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아이들에게 막말하는 선생님, 인기짱인 이유는?

알콩달콩우리가족

by 우리밀맘마 2010. 4. 9. 05:30

본문

 
 


울 우가와 히가 하루는 선생님에 대해 얘기를 하더군요. 벌써 작년 일입니다. 둘 다 같은 학교에 다녔죠. 하나는 일학년, 큰 애는 삼학년, 이 둘이 앉아 선생님 이야기를 하며 깔깔대고 있습니다. 저도 관심이 있어 슬쩍 대화에 끼어들었죠. 그러자 우가가 제게 질문을 합니다. 

"엄마, 울 중딩들이 젤 싫어하는 선생님이 어떤 선생님인 줄 아세요?" 

제가 아주 호기심 어린 눈으로 되물었습니다. 

"어떤 선생님인데?"  


"바로 실력이 없어 공부는 못가르치면서 사사건건 간섭하고 야단치는 선생님"

그리고는 한 선생님의 별명을 대며, 이 선생님이 좀 그렇잖아? 그러니까 맞다 맞다, 진짜 짜증 지대로다. 언니야 안있나 그 샘 때문에 우리 반 아이들 막 울고 그랬다 아니가? 너그도 당했나? 진짜 생각만 해도 짜증난다.. 그러면서 둘이 다 인상이 험악해져서는 그 선생님의 험담을 늘어놓기 시작합니다. 아이들 이야길 듣다보니 도대체 어떤 분이길래 애들이 저리 싫어하나 궁금하기도 했지만, 계속 두었다가는 한없이 선생님 험담을 할까 싶어 질문을 바꾸었습니다.

"그럼 너희들이 좋아하는 선생님은 누구냐?" 

그런데, 울 아이들 제가 생각했던 것과는 영 다른 아주 의외의 대답을 하네요. 두 딸이 모두 좋아하는 선생님, 일명 금자샘(선생님)의 이야기를 합니다.  

"엄마, 있잖아요? 지난 번에 울 금자샘이 설문지를 주며 적어오라고 했거든요. 그런데 제가 그걸 잃어버렸어요. 그래서 선생님께 잃어버렸다고 하니까 금자셈이 저보고 '이 병신이요. 정말 병신이네.' 하면서 설문지를 주시더라구요. 그래서 그거 받아서 적어서 냈어요."

아니? 아이에게 병신이라니..제가 눈이 휘둥그레지면서 뭐 그런 선생님이 다 있냐는 식으로 화를 내려고 했는데, 정작 당사자인 울 히는 전혀 기분이 나쁜 표정이 아닙니다. 도리어 아주 재밌다는 표정입니다. 그래서 물었지요.

"히야, 선생님이 병신이라고 했는데, 기분이 나쁘지 않아."

"아니요. 안나쁜데요. 그 샘은 원래 그렇게 말을 해요. 맞제. 언니야~. 그리고 제가 그런 일을 몇번째 했거든요."

그러자 히가 옆에서 거듭니다.

"ㅎㅎㅎ 맞다. 그 선샘 원래 그렇게 잘 말한다. 금자셈 재밌고 좋다 아이가~."

그러면서 과학선생님 이야기도 해주네요. 그 선생님 아이들에게 아주 인기 만점이랍니다. 그런데 그 분도 입이 험하다네요. 아주 곱상하고 이쁜 선생님인데 아이들에게 이렇게 말을 한답니다.

"야이~ 돌들아. 지금 부를테니까. 돌에 잘 새겨라~."

이 뿐만이 아니라 여기에 쓰기에는 적당하지 않은 해서는 안될 말들을 아주 자연스럽게 사용한다고 합니다. 뭔 선생님들의 입이 저리 험한가 싶었는데, 아이들은 그 말에 기분 나빠하기 보다는 재밌어 하고, 또 그 선생님을 좋아한다네요. 그 참 아이들이 이상한건지, 제가 이상한건지.. 혼자 고민하다 다시 아이들에게 물어 보았습니다.

"너희들은 그런 선생님을 왜 좋아하는데? 엄만 정말 이상하기만 하다"

그랬더니, 아이들은 선생님의 말보다도 선생님의 얼굴표정과 눈빛과 자신들을 대하는 태도 속에서 선생님의 마음이 읽혀진다고 합니다. 비록 말은 거칠게 하지만, 선생님이 진실로 자신들을 생각하며 사랑한다는 것이 느껴지니, 그런 말도 유머로 들린다는 것이죠. 


"선생님이 말은 그렇게 해도, 우리에게 참 잘해줘요. 좋아요. 재밌기도 하구요. "

어떤 언어학자가 말로 전하는 것은 전하는 내용의 15%도 제대로 못전달한다고 하더니, 그런가 봅니다. 말도 중요하지만 상대방이 가지고 있는 마음과 태도가 무엇보다도 더 중요하구나! 한번씩 우리는 서로 끌리는 사람이 있고, 또는 왠지 싫은 사람이 있잖아요. 비록 모르고 말도 해보지 않았지만, 우리는 그 얼굴표정과 눈빛에서 상대방의 마음을 읽고 있어서 그런 것이 아닌가 싶네요. 그런데, 울 아이들 이야기를 듣고 있다보니, 요즘 선생님들 참 고생이 많으시겠다 싶습니다.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