은 막가파였습니다. 이왕 저질러진 것 그냥 밀고 나가자. 그래서 남편을 순간순간 윽박지르고 압력을 행사했습니다. 이혼도 불사할 각오였죠. 지금 생각하면 무슨 맘으로 그랬는지 몰라도, 그 땐 정말 절박했습니다.

일단 절 그렇게 사랑하던 사람이 변한 그 모습에 실망했고, 또 연애할 땐 그렇게 우르러 보이던 남편이 조금 살아보니 다른 남자랑 별 다를 것이 없다는 것을 알고 난 뒤 가지는 그 실망감.. 차라리 이혼해버릴까? 그래서 그런지 좀 수가 틀리면 어김 없이 "이혼해요" 이 말을 달고 살았답니다. 사실 그렇게 많이 한 건 아닌데, 듣는 남편의 입자에서는 제가 그 말을 한 번 할 때마다 가슴이 철렁철렁 내려 앉더라네요.


한 날은 제게 이런 부탁을 하였습니다.

"여보, 우리 부부싸움 하는 거야 어쩔 수 없는 것인데, 아무리 화가 나더라도 이혼하자는 말은 좀 안했으면 좋겠다. 말이 씨가 된다고 그거 자꾸 하다보면 정말 어려워질 수 있거든. 제발 부탁이니 다른 말 다해도 좋은데, 이혼이라는 말은 좀 꺼내지 말아 줬음 좋겠다"

남편의 그 말을 듣고서야 제가 이혼이라는 말을 많이 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 이후로 저는 부부싸움을 하더라도 이혼이라는 말은 될 수 있는대로 자제하려고 노력했구요.






그런데 무엇때문에 그리 싸웠냐구요? 제가 원한 것은 부부 평등이었습니다. 남편이 저보다 나이가 쪼금 많거든요. 교회에서는 절 가르친 선생님이었구요. 그런데 부부가 되고 난 뒤에도 남편 자꾸 절 어린애 취급하려 하고, 뭐든 남편 뜻대로 그냥 일방통행으로 밀어붙이려고 하는데, 도저히 못참겠더라구요. 부부는 서로 의논하고 그래서 뜻을 이루어가는 것인데, 뭐든 자기가 결정하고, 이거 내 뜻대로 따라라..이렇게 일방적으로 하면 전 맨날 명령 듣는 부하이지 아내가 아니잖아요? 그래서 저 나름 아내의 자리를 확보하기 위한 투쟁을 한 것이죠.


처음엔 울 남편 좀 가소롭다는 듯 하더군요. 그런데 제가 물러서지 않으니까 나중에는 정말 힘이 들었던 모양입니다. 지금 생각해도 참 감사한 것은 우리 부부 어느 순간부터 대화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아주 사소한 것부터도 말로 풀어가려고 정말 필사적으로 노력했답니다. 서로 뜻이 맞지 않아서 냉전기간을 가져도 또 그걸 꺼내서 대화로 해결하려고 했구요. 

그러다 보니 한 가지가 깨달아지더군요. 바로 우린 서로 다르다는 것입니다. 잘못된 것이 아니라 서로가 다른 것인데, 그 다름을 인정해야 대화가 된다는 것이었죠. 그러면서 우린 둘 다 서서히 변해갔습니다. 그리고 어느 날 부터는 뭔가를 결정하기 전에 제게 전화부터 하더군요.


"여보, 이번 주에 친구들 울 집에 오려고 하는데 괜찮겠어?"

ㅎㅎ조금씩  마음에 들기 시작하네요. 그런데 아무리 노력해도 잘 안되는 것이 딱 하나 있었습니다. 이건 지금도 잘 되지 않아서 얼마 전에도 한 판했죠. 뭘까요? 바로 시댁에 관계된 일입니다. 얼마 전 남편이 제게 이렇게 말하는 것입니다.

"어머니께서 몸이 많이 불편하셔서 이번 주말에 한 주간 정도 입원하신단다."

허억~ 순간 앞이 캄캄하더군요. 왜냐면 그 주간 정말 제가 힘들었거든요. 기말고사도 있었고, 아이들도 시험이라 네 아이 뒷바라지 해야 했구요, 또 친정과 시댁을 오갈 일들이 많아 몸이 너무 지쳐 있었습니다. 도저히 그런 상황에서 어머니 병 간호할 엄두가 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남편에게 말했죠.

"여보, 그런 문제라면 저와 좀 상의하고 결정하면 좋은데.."

제 딴에는 정말 울 남편 마음 상하게 하지 않으려고 조심해서 꺼낸 말인데, 이게 남편의 마음을 상하게 했나 봅니다. 상당히 퉁명스럽게 대답하더니, 알았다 하고 나가버리네요. 이런게 아니었는데.. 속도 상하고.. 그런 차에 점심을 먹으러 남편 집에 들어왔습니다. 식사를 한 후 다시 그 문제에 대해 물어봤습니다. 그러자 남편,

"당신은 걱정 안해도 된다. 아침부터 오후까진 간병인 두기로 했고, 저녁에는 동생이 곁에서 간병한단다"

아, 울 남편 아직 문제의 본질을 모르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제 말은 그게 아니라 어머니 병원에 입원하신다면 당연히 며느리들이 간병도 하고, 또 아버님도 보살펴야 하잖아요. 그러니까 무조건 결정해서 저에게 알려줄 것이 아니라 며느리들 형편도 살펴서 같이 의논해서 그러면 좋잖아요. 그런데 너무 일방적으로 이렇게 하도록 했으니 알아서 해라.. 이건 좀 그렇네요."

그러자 남편 퉁명스런 말로 대답합니다.

"어머님도 얼마나 힘드셨으면 지금 그렇게 하겠다고 했겠나? 나한테 상의한게 아니고 어머니가 그렇게 하시겠다는데 내가 어쩌겠노? 간병인 두고 하시겠다는데.. 물론 나도 당신 말대로 그렇게 하면 좋겠는데, 어머니 제가 집사람에게 물어볼테니까 좀 기다리세요, 이렇게 말하긴 좀 어렵잖나?"

듣고 보니 남편 말도 일리가 있습니다. 남편 이어서 또 이렇게 말하네요.

"그래도 내 옛날보다는 많이 안 변했나? 예전 같으면 혈압 올렸을 텐데, 지금은 그래도 조용히 말하고, 또 당신 눈치 보면서 안그러나, 좀 봐도.. 어머니 눈치, 마누라 눈치 보고 살려니 나도 힘들어 죽겠다."

그러면서 슬며시 절 보고 웃습니다. 그런 남편 왜 그리 이쁜지? ㅎㅎ 저도 쿡하고 웃었습니다. 그런데 울 남편 더 이쁜 말을 하네요.

"고맙다, 니가 세상에서 젤 이쁘다 ㅎㅎ"




 


*이 글은 2014.1.26.10:15pm에 수정 update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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