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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보다 나이 어린 아내의 오빠 어떻게 불러야 하나?

좋은가정만들기

by 우리밀맘마 2023. 8. 25. 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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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쏭달쏭 호칭문제 어떻게 불러야 하나?
 
전 남들이 흔히 말하는 교회 오빠와 결혼했답니다. 남편을 처음 만났을 당시 전 고등학생이었고, 남편은 교회에서 고등부를 가르치는 선생님이었습니다. 남편이 담당하는 반의 학생이 된 적은 없지만, 당시 대학 4학년인 남편은 교회에서 선생님이었고, 저는 학생이었습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남편과 사귀면서도 전 늘 남편을 ‘선생님’ 이를 줄여서 ‘샘’이라고 불렀고, 남편은 제 이름을 불렀답니다.
어느 날 남편이 제게 그러더군요.
 
“샘이라고 하지 말고 오빠라고 해라”
 
ㅎㅎ 그런데 오빠라는 호칭이 왜 그리 닭살 돋는지.. 잘 안되더라구요. 어떨 때는 반 강제로 오빠라고 부르라고 윽박지르기도 했는데, 이상하게 다른 교회 오빠들은 쉽게 오빠, 오빠 하고 부르는데, 남편만은 ‘샘’이 더 편하고, 오빠라는 말은 잘 안 나오네요. ㅎㅎ
 
결혼해서 목사님이 저희 집에 심방 오셔서는 부부관계가 원활하기 위해서는 호칭부터 빨리 정리해야 한다며, 설교는 안하시고 한 시간 내내 ‘여보’ 부르는 훈련을 시키시더라구요. 덕분에 저희 부부 결혼한 지 한 달도 안 되어 아주 자연스럽게 서로 ‘여보’라고 부르며 살아왔습니다.
 
그런데 우리 둘이 있을 때는 괜찮은데 시집이나 친정을 가면 좀 곤란한 문제가 생깁니다. 제가 우리 집에서 막내고, 남편은 시댁에서 장남입니다. 나이 차이가 좀 나다보니 호칭문제가 생기더군요.
 
먼저 시댁에 가면 남편의 여동생이 둘이 있는데, 모두가 저보다 나이가 많습니다. 특히 남편의 둘째 여동생은 교회에서 제 직속 선배였고, 제가 항상 ‘언니~ 언니’ 하며 따라 다녔거든요. 그런데 결혼하고 보니 ㅎㅎ 서로가 어떻게 불러야 할지 난감합니다. 저야 뭐 예법대로 ‘큰 아가씨, 작은 아가씨’ 그렇게 부르면 되었지만, 두 분은 제게 ‘새언니’라고 해야 하는데, 그 말이 쉽게 나오겠습니까? 작은 아가씨가 얼떨결에 제 이름을 부르다가 시어머니에게 들켜서 엄청 혼나고, 그 다음부터는 절 ‘새언니’라고 부르더군요. 아 그 불편함이란~~ 지금은 이십 몇 년을 듣다보니 아주 익숙해져서 괜찮지만 결혼 초에는 정말 힘들었습니다.
 
 

 
 
그런데 남편이 처가인 제 친정에 오면 더 곤란한 일이 벌어집니다.
 
제 위로 오빠가 둘 있는데, 둘 모두 남편보다 나이가 어립니다. 그리고 두 사람 다 남편의 중학교 후배입니다. ㅜㅜ 학교 다닐 때 서로 안면이 없는 사이지만 중학교 후배를 처남으로 둔 남편과 오빠들 만나면 일단 서먹함과 함께 서로 기선을 제압하려는 불꽃이 일어납니다.
남편이 처음에는 두 오빠에게 ‘처남’이라고 부르더군요. 그런데, 저희 집은 아빠가 일찍 돌아가셔서 큰 오빠가 집의 가장 노릇을 오래전부터 해왔거든요. 친정 엄마는 사위가 아들을 부르는 호칭이 좀 마음에 들지 않았나 봅니다. ‘처남’이라는 말이 손아래 사람을 부르는 뉘앙스가 있잖아요. 그래서 한 날은 사위를 불러 조용히 부탁하셨습니다.
“큰 처남에게만은 형님이라고 불러주면 안되겠나?”
갑작스런 장모의 요청에 남편이 많이 난감해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처남이라는 호칭이 일반적인 바른 호칭인데, 아무리 처의 오빠라고 해도 중학교 후배인데, 그 후배에게 형님이라고 부르라는 말이 쉽게 용납되지 않는 것이죠. 남편이 국문과를 나왔거든요. 이런 쪽은 전문가다 보니 전문가의 식견으로 먼저 장모를 설득합니다.
“어머님, 바른 호칭이 처남입니다.”
그러자 엄마가 다시 이렇게 부탁합니다.
“내 그런 줄 안다마는 자네가 우리 집에 와서 처남이라고 부를 때마다 장인이 없다고 우리집을 얕잡아 보지 않나 하는 불편한 생각이 자꾸 들어서 그렇네. 그래서 어렵지만 이렇게 부탁하는 것일세.”
남편이 한참을 생각하더니, 알겠다고 대답합니다.
그 후로부터 남편은 제 큰 오빠에게는 “형님”이라고 하고, 작은 오빠는 “작은처남”이라고 부릅니다. 그런지 벌써 이십수년이 되었네요.
 
남편에게 후배에게 형님이라고 부르는 것이 불편하지 않냐고 살짝 물어봤습니다.
그러자 남편이 이렇게 대답하네요.
“불편하지, 그래도 마누라가 이뻐서 봐준다.”
 
 

 
 
그런데, 이런 문제를 가진 집이 의외로 많더군요. 호칭을 어떻게 해야 하나? 국립국어원에서 이런 문제를 종합해 "표준 언어 예절"집을 발간했습니다. 거기에 보니 이렇게 정리해있네요. 참고가 될 것 같아 정리해봅니다.
 
1. 부부는 서로를 ‘여보’라고 부르는 것이 좋고, 흔히들 사용하는 ‘자기’라는 말은 좋지 않다. 그리고 남편과 이야기하면서 남편을 지칭하는 경우는 ‘당신’이다. 시부모에게 남편을 지칭할 경우에는‘아범’,‘ 아비’로 써야 하고, 아직 아이가 없을 때에는‘그이’로 지칭할 수 있다. 남편의 친구들에게는 ‘그이’,‘애아버지’,‘애 아빠’,‘ 바깥양반’,‘ 바깥사람’으로 쓰는데 ‘○○[자녀] 아버지, ○○[자녀] 아빠’도 허용한다. 남편의 회사에 전화를 걸어 남편을 바꾸어 달라고 할 때는 성(姓)과 직함 또는 성명과 직함을 사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상황에 따라 거기에 ‘님’을 붙일 수도 있다.
 
2. 남편이 아내를 부를 때는 ‘여보’라고 하는 것이 일반적이며, 아이가 있을 때에는 ‘○○[자녀] 엄마’를 쓸 수 있다. 아내와 이야기하면서 아내를 지칭하는 말은 일반적으로 ‘당신’이며, 아내를 ‘와이프’ ‘부인’ 또는 ‘마누라’로 부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친부모에게 아내를 지칭하는 말은 ‘어멈’,‘ 어미’, ‘ 집사람’,‘ 안사람’,‘ ○○[자녀] 엄마’이다. 자녀가 없는 경우에는‘집사람’,‘ 안사람’을 쓴다. ‘집사람’,‘ 안사람’은 윗사람이나 남에게 아내를 지칭할 때 겸양의 표현으로 써야 하며, 손아래 동기에게 사용하면 아내를 낮추는 의미가 되므로 손아래 동기의 처지에서 부르는 말로 지칭하는 것이 올바르다. 또한 아내 회사에 전화를 걸어 아내를 지칭할 때에는 이름 뒤에 씨를 붙이거나, 이름이나 성 뒤에 직함을 붙여 부른다.
 
3. 오빠의 아내를 부르는 말은 ‘새언니’,‘언니’이다.‘ 새언니’,‘ 언니’가 자신보다 나이가 적어도 마찬가지이다. 당사자에게 지칭할 때는 호칭과 같은 ‘새언니’,‘ 언니’를 쓰고, 부모, 동기와 그 배우자에게 지칭할 때는 ‘새언니’,‘ 언니’,‘ 올케’,‘ 올케언니’를 쓴다. 단, 남동생에게는 그의 입장에서‘형수님’이라 지칭할 수도 있다.
 
4. 남편의 여동생에 대한 호칭은 ‘아가씨’,‘ 아기씨’이다. 남편의 여동생이 혼인을 하여도 호칭에는 변함이 없다. 남편의 여동생 당사자를 가리킬 때와 시댁 쪽 사람에게 남편 여동생을 지칭할 때는 호칭과 마찬가지로 ‘아가씨’,‘ 아기씨’라 하고, 친정 쪽 사람에게는‘시누이’,‘ ○○[자녀] 고모’를 지칭으로 쓴다. 자녀에게 남편의 여동생을 지칭할 때는 자녀의 위치에 서서 ‘고모’ 또는 ‘고모님’으로 지칭한다. 그 밖의 사람에게는 ‘시누이’,‘아가씨’,‘아기씨’,‘ ○○[자녀] 고모’를 쓴다.
 
5. 아내의 오빠를 부르는 말은 ‘형님’이다. 아내의 오빠에 대한 전통적인 호칭은 ‘처남’이었고, 처가 쪽의 서열에 관계없이 연령순으로 위아래가 정해졌다는 것이 전통윤리에 밝은 분들의 지적이다. 아내의 오빠와 나이가 열 살 이상 차이 나지 않을 경우에는 서로 벗 삼아 지냈다는 것이다. 따라서 아내의 오빠를 ‘형님’이라고 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도 있다. 그러나 여자가 시집을 가면 나이에 관계없이 남편 쪽의 서열에 따라 남편 동기의 배우자에 대한 호칭이 정해지는데, 아내의 동기들에게는 여자의 서열에 관계없이 남자들의 나이에 따른다는 것이 지나친 남성 위주의 사고이다. 그뿐만 아니라 요즈음은 처남과 매부가 친형제 이상으로 가깝게 지내는 일이 많고 심지어 남에게도 ‘형님’이라고 하는데, 손위 처남을 ‘형님’이라고 할 수 없다는 것은 너무 낡은 주장이다. 따라서 현실을 존중하여 아내의 오빠를 부르는 말은 ‘형님’이라 하되, 자신보다 나이가 어릴 경우에는 ‘처남’이라고 부를 수 있다.
 
아내 남동생을 부르는 말은 전통에 따라 ‘처남’이다. 아내의 남동생의 나이가 어리더라도 이름을 부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그리고 아내 남동생을 그 당사자에게 지칭할 때는 ‘처남’,‘ 자네’로 지칭한다. 아내에게 아내 남동생을 가리킬 때는 호칭과 마찬가지로 ‘처남’으로 지칭한다.
 
휴~ 우리말의 호칭은 너무 복잡한 것 같습니다. 유교의 영향으로 서로의 관계 간에 갖춰야 할 예절을 강조하기 때문에 이렇게 복잡한 호칭이 생겨나지 않았나 싶은데, 좀 더 간단하고 쉽게 서로를 부를 수 있도록 호칭이 정리되면 좋겠네요.
 
그리고 형제간이 아니라 이렇게 결혼이나 촌수로 묶여진 관계라면 나이에 상관없이 서로 존댓말을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저희처럼 나이가 많은 시누이와 나이어린 올케를 두었을 경우, 또 반대로 나이가 어린 처남과 나이 많은 매제를 두었을 경우는 더더욱 서로 존대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2023년 8월 현재 저는 남편을 다시 오빠라고 부릅니다. 간혹 친정 큰오빠와 같이 있을 때에도 남편을 오빠라고 불러 모두가 당황할때가 있지만  평소 집에서는 남편을 마음 편히 오빠라고 부릅니다. 남편을 부르는 호칭이 계속 바뀌는 걸 아는 울 큰딸이 물어보더군요. "엄마 오빠 다음은 뭐라고 부를꺼야"  생각해보지 않아 대답은 못했는데 그때 가봐야 알 것 같습니다.^^
 
이글은 2023년 8월 25일에 Update 되었습니다.
 

by우리밀맘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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