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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겨먹으려는 동생을 말 한 마디로 제압한 오빠의 포스

알콩달콩우리가족

by 우리밀맘마 2010. 5. 1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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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와 여동생의 티격태격  

어제 글(관련글 -> - 아이들 다툴 때 내가 경고를 세 번 하는 이유) 처럼 아이들을 분쟁을 조정했더니 한 동안 우리 꼬맹이들 싸우지 않고 사이좋은 오누이로 잘 지내더군요. 그런데 그 약효가 이제 다 되었는지 다시 싸움이 슬슬 시작됩니다.

우리 집에는 형제들 간에 약간의 역학관계가 있습니다. 먼저 첫째와 둘째, 둘째와 셋째는 거의 싸우지 않습니다. 간혹 조금의 말싸움을 하지만, 별 무리 없이 해결이 됩니다. 아주 어렸을 때는 얘들도 많이 싸웠는데 지금은 범접할 수 없는 권위가 있어서 감히 언니나 누나에게 함부로 버릇없이 하지 않습니다.


잠시 우리집의 권력구조를 한 번 살펴보죠. 일단 일상생활에서는 제가 가장 큰 권력을 갖고 있습니다. ㅎㅎ 그 다음은 우리 큰 딸 우가, 그리고 순서대로입니다. 아빠는 아주 중요한 일에서는 가장 큰 결정권자가 되지만 일상생활에서는 아내와 아이들에게 사랑을 얻고자  노력을 합니다. 왜냐면 매일 밤 10시가 넘어야 집에 돌아오기 때문이지요.


이렇게 위계질서가 확실하게 잡혀 있어서 거의 싸움이 되질 않습니다. 저나 남편이나 우리 부부는 정책적으로 맏이인 큰 딸에게 많은 권한과 권위를 부여해주었습니다. 같이 잘못했을 때에도 일단 동생을 혼낸 후 나중에 언니를 따로 불러서 야단을 쳤지, 동생 앞에서 언니 누나를 야단치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해놓으니 아이들이 컸을 때 질서가 제대로 잡히더군요. 요즘은 저희 부부가 둘만의 데이트를 나갈 때에 큰 애가 알아서 모든 것을 다해줍니다. 싸움은 이런 위계질서가 흔들릴 때 생기더군요.


우리 셋째와 넷째가 이렇게 자주 다투는 이유도 따지고 보면 저희가 막내편을 자주 들어주어서 그런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막내가 엄마와 아빠의 사랑을 많이 받다보니 어디서나 당당하고 소리가 큽니다. 때로는 오빠를 이겨먹으려고 하니 당연히 싸움이 일어나는 것이죠.


울 아들과 막내, 한 동안 잘 지내다가 다시 목소리를 높이며 싸우더군요. 그래서 지난 번에 한 것처럼 또 했습니다. 알아보니 싸움의 이유는 지난 번과 동일하더군요. 막내가 사람들 앞에서 오빠 흉을 본 것이죠. 그 보복으로 아들은 막내를 심하게 놀려먹었구요. 둘 다 감정이 상해서 또 다시 심하게 싸우네요.


아들을 불렀습니다.


"아들, 밖에서 동생이 너를 화나게 하거든, 그냥 듣고 있다 상처받지 말고, 조용히 불러서 타일러라. 네가 한 말 때문에 오빠가 너무 화가 난다고 말야. 집에서 하는 것처럼 단호하게 세 번 정도 경고해라. 너무 다른 사람들을 의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네가 밖에서는 어떤 말을 해도 꼼짝을 못한다는 것을 알고 동생이 더 버릇없게 하는거 아니겠니? ."


"알았어요."


그리고 막내도 따로 불러 타일렀습니다.


"이삐야, 오빠가 하는 말을 믿어주렴. 그리고 오빠를 이길려고 하지 말아라. 만일 이삐 너에게 동생이 있는데, 계속 너를 이길려고 덤벼들면 기분이 어떻겠어. 화나겠지. 오빠도 마찬가지야. 네가 꼭 해야할 말은 분명하게 해야겠지만, 오빠가 하는 말도 그대로 받아줄 수 있으면 좋겠다."


그리고는 며칠이 지났습니다. 막내가 갑자기 생각났는지 제게 이러네요.


"엄마, 빌린돈 천원주세요."

"응. 여기 있다."


막내가 천원을 받아들고 자기 돼지저금통에 저금을 하려고 합니다. 애들 돼지저금통은 돈을 뺄 수도 있게 만들어져 있어서 아이들은 필요할 때 꺼집어서 씁니다. 막내 통에는 천오백원이 남아 있습니다. 그런데 그것을 본 울 아들, 자신의 돼지저금통을 확인해 보더니


"어~ 이백원밖에 없네, 이삐야 너 저번에 오빠한테 빌린 돈 천원 줘."


기분 좋게 저금하려던 막내, 그 소리를 듣자 마자 팔딱 팔딱 뛰며 소리를 지릅니다.


"어~ 오빠, 이거 엄마한테 금방 받았는데, 나중에 줄께."

"야 그럼 나는? 난 지금 이백원밖에 없잖아, 그러니까 내놔."


막내, 소리를 더 크게 지르며 말합니다.


"아니~ 나중에 줄께. 나중에~."


아들 조용하지만 아주 단호하게 말합니다.
 

"그냥 지금 내놔라."


목소리가 더 커져 가는 막내, 목소리에 짜증이 섞여 있습니다.

"아이~ 오빠는, 나중에 준다니까~"


에구 ~ 또 끝없는 팽이를 돌리고 있네요. 그래도 전 아무 소리도 못들은 척 그냥 하던 일을 계속했습니다. 그런데요~ 울 아들... 이 정도면 짜증이 날만도 한데, 끝까지 부드러우면서도 단호하게 대처를 합니다.


"이삐야 ~ 오빠가 딱 한 마디만 할께"


"뭔대?"


아들 손바닥을 펴면서 짧지만 단호하게 말합니다.

"지.금. 내. 놔."


결과가 어떻게 됐을까요? 막내가 졌죠. 조금 울먹이는 듯 하더니 순순히 천원을 오빠에게 넘겨주네요. ㅋ 울 아들 제가 봐도 넘 멋져부러~.

천원으로 인해 불거진 다툼은 이렇게 끝이 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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