빼빼로데이, 아빠와 막내 딸의 유쾌한 대화
11월11일, 오늘이 빼빼로 데이라네요.
에휴~ 뭔 시간이 이리 빨리 지나가나요?
며칠 전 울 남편과 막내가 티격태격합니다.
세상에서 아빠 빼껴먹는 것을 최고의 낙으로 아는 막내 딸과
그런 막내딸을 놀려먹는 것을 최고의 재미로 삼는 아빠가 만났습니다.
먼저 딸이 포문을 엽니다.
"아빠, 수요일이 빼빼로데이레, 빼빼로데이가 무슨 날인지 알지?"
"알지, 그거 너처럼 통통한 아이들이 빼빼해지기 위해 금식하는 날이잖아!,
그 정도는 아빠도 안다구!!"
ㅋㅋ 빼빼로데이가 통통하고 뚱뚱한 사람들 살빼기 위해 다이어트 하는 날이랍니다.
벌써 시작부터 둘 사이에 뭔가 불꽃이 튀는 느낌입니다.
"그래 맞아, 그렇게 다이어트 하면 당이 떨어지잖아,
그래서 초콜렛 바른 과자를 먹어줘야 해"
"그런 거 먹으면서 무슨 다이어트를 하냐?"
"아빠도 생각해봐, 내가 다이어트한다고 굶고 있으면 신경이 날카로워지고
그러면 아빠한테 막 짜증을 내겠지? 그래도 좋아?"
이럴수가 울 막내의 응수가 대단합니다.
작년과는 많이 다르네요. 이전에는 이쯤되면 눈에서 눈물이 글썽글썽
그래서 아빠의 항복을 받아냈는데, 이번에는 도리어 능수능란하게 아빠를 공격합니다.
"아니, 그러면 안되지. 하지만 그런 초콜렛 바른 과자는 남친에게 받아야 하는거야. 넌 남친도 없냐?"
"그런 건 우주에 존재하지 않아."
"그럼 네 친구들보고 달라고 하면 되잖아"
"여자들끼리는 받는다고 하는게 아니라 물물교환이라고 하는거야. 난 그거 싫어"
"아빠가 남자냐? 가족이지. 가족끼리 그러는 거 아닙니다. "
울 남편 계속해서 살살 막내를 약올립니다.
하지만 울 막내 중3 말년이 되더니 그 포스가 장난 아니네요.
"아빠, 생각해봐. 내가 아는 남자는 이 세상에 두명이야.
그 중에 하나는 고딩이라고 바빠서 얼굴도 못봐.
그리고 그 고딩은 가난해서 초콜렛 바른 과자를 살 능력이 안돼.
그러면 누가 남았어? 당연히 아빠지?
그러니 아빠가 이 세상의 남자들을 대표해서 내게 빼빼로를 사 줘야 하는 거야. 알았지?"
"그걸 꼭 먹어야겠어? 과자 회사의 상술에 놀아나지 말고, 우리 주체적으로 삽시다."
"응 난 주체적으로 아빠가 주는 빼빼로를 먹고 싶어.
그리고 난 새로나온 신제품을 아~주 좋아해,
그러니 내게 뭘 줘야 할 지 알겠지?"
"헐~~~^^"
세상에 울 남편이 막내와 말싸움에서 지다니.. 세상에 이런 일이..
ㅋㅋ 뭐 막내랑 싸워서 이겨본 적이 없는 남편이지만요.
이뻐서 곧 죽을 표정으로 막내를 바라보고 있는 아빠에게 막내가 한 마디 더 덧붙입니다.
"아빠 막내 딸은 정말 착해.
보통 여자들은 가르쳐주지도 않고 내가 뭘 원하는지 알지? 알아서 가져와. 그러잖아.
그러면 남자들은 뭔지 몰라서 빡치잖아.
그런데 난 뭘 가져오라고 딱 가르쳐주잖아. 얼마나 좋아? 그렇지?"
울 남편 그렇게 막내에게 교육을 받더니 오늘 아침 우리집 여자들을 살짝 감동시키네요.
새벽기도를 마치고 돌아오니 집 탁자에 이런게 놓여 있습니다.
우리집 세 여자를 위해서는 엽서를 동반한 빼빼로를
그리고 아들에게는 아무 것도 씌여져 있지 않은 포키를 주네요.
오늘 아침 울 아들 차별 받았습니다. ㅋㅋ
하나 더 있어야 정상인데, 둘째가 서울에 있다보니 여기에 없네요.
서울 딸에게는 택배로 보냈다나 뭐라나..
오늘도 알콩달콩 아니 달콤한 사랑 나누며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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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우리밀맘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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