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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숙자에게 현금 500만원을 무상으로 지급했을 때 일어나는 일들

복지와 보육정책

by 우리밀맘마 2019. 9. 5. 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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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숙자들에게 공짜돈을 주면 어떻게 될까? 


20095월 영국 런던에서 13명의 노숙자를 대상으로 작은 실험이 시작됐다. 길게는 40년 넘게 길거리를 집 삼아 살아온 이들에게 한 자선단체가 공짜 식권이나 생필품 대신 돈을 나눠 주기로 한 것이다. 이들은 각각 4500달러(470만원)를 현금으로 받았다. 이 돈에는 어떤 조건도 붙지 않았고, 노숙자들은 자기가 쓰고 싶은 곳에 마음껏 쓸 수 있었다.



이런 경우 노숙자들이 돈을 흥청망청 쓰고 또다시 손을 벌릴 것이라는 선입견이 지배적일 것이다. 그런데 결과는 전혀 예상 밖이었다. 13명 중 술이나 마약, 노름에 돈을 허비한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노숙자들의 구매욕은 소박했다. 그들은 전화기나 여권, 사전 등을 구입했다. 어디에 돈을 쓰는 게 자신한테 최상인지를 알고 있었다.

 

1년 뒤 조사해 보니 13명 중 11명이 더이상 거리를 배회하지 않았다. 대부분 장기 숙박업소(호스텔)나 노숙자 쉼터에서 살고 있었다. 다들 뭔가를 배우려고 학원에 등록하거나 요리를 배우고 있었다. 마약중독 치료를 받기 시작한 사람도 있었다.




네덜란드 언론인 루트거 브레흐만은 지난달 31(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에 기고한 '공짜 돈의 위력'이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이 사례를 소개하며 가난한 사람에게 돈을 나눠 주면 무책임하게 허비할 것이라는 추측을 반박했다. 이런 근거 없는 편견 때문에 빈자(貧者)에게 돈 대신 온갖 다른 것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짜내고 관리하느라 오히려 더 많은 세금이 들어간다는 것이다.

 

실제로 노숙자들을 관리하려면 의료비, 법률 서비스, 치안 유지비 등으로 1인당 연간 수천 달러가 들어가는 데 반해 이들 13명에게는 조사 직원 임금까지 포함해 총 82000달러밖에 들어가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노숙자 실험에 관여했던 한 조사 요원은 "솔직히 실험 결과를 별로 기대하지 않았는데 뜻밖이었다"면서 "이 실험은 우리에게 복지 문제에 다르게 접근하는 법을 가르쳐 줬다"고 말했다이 노숙자 실험에 관여했던 한 조사 요원은 "솔직히 실험 결과를 별로 기대하지 않았는데 뜻밖이었다"면서 "이 실험은 우리에게 복지 문제에 다르게 접근하는 법을 가르쳐 줬다"고 말했다. (서울신문 2014.1.2) 




브레흐만에 따르면 가난한 가정에 공짜 돈을 나눠 줬더니 범죄율, 영아 사망률, 10대 임신율, 무단결석률 등이 하락했다는 연구 결과가 최근 속속 나오고 있다. 글로벌개발센터(CGD) 소속 경제학자 찰스 케니는 지난해 6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가난한 사람이 가난하게 사는 가장 큰 이유는 돈이 없기 때문"이라며 "그들의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돈을 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노숙자와 돈에 얽힌 또 다른 이야기가 있다. 

유튜브에 영상을 올려 인기를 끌고 있는 코비 퍼신(Coby Persin)은 몰래카메라 실험을 공개했다. (아시아경제 2015. 12.1)


영상 속 코비 퍼신은 정장을 입고 1달러 지폐를 수십 장을 매달고 있다. 그는 "필요하면 가져가세요"라는 플래카드를 들고 길거리를 돌아다녔다.


먼저 양복을 입은 한 남성이 지폐 여러 장을 떼어갔다. 이어 잘 차려입은 한 여성이 등장했다. 말끔한 옷에 명품백을 들고 있는 이 여성은 지폐를 떼기 바빴다. 코비 퍼신이 "루이비통 백을 메고 있는 데도 돈이 필요하냐"고 묻자 이 여성은 "내일 네일아트를 받아야 한다"고 답했다.


다소 남루한 차림에 노숙자로 보이는 남성은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이 남성은 지폐 2장만을 가져갔다. 코비 퍼신이 "당신이 필요한 돈이 그게 다인가? 더 가져가도 된다"라고 말하자 "2달러면 된다. 다른 사람에게 줘라"라고 말했다.


해당 영상은 조회 수가 100만 건을 넘어섰다. 영상을 접한 네티즌들은 "가진 사람들의 욕심이 더 하네" "노숙자가 진정한 돈의 가치를 안다" "감동적인 영상이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저도 가난합니다. 그래서 늘 돈이 없어 어떻게 돈을 마련할까 고민하고, 돈에 쪼달려 삽니다. 브레흐만의 말이 인상깊게 다가옵니다. 가난한 사람이 가난하게 사는 가장 큰 이유는 돈이 없기 때문이다. 그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돈을 주는 것이다. 정말 공감합니다. 오늘 뉴스 보도를 보니 우리나라의 극빈층은 17.4% 인데 비해 기초생활 수급대상자는 겨우 3.2%에 지나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 원인은 기초생활 수급대상자 선정기준이 너무 높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는 현금으로 해결해야 하는 복지에는 아주 인색하거나 색안경을 끼고 보는 경향이 있습니다. 많은 경우 이렇게 말하죠. '물고기를 주지 말고 잡는 법을 가르쳐 줘라' 그런데 이 말이 틀린 것은 아니지만 이 말을 하려면 전제조건이 필요합니다. 물고기 잡는 법을 배워서 물고기를 잡을 때까지 굶어죽지 않아야 한다는 것과 또 그것을 배웠을 때 물고기를 잡을 체력과 능력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죠. 



지금 우리사회에는 현금이 있어야 기본적인 생활을 할 수 있는 극빈자들이 많이 있습니다. 수도세, 전기세, 차비가 없어서 꼼짝없이 굶어죽을 수 밖에 없는 처지에 몰려 있는 이들에게는 현금을 주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지원이고 꼭 필요한 복지입니다. 


 

by 우리밀맘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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