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춘기 아들의 심리 어떻게 이해하면 좋을까요?
드뎌 울 아들 사춘기에 접어 든 것 같습니다.
이전과는 달리 하루종일 까부는데, 아무래도 걱정이 되어 한 마디 해주었습니다.
"뚱아, 장난을 치는 것은 좋은데 장난을 칠 때는 장난을 받아줄 수 있는 친구에게 까부는 것이 좋겠다. 특히 부정적인 말을 하면서 장난을 칠 때는 말이야. 혹 너의 장난으로 상처를 받는 아이도 있을 수 있으니까. 그부분은 네가 조심을 해야 할 것 같다."
울 아들 조금 생각하더니, 이런 말을 합니다.
"엄마, 사실 까부는 것은 이제 많이 했잖아요. 그래서 말인데요. 내일은 아이들을 전부 무시해 볼까 해요.
그리고 그다음엔 몇 명만 빼고 무시하고, 그 다음 날에는 발랄하게 하고.....
이렇게 한 주일만 해볼까요?
그래서 나에게 제일 좋고 편안한 것을 찾아 그렇게 살고 싶어요. "
허걱, 정말 별난 생각을 다하네요.
그런데 가만 생각해보니 그것도 괜찮은 것 같습니다. 이렇게 자신을 스스로 찾아간다는 것도 좋을 것 같구요.
"그래? 뚱이가 그렇게 하고 싶으면 한번 해봐. 그런데 아이들이 너의 그 변화에 적응하지 못함 어떡하지? "
저 어렸을 때의 환경은 울 아들 뚱이와는 비교할 수도 없었지요.
저는 뚱이보다 훨씬 내성적이었고,거의 남에게 자신을 드러내지 못했답니다.
특히 어른들 앞에서는 말 한마디도 못할 정도였답니다.
그런 제게도 사춘기가 왔습니다.
사춘기가 되면 이런 생각들을 해보잖아요.
'왜 사는지...도대체 나는 누구인가? ' 그런 철학적인 질문 말예요. 저도 그러면서 제 자신을 찾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내성적인 제 자신이 너무 싫었거든요. 그래서 제가 선택한 것이 교회를 나가는 것이 었습니다. 절 모르는 그런 환경에서 제 자신을 바꾸어가고 찾고 싶었던 것이죠. 그런 저의 선택은 좋은 효과를 발휘했습니다. 교회를 다니기 시작하면서 전 확실히 그 전보다 더 밝아지고 말도 많아졌답니다. 그런데 울 아들도 그렇게 자신을 바꾸고 싶은가 봅니다. 아니 자신이 원하는 자신을 찾고 싶은 것이겠지요.
저녁 식사 준비를 하고 있는데 울 뚱이 갑자기 저보고 가위바위보를 하자고 합니다. ㅜㅜ 제가 졌습니다.
"뚱아, 왜 가위바위보를 하자고 했어?"
"응, 내가 이기면 내일은 발랄하게 하고, 엄마가 이기면 아이들을 무시하려고 했어요.
그런데 내가 이겼으니 내일은 발랄하게 해볼래요."
"응. 그래?"
큰 딸 우가에게 뚱이와 있었던 얘기를 해주며 물었습니다.
"우야, 뚱이가 사춘기가 온 것 맞제?"
"응. 자아를 찾아가는 것 보니 사춘기가 온게 맞네."
다음 날 학교 보내놓고 난 뒤 솔직히 하루종일 궁금했습니다. 학교에 다녀온 아들,
"뚱아, 오늘 발랄하게 해봤나?"
"아니요."
"왜?"
"지금 모습이 편해서요. 바꾸려니까 힘들어요."
"그래? 이미 아이들이 너를 아는데, 바꾸려니 힘들거야. 언제 우리가 이사를 가거든, 그때 다시 한 번 도전해보자. 그 땐 사람들이 너를 모를테니 바꾸기가 더 쉬울꺼야."
울 뚱이 그것이 좋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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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견우라는 블로그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놈1~4'까지 자신이 겪었던 질풍노도의 사춘기를 잘 그려내고 있더군요.
(관련글 -> http://v.daum.net/my/zxzx2612 ) 읽으면서 여러모로 공감이 가더군요. 여러분도 한 번 찾아가보세요.
어떤 청소년 상담가가 이런 말을 하더군요.
'사춘기 그 시기에 부모들이 힘들다.
하지만 더 힘든 것은 사춘기를 겪는 그들 자신이기에 부모들은 곁에서 참고 견디어 주어야 한다.'
그 얘기를 듣는데, 저는 제가 아기를 낳았을 때가 생각 나더군요.
아기를 낳는 것은 정말 힘든 작업이잖아요. 그런데 아기를 낳는 부모보다 아기는 10배나 더 힘들다고 하더군요.
작은 입구를 통해 세상에 나오려고 하니 얼마나 힘들겠습니까?
어쩌면 '사춘기'는 아기가 태어날 때의 힘든 작업을
자아를 찾기 위해 한번 더 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제 비유가 적절한지는 모르겠네요. ㅎㅎ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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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우리밀맘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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