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에 한번씩 모이는 엄마들모임이 있습니다. 울 우가 초등6학년 때 임원엄마들 모임을 5년째하고 있는 것이지요. 현이엄마가 한턱 낸다고해서 근사한 샤브샤브집에서 오랫만에 포식을 했습니다. 모두 7명의 엄마들이 모였습니다. 그중에 현이엄마는 고등학교 상담선생님으로 일을 하고 있답니다. 그래서 제가 물었습니다. "고등학교 전체를 상담하려면 혼자서는 힘들지 않아요?""정말 힘들어요. 한번씩 돌발상황도 벌어질 때면 정말 정신이 없어요. 오늘도 조울증이 있는 아이가 자신의 감정을 어떻게 못하고, 선생님도 감당을 하지 못해서 저에게 보냈더군요. 정해져 있는 수업이 있는데다가, 이런 일이 터지면 정말 힘들어요."
"학년에 최소한 한 명 이상의 상담선생님이 있으면 좋겠네요.""정말요. 조울증에 그 애는 글쎄 처음엔 부모가 없다고 하더군요. 오빠랑 같이 산다고.... 그런데 알고보니 오빠가 군에 가 있는 거예요. 그럼 너혼자 사니? 물었더니, 아빠 엄마가 있지만 없는 것과 똑같다고 하더군요. 학교에서도 감당이 안될때면 담임선생님이 엄마에게 전화해서 집에 보낸다고 얘기를 한적도 있었데요. 그러자 엄마가 이렇게 얘기했데요. '제발 보내지마세요. 몇시간이라도 학교에서 붙잡아 두세요.' 약이라도 먹어야 할텐데...아이가 약을 잘 안먹으려고 해서 큰일 이예요."얘기를 들어보니 참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요즘 아이들은 학교에서도 집에서도 안식처가 없구나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현이엄마 이야기를 시작하더니, 이야기보따리를 풉니다."요즘은 정말 문제가 있는 아이들이 참 많아요. 사실은 부모의 문제죠. 며칠전에 한아이는 전교에서 1,2등 하던 아이였데요. 공부도 잘하고 똑똑한 아이였지요. 그런데 갑자기 등수가 반에서도 10등, 20등....으로 내려가더니, 지금은 바닥이예요. 선생님이 이상해서 상담신청을 해왔지요.""그럼, 아이들이 솔직하게 얘기를 하나요?""그럼요. 아이들이 다 얘기를 해요. 그 아이는 아빠가 술을 마시지 않으면 참 좋은 분이래요. 그런데 술만 마시면 그 전에 못마땅했던 것들을 끄집어 내시며 아이들을 혼낸데요. 그리고 자신이 원하는대로 아이들이 말하고 행동하지 않으면 손으로 때리다가, 나중에 허리벨트로 아이를 때린다고 하더군요. 어렸을 때는 참았지만, 사춘기가 되면 참지 못하잖아요. 그래서 대들었더니, 아빠가 엄청 때렸나봐요. 그 뒤로 아이는 공부도 하지 않고, 완전 엇나간 것이지요.""그럼, 엄마는 어떻게 하나요?""엄마를 불러서 얘기를 해봤어요. 처음엔 이렇게 말을 하더군요. '우리집은 전혀 문제가 없어요. 정말 좋은 가정이예요. 그런데 그아이가 문제예요. 그아이는 도대체 왜 그런지 모르겠어요. 오빠도 있지만 오빠는 얼마나 착하고 잘하는데요. 우리집은 정말 아무 문제가 없어요.' 그래서 제가 아이가 말한 내용을 솔직하게 얘기했더니... '울 아이가 정말 그렇게 얘기하던가요? 아빠가 조금은 화를 내지만 그정도는 절대 아니예요.' 그래서 제가 이렇게 얘기 했어요.'아이가 거짓말을 했던, 아빠가 정말 그렇게 때렸던 둘다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요. 그랬더니 '사실은...'그러면서 인정을 하더군요.
그런데 오빠는 아빠가 그렇게 해도 정말 착하다는 거예요. 문제는 자기 딸이 문제라는 것이지요. 그래서 제가 얘기했죠. 사실은 얘기를 한 딸이 문제가 아니라, 오빠가 잠정적으로 더 문제라고요. 지금은 참고 있지만, 나중에 한번에 터지면 정말 감당 안된다고 그랬더니, 그 엄마가 무언가 생각이 났던지 깜짝 놀라더군요. 그러면서 하는말이...' 그날 그래서 그랬구나. 아빠가 화를 냈는데, 아이가 그전과는 정말 달랐어요. 내 아들이 아닌 것 같았지요. 정말 미친아이 같았어요.....' 그래서 제가 그랬어요. 먼저 부부가 상담가를 찾아가서 부부상담부터 받아보라구요."얘기를 들으면서 제가 공부한 가족복지론 내용이 생각이 나더군요. 전형적인 문제가 있는 가족의 모습이었습니다. 아이들은 커가면서 점점 달라지잖아요. 어려서는 자신의 부모가 문제가 있거나, 못마땅해도 참을 수 밖에 없었던 아이가 사춘기가 되면 특히 까다로운 기질의 아이는 그것을 참고 받아주지 못하지요. 순한 기질의 아이도 계속참다가 크게 문제를 일으키기도 하지요.
아이는 건강한 자신을 찾아가려고 변해가는데, 부모는 변하지 못하고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는 것이지요. 그러니 사춘기가 되면 문제가 터지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책에서도 보면 문제아는 자신의 가정에서 살아남기 위해 적응하는 것이라고 하더군요. 상담선생님인 현이엄마는 아이의 문제는 곧 부모의 문제라고 얘기합니다. 그리고 그아이가 크면 똑같이 문제부모가 된다고 얘기하네요. 사실 저도 울 우가가 사춘기가 되었을 때 많이 힘들었거든요. 그래서 기도도 참 많이 했지요. 기도를 하다보면 항상 하나님께서는 제모습을 보여주세요. 저의 모습속에서 울 우가가 왜 그렇게 행동할 수 밖에 없었는지를 알게 하시더군요. 그래서 제자신을 변화시키면, 아이들은 정말 쉽게 변하고 달라지는 것을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요즘은 울 뚱이가 사춘기가 시작되었잖아요. 항상 저에게 좋은 말만 하던 뚱이가 사춘기인 요즘 저에게 한번씩 하는 말이 있습니다. 저는 장난인데 아이는 그말이 싫던지, 아니면 저에게 뭔가 못마땅한일이 있으면 이렇게 말을 하네요. " 짜증나요. 저리가세요."사춘기 아이를 두번 겪지 않았다면, 울 뚱이가 첫번째였다면 저의 반응이 어땠을까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아마 많이 속상했겠지요. 그런데 지금은 별로 속상하지가 않네요. 그리고, 울 뚱이가 그렇게 말을 하면 '아~ 내가 그래서 그런 마음이 든거구나!'하고 빨리 생각이 드는 것이 있답니다. 그래서 이렇게 말을 하지요."뚱아 엄마가 이렇게 해서 너가 속이 상했구나! 엄마가 미안해."사춘기가 아닌 그전 같으면 '엄마 아니예요. 제가 미안해요.'라고 얘기 했겠지만, 지금은 그런 말은 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뚱이의 얼굴을 보면 그전에 기분 나빴던 표정이 아니라 환한 표정을 볼 수가 있지요. 그러면서 즐거운 얘기나, 재밌는 얘기를 해준답니다. 그것만으로도 전 느낄수가 있습니다. 말은 안해도, 엄마에게 뚱이도 조금은 미안하구나하구요. 이런얘기를 하니 울 남편이 그러네요."봐바~. 그러니까 남편밖에 없지? 나는 항상 너를 좋아하잖아~.""맞아. 맞아. 하지만 울 아이들도 항상 나를 좋아하는 걸요. 단지 지금은 사춘기라서 좀 그런 것 뿐이예요.""어쨌든 나 밖에 없잖아~."그러면서 제마음을 풀어주고 장난을 치네요. ㅎㅎ 사춘기 아이를 3명 겪다보니, 사춘기를 겪는 부모의 마음이 이해가 됩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부모와 잘 해결하지 못해서 힘들어 하고, 해결점을 찾지 못해 비행을 하게 되는 아이들을 보면 마음이 아픕니다. 사춘기가 되면, 아이들이 변하고 달라지는 것처럼, 부모인 저희도 자신을 되돌아보고 달라지는 계기로, 성숙해지는 계기로 삼아야 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사춘기를 겪고 있는 부모님들 다들 힘내세요. ^^
이 글은 2024년 3월3일 Update 되었습니다.
오늘도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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