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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집 화장실에 설치된 CCTV 숨쉴 곳 없는 어린이집 교사들

어린이집이야기

by 우리밀맘마 2020. 6. 16.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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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강원도 춘천시의 한 공립어린이집 화장실에 CCTV(영상정보처리기기)가 설치돼 논란이다. 베이비뉴스의 기사(2020.5. 27)에 따르면 이 어린이집 원장은 아동과 교직원의 안전을 위해 화장실에 CCTV를 설치했다고 주장했으나, 보육교사는 노동조합 소속 교사들을 감시하기 위해 설치한 것이 아닌가라며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어린이집 화장실에 CCTV 설치라.. 어떻게 된 것인지 사건을 좀 더 들여다 보자.  



1. 논란이 된 춘천시의 A어린이집은 지난 25일(2020.5) 배포한 가정통신문을 통해 학부모들에게 CCTV 추가 설치 사실을 안내했다. 


추가 설치 목적에는 “아동과 교직원의 신변 안전 및 사각지대 영유아 관리 등”이라고 설명했으며, “화장실, 세면대 방향(손 씻기, 이 닦기 시 영유아, 교직원 등 뒤 방향 비춤으로 고정)에 설치한다는 것이었다. 화장실은 민감 장소이므로 배변 모습은 일체 보이지 않도록 설치한다고 하였다. 


2. 어떤 절차를 거쳐 설치했을까? 

이 어린이집은 4월 29일 개최한 운영위원회에서 부모위원 전원동의로 의결됐고, 교직원도 과반수 이상 동의했다고 설명한다. 


3. 이에 대한 보육교사의 입장은 어떨까? 

보육교사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 어린이집에서 근무하는 보육교사 B 씨는 지난 22일 국가인권위원회에 '화장실 CCTV 설치로 인한 인권침해를 막아달라'며 진정을 접수하기도 했다.


4. 어린이집 화장실에 CCTV가 설치된 이유를 원장에게 들어봤다. 


이 어린이집 원장은 베이비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운영위원회 회의가 진행된 날(4월 29일) 아이들을 직접적으로 돌보는 교직원이 세면대 앞에서 쓰러지는 사고가 발생해 119로 이송되는 사건이 있었다. 재발할 경우 아이를 안고 쓰러지면 사각지대라 더 큰 안전사고에 아이들이 노출될 수 있고 교직원도 보호해야 하므로 운영위원회에서 건의해 설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원장은 “운영위원회, 해당반 부모님 전원, 교사 등 동의를 받아서 설치하였고, 부모님들의 강력한 요구가 있었다" 한다. 


5. 하지만 보육교사는 다른 주장을 한다.  

어린이집 교사의 주장에 따르면 CCTV는 지난 9~10일 주말을 이용해 설치됐고, 교사 동의서는 20일에 받았다. 동의를 받아야 설치한 것이 아니라 설치 한 후에 동의서를 받았다는 것이다. 


또한 당시 운영위원회 때 세면대에 쓰러졌던 교사는 "그날 운영위원회에서 (B 씨의 좋지 않은 건강 상태를 두고 근무 여부를 결정을 하라고) 취조하듯 말씀하셔서 스트레스를 받아 눈물이 나고 마음이 힘들어 화장실 가서 울다 쓰러져 119에 실려 간 일이 있었다”고 당시 쓰러진 이유에 대해 말하였다. 그리고 교사가 한 번 쓰러졌으니 화장실에 CCTV를 설치해야 한다는 건 동의하기 어렵다고 한다.  


6. 그리고 화장실에 CCTV를 설치한 것에 대해 정작 교사들은 몰랐다. 

화장실을 이용하는 중 CCTV를 처음 발견한 이 어린이집 교사는 지난 11일을 떠올리며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고 일어서는데 CCTV가 설치돼 있는 걸 보고 엄청 놀라 기겁했다”면서, “CCTV가 있으니 의식을 많이 하게 되고 화장실 가기가 꺼려진다"고 말했다.


7. 어린이집 교사는 또 다른 의혹과 문제를 제기한다. 

어린이집 화장실에 CCTV를 설치한 것은 안전을 위해서가 아니라 노동조합 활동하는 교사를 감시하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원장의 주장대로 안전을 위해서라면 어린이집의 모든 화장실에 CCTV를 설치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았고, 또 아이들은 화장실 들어가는 순간부터 옷을 벗고 들어가기도 하는데 아이들의 인권도 존중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 


8. 해당 어린이집 운영을 지도·관리하는 춘천시의 입장은 어떨까? 

춘천시청 관계자는 26일 베이비뉴스와 한 전화 통화에서 “현장에 직접 가서 CCTV 각도를 확인해보니 세면대 쪽으로 설치돼 있었다”면서, “운영위원회에서 설치를 결정했고, (보육사업안내에) 설치하면 안 된다는 규정이 있으면 철거 지시를 하겠지만 그런 명확한 내용은 없다”고 답했다. 절차상 문제가 없고, 설치 각도가 세면대를 향해 있어 인권침해도 아닌 것으로 판단했다는 것이다.


9. 관련 법령은 어떨까? 

2020년 보육사업안내 부록편(179쪽)에 따르면, CCTV를 설치할 때는 학부모 총회나 운영위원회를 개최해 의견을 수렴하거나 CCTV 설치로 직접 영향을 받는 교사, 학부모를 대상으로 하는 설명회, 설문조사 등을 통해 사전에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고 되어 있다.


설치구역(보육사업안내 부록편 180쪽)에 있어서도 각 보육실, 공동놀이실, 놀이터(인근 놀이터 제외) 및 식당, 강당에 1대 이상씩 설치하도록 규정돼 있으며, 그밖에 외부에서 출입이 가능한 출입로(주/부출입문), 어린이집 내부의 계단과 계단 사이의 연결 공간, 어린이집 안전관리 및 보안에 중요지역 및 중요실은 어린이집의 특성을 고려해 추가 설치할 수 있고, 그 외 '관리 책임자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지역'은 CCTV 전문가, 학부모, 교직원과 협의해 추가 설치가 가능하다고 되어 있다.




10. 화장실 CCTV 설치는 정말 민감한 사안 
어린이집 교사 출신으로서 어린이집 CCTV는 정말 황당하기 그지 없다. 어린이집에 CCTV를 설치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올 때 가장 문제가 되었던 것이 바로 교사들의 인권이었다. 어떤 사람들은 도리어 CCTV 설치로 교사들의 활동에 정당성을 확인시켜주는 것이 되지 않느냐고 하는데, CCTV는 그야말로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해석이 완전 달라진다. 
누가 나의 행동을 보고 있다고 느낀다면 언제나 행동에 제약이 따를 수밖에 없고, 그것이 상당한 스트레스도 작용되어진다. 항상 신경이 곤두서 있는 느낌.. 그래서 퇴근할 때가 되면 어린이집 교사들은 몸과 마음이 모두 피폐해진다. 한 어린이집에 몇 년을 근무하는 선생님이 있다면 그 분은 정말 능력자가 아닐 수 없다. 나도 일년 근무하고 석달이나 넉달 쉬고 다시 근무하기를 계속 반복해왔다. 
그런데 이제는 화장실에도 CCTV를 단다? 원장은 선생님의 안전을 위해서라고 하지만 정말 그럴까? 화장실에서 볼 일 보는 것 조차도 신경을 써야 하는 상황인데 교사의 안전 운운하는가? 

교사들도 사람이다. 몰지각한 일부 교사들 때문에 CCTV를 설치하면서 어린이집 모든 교사를 잠재적 범죄자 취급하는 것까지도 그럴 수 있겠다고 참았다. 그런데 이제는 화장실까지 감시하고자 하는가? 우리도 사람이다. 숨 좀 쉬고 살자 ..

by 우리밀맘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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