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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3 딸아이 친구들과 부모 흉보기 놀이한다며 한 말

알콩달콩우리가족

by 우리밀맘마 2010. 5. 1. 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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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딸, 부모를 흉보는 아이들




 


어제는 우리 여섯 식구 중에 세 명이 없는 밤을 보냈습니다. 세명은 어디를 갔냐구요? 우리 셋째와 넷째는 교회 선생님과 친구들 함께 찜찔방에서 하루밤 자고 온다고 갔구요, 울 첫째는 중학교 졸업하기 전에 친구들과 좋은 추억 만들어야 한다며 친구 원숭이(딸 친구 별명) 집에 갔습니다. 학교에서 친한 친구 여덟명이 모인다네요.

"엄마, 원숭이(친구별명) 집에서 친구들이랑 금요일밤에 놀려고 하는데, 괜찮죠?"

순간 이런 저런 생각이 오가더군요. 사실 좀 걱정은 되었지만 그래도 중학교 마지막이라 친구들과 좋은 추억이 되리라 싶어  보내 주기로 했습니다. 

"그래. 그런데 누구 누구랑 가는데?"

딸이 친구들 이름을 대는데, 이름에다 꼭 별명을 붙입니다. 그런데 울 아이 친구들의 병명을 보면 요즘 아이들의 심리상태를 상상을 못하겠습니다. "미친년, 원숭이, 허경영..." 그런데 지들끼리는 그게 친근감이 있고 좋다네요. 만일 저를 이런 별명으로 누가 불렀다면 아마 사생결단했을텐데, 요즘 애들은 그걸 즐긴다나요? 이해가 안가~~

"그래, 알았다."

솔직히 울 첫째 이제 다 큰 숙녀같아서 외박을 한다고 하면 좀 걱정이 됩니다. 그래도 울 큰 딸을 믿기에 보내주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알고보니 다른 엄마들도 저랑 마찬가지더군요.

"엄마, 그런데 엄마들이 다들 안된다고 해서, 원숭이엄마가 다른 아이들집에 전화했데."

"뭐라고?"

" 아이들에게 좋은 추억을 만들어 주자고 하면서 설득을 하셨다네. "

"그래서 다 오기로 했니?"

"응, 울 엄마처럼 처음부터 OK한 엄마는 없더라."

"니, 그거는 알아야 한다. 엄마도 쉽게 OK 한 건 아니데, 널 믿고 또 좋은 추억이 될 것 같아서 OK했지만, 엄마도 OK한다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다."

"왜요?"

"엄마는 어려서 아빠대신 너희 큰 외삼촌이 아빠 역할을 했잖아, 큰외삼촌이 7시가 지나면 어디 나가지도 못하게 하고, 외박은 꿈에도 생각못했다. 엄마는 그렇게 컸는데, 그리 쉽게 OK가 되겠냐?"

"그래가지고 어떻게 살았어요."

"당연히 그래야 되는줄 알았지."



 

써니_영화_친구

영화 써니의 한 장면



저녁이 되었는데, 있어야 할 아이들 없이 집에 둘째와 둘째 친구 저, 그렇게 있으니 좀 울적해지네요. 요녀석들 논다고 정신이 팔려 엄마도 잊어버렸구나 싶어 조금 섭섭해질 즈음 울 큰 딸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한 11시쯤 되었나요?   

"엄마, 지금 막 맛있는 파티가 끝나고 이제 못된 짓할꺼예요."

허억~ 못된 짓?

"응, 아이들이 이제 엄마, 아빠 욕하기 하제, ㅎㅎ 난 엄마가 좋은데, 난 울 엄마 좋다고 얘기 할께요."

"그래, 고마워. 사랑의 화살을 받아라. 뽕뽕뽕."

"윽윽윽, 나도 보낸다. 뽕뽕뽕."

"하하하...."

"너무 무리하지 말고, 잠도 자라.

"응 엄마 잘자요. "

"그래."

울 큰 딸 사춘기였던 중1때부터 한 2년간은 정말 정말 저랑 많이 싸웠더랬습니다. 그런데 이젠 저와 정말 친구같은 사이가 되어 때로는 엄마를 위로할 줄 도 압니다.

사춘기때엔 서로 싸우는 것도 괜찮은 것 같습니다.
물론 인신공격같은 것은 안해야되겠지요.

엔젠가 TV에서 과학적인 연구결과가 나왔는데, 사춘기자녀를 둔 가정을 두고 연구한 결과 의견 충돌로 많이 싸우는 가정일수록 나중엔 사이가 더 좋아 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는 것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겉은 사랑하는 척하고, 속은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보단
서로 싸워서라도 그차이를 좁혀가는 것이 더 좋다는 것이죠. 

저도 울 큰 딸과도 참 많이 싸웠지만, 그래서 서로를 더 알아가고 이젠 많이 이해해주고 서로 지지해주고, 때로는 져주기도 하고 그렇게 지냅니다. 언젠간 제 품에서 떠날 큰 딸을 생각하니, 벌써부터 맘이 짠하면서 더 잘해줘야 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런데 이 녀석 정말 우리 부부에 대해 좋은 말만 하진 않았을텐데.. 무슨 말로 욕했는지 살짝 궁금해지네요. ㅎ ㅎ  오면 물어봐야지~~




 


by 우리밀맘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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