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치매가 있는 엄마, 한번씩 내 혼을 쏙 빼놓는 사연

치매 엄마

by 우리밀맘마 2016. 1. 28. 23:41

본문


치매에 걸린 울 엄마 이를 어쩌면 좋아..

 

엄마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맘마야 큰 일이 났다. 이를 어짜면 좋겠노."

아주 당혹스러워하는 엄마의 말투와 억양에 무슨 큰일이 일어난 것 같아 깜짝 놀랐답니다.

"왜요? 엄마, 무슨일인데요."

"통장이 없어졌다. 내가 매일 꺼내보고 확인했는데, 요즘 며칠 안봤더니 통장이 안보여. 어짜면 좋노?"

"엄마 급하게 찾지 말고 천천히 찾아보세요. 급하게 찾으면 보고도 안보일 때가 있어요."

'내가 오늘 하루종일 찾아 봤다. 그런데 없어."

"엄마, 한번씩 저도 그곳에 분명히 둔 것 같은데, 없다가 며칠지나 엉뚱한데서 찾기도 하니까 넘 마음 급하게 먹지 말고 천천히 찾아보세요. 이번주까지 함 찾아보고 없으면 제가 방법을 찾아볼께요."

"그래, 알았다. 내가 천천히 찾아볼께."

 

그렇게 천천히 찾아보겠다던 울 엄니, 좀 있으니 또 전화가 오네요. 안되겠다 싶어 엄마 집으로 찾아갔습니다.

 

얼마나 걱정을 하셨는지 어제 밤 한 잠도 못주무셨다네요. 일단은 엄마를 안심시키고, 같이 은행을 찾아 새 통장을 만들어 드렸습니다. 엄마 이름의 통장과 그 안에 있는 금액을 보고서야 겨우 안심을 하십니다.

 

 

 

치매엄마

 

우리 엄마 치매가 있습니다. 심한 건 아니구요,

혼자서 생활하실 수 있을 정도는 되시는데, 한 번씩 이렇게 제 혼을 빼놓을실 때가 있습니다.

며칠 뒤에 인지검사를 다시 받으러 가기로 했습니다.

더 나빠지지 않으면 좋으련만. 이런 일이 있을 때면 혹시 치매가 더 심해진 것 때문이 아닐까하는 걱정을 하게 된답니다.

그리고 서글픈 마음이 들구요.


며칠전 남편이 자신이 아는 여자분의 얘기를 해주더군요.

그분의 어머니도 오직 아들만 생각하는 분이었습니다.

항상 아들만 위하고, 아들 밖에 모르는 엄마가 너무 야속하고 속이 상했는데,

막상 그런 엄마가 아프시고 보니 자신이 얼마나 엄마를 의지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하네요. 그리고 아픈 엄마를 보고 이렇게 마음으로 기도했다더군요.

'엄마, 이번만은 꼭 다시 일어나 주세요. 이렇게 돌아가시면 안돼요. 제가 잘못했어요. 주님 우리 엄마를 낫게 해주세요.'

하루는 울 남편이 그분을 다시 만났는데, 그렇게 밝게 웃고 있을 수가 없더랍니다.

무슨 좋은일이 있냐고 했더니, 엄마가 퇴원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분의 이야기가 남의 이야기가 아니게 느껴집니다.

우리 엄마, 지금정도라도 계속 건강하게 저의 옆에 있어 주면 좋겠는데...

저의 욕심이겠지요? 하지만 그 욕심을 가지고 오늘도 엄마를 위해 기도하게 되네요.

"엄마 미안하고 사랑해요.

하나님, 울 엄마 치매가 더 심해지지만이라도 않게 해주세요. "


 

* 이글은 2016.1.28.에 수정 update 되었습니다.

 



 

 

by우리밀맘마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