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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집 평가인증 제도로 보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 해결해야 할 필수사항

어린이집이야기

by 우리밀맘마 2015. 12. 3. 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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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집 평가인증과  실태 그리고 사후관리

 

 

어린이집 평가인증제도라는 것이 있습니다. 영유아보육법 제30조에 근거한 제도이며, 어린이집 평가인증을 통해 보육서비스의 질적 수준을 향상시키고 영유아들의 건강한 성장 발달을 도모하고자 하는 것이 이 제도의 취지입니다.

 

그런데 이 평가인증제도가 올해 국회에서 도마에 올랐습니다. 새정치민주연합 남인순 의원(보건복지위원회)께서 어린이집 평가인증 후 사후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고 지적한 것입니다. 

 

보건복지부에서 국정감사 자료로 제출받은 ‘어린이집 확인점검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6월까지 무작위로 선정한 어린이집 654개소에 대해 실시한 확인점검 결과 평가인증 점수가 하락한 어린이집이 전체 어린이집의 88.2%(577개소)로 나타난 것입니다.

 

거기다 아동폭력 등 문제가 되었던 어린이집이 평가인증에서 아주 높은 점수를 받은 것을 두고 과연 현행 평가인증제도가 그 취지에 맞는 역할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하였습니다.

 

 

 

 

1. 어린이집 평가인증제도란 무엇인가?  

 

어린이집 평가인증은 우리나라의 보육정책을 집행하는 공공기관인 한국보육진흥원이라는 곳에서 합니다.

평가인증을 하는 이유는 앞서 말씀드렸듯이 어린이집의 질적향상에 있고, 구체적으로 다섯가지의 사업목적을 갖고 있습니다. 

 

사업목적

효과적인 어린이집 질 관리 시스템을 통해 보육서비스의 질적 수준 향상

영유아에게 쾌적하고 안전한 보육환경을 조성하여 건강한 성장과 발달 촉진

평가인증 과정을 통해 어린이집 교직원의 전문성 증진

부모에게 어린이집 선택의 합리적인 기준과 정보 제공, 양질의 보육서비스를 통한 자녀양육 지원

영유아를 위한 정부예산의 합리적인 집행, 효율적인 지원 및 관리 기능

 

 

평가인증 과정은 신청단계 이후 참여확정(2개월), 현장관찰(1개월), 심의(1개월) 총 3단계로 진행되며, 약 4개월의 기간이 소요됩니다. 어린이집이 평가인증을 받기 위해서는 최소 4개월간 여기에 매달려야 한다는 이야기도 되는 것이죠.

 

지금 우리 어린이집도 평가인증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준비하고 있는데, 솔직히 많이 힘듭니다. 왜냐하면 여기서 요구하는 서류가 만만찮습니다. 이때문에 우리 어린이집 교사들 토요일을 반납하고 출근해서 필요한 서류를 갖추고, 또 시설과 환경도 보완하고 있습니다.

 

 평가인증은 일년에 11차례 할 수 있습니다. 이전에는 평가인증이 어린이집 자율에 맡겼고, 강제하지 않았는데, 이번에 법개정이 되면서 의무적으로 받아야 합니다. 그리고 한 번 통과가 되면 3년간 유효합니다. 3년 후에는 다시 신청해서 인증을 받아야 하는 것이죠.

 

 



 

 

 

평가인증은 9가지 항목을 점검합니다.

 

①정원을 준수 ②예결산 및 회계서류 구비 ③안전사고에 대한 보험 가입 ④영유아보육법 관련 행정처분 ⑤어린이집의 설치기준 ⑥보육실의 설치기준 ⑦보육교직원의 배치기준 ⑧보육직원의 정기 건강검진 ⑨비상대피 시설 설치가 제대로 되어 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죠. 특히 2번과 4번은 기본항목으로 이 부분은 완전 서류전쟁이라고 할만합니다.

 

이러한 것이 갖추어졌다면 이제 참여수수료를 납부하면 현장 점검이 나옵니다. 참여수수료는 100인 이상(45만원), 40인 이상(30만원), 39인 이하(25만원)  이며, 장애아전문 어린이집의 경우 정원에 따라 수수료 금액이  적용됩니다.

 

현장관찰 단계에서는 참여확정 어린이집에 현장관찰자가 방문하여 평가인증 지표에 따라 어린이집의 질적 수준에 대한 관찰 및 보고가 이루어지는 데, 사전에 어린이집 각각에 대해 2주간의 관찰주간을 지정하여 어린이집에 통보해 줍니다. 그리고 이 관찰주간 중 현장관찰일을 정하여 사전에 고지없이 어린이집 1개소 당 2인(99인 이하 어린이집) 또는 3인(100인 이상 어린이집)의 현장관찰자 파견되어, 1일간 관찰을  실시합니다. 하루 종일 꼼꼼하게 살펴봅니다. 특히 아이를 돌보는 교사의 행동과 언어에 많이 관심을 가지더군요.

 

현장 점검을 마치면 심의 단계로 갑니다. 심의는 학계전문가, 현장전문가, 보육 담당 공무원의 3인 1조로 구성된 심의위원회에서 조별로 진행하는데, 기본사항확인서 10%, 자체점검보고서 10%, 현장관찰보고서 55%, 심의위원회 의견서 25%를 반영하여 이루어집니다. 총점이 100점 만점에 75점 이상을 받아야 평가인증이 되며, 그 아래는 유보되거나 불인증이 됩니다.

 

이렇게 인증이 되면 보건복지부장관 명의의 인증서 및 인증현판을 제작하여 해당 어린이집으로 직배송해줍니다. 그러면 어린이집에서는 이 현판을 입구 잘보이는 곳에 붙여둡니다.

 

 

 

 

2. 사후관리 무엇이 문제인가? 

 

그런데 여기서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어린이집 평가인증 사후 품질관리를 위해 평가인증을 유지 중인 어린이집을 무작위로 선정하여 확인점검자 방문을 통해 인증 당시의 품질 수준이 유지되고 있는지 확인점검을 합니다. 2013년에는 1,000개소의 어린이집을 대상으로 확인점검을 실시했고, 2014년부터 매년 2,000개소의 어린이집을 불시 방문하여 확인점검을 실시합니다.  

 

그 결과 2014년에는 총 1,845개의 어린이집 중 88.9%(1,640개소)의 어린이집에서 평가인증 점수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올해(2015)  6월 현재 확인점검을 실시한 654개소 중 88.2%(577개소)에서 인증점수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어린이집 확인점검 자료’에 따르면, 어린이집 인증 유효기간이 연장되는 95점 이상의 점수를 받은 어린이집은 2014년 3.1%(56개소), 2015년 6월 현재 3.8%(25개소)에 불과하며, 75점 이상 95점 미만은 2014년 74.4%(1,373개소), 2015년 6월 현재 76.6%(501개소), 재점검 후 인증 유효기관을 6개월 감축하는 75점 미만은 2014년 22.5%(416개소), 2015년 6월 현재 19.6%(128개소)로 나타나 확인점검제도가 시행된 지 4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평가인증 후 점수 하락이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그런데 이건 당연한 것 아닌가요? 평가인증을 받기 위해 준비되어 있는 상황에서 점검을 받는 것과 그 후 긴장이 풀린 상태에서 갑자기 받는 결과가 같을 수는 없는 것이죠. 그리고 평가인증의 점검사항과 평상시의 어린이집 보육상황은 많이 다릅니다. 일선 보육교사들이 평가인증제도에 대해 한결같이 하는 말이 있습니다. 바로 평가인증 때 점검받는 항목들 중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것입니다. 이런 점이 사후관리 상황에서 인증점수가 떨어지는 가장 큰 요인이기도 하며, 또한 확인점검사항이 비현실적이라는 것을 나타내주는 증거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2016년 6월 현재까지 평가인증을 유지중인 어린이집은 전체 어린이집의 76.4%(3만2,836개소)로 국공립어린이집의 91.5%(2,344개소), 사회복지법인 90.2%(1,277개소), 법인·단체 어린이집 81.6%(688개소), 민간 75.8%(1만1,130개소), 가정 74.7%(1만6,874개소) 순으로 나타나 국공립어린이집과 법인어린이집의 평가인증 유지율이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번 국회에서 어린이집의 사후관리를 더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는데, 저는 여기에 두 가지 문제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첫째는 교사의 격무입니다.

이번 평가인증제를 지적한 남인순 의원도 인정했듯이 평가인증시 보육교사가 격무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보육교사들이 임지를 옮길 때 제일 먼저 물어보는 것이 평가인증 언제 하느냐입니다. 올해 해야한다고 하면 고민되는 것이죠. 남인순 의원은 이에 대해 보육교사의 과중한 업무를 줄이기 위해 평가인증 시 행정업무를 보조할 수 있는 행정보조원 투입이 시급하다고 했는데, 전적으로 공감합니다.

 

둘째는 비용문제입니다.

앞서 나온 자료처럼 평가인증 후 계속 그 점수를 유지하는 곳은 대부분 국공립이거나 단체에서 운영하는 곳입니다. 즉 국가과 관련 기관에서 재정지원이 원활한 곳은 질적 향상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이죠. 하지만 민간이나 가정 어린이집은 전적으로 어린이집에서 모든 비용을 자체 부담해야 합니다. 

 

가정어린이집의 경우 보통 평가인증을 위해 투입되는 재정이 최소 600만원이상입니다. 서울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지방의 경우 어린이집 운영이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원장이 운전하고 주방에서 요리하고 해야 그 인건비를 겨우 가져가는 정도인데, 여기에 이렇게 몫돈으로 재정투입을 해야 하니 어린이집 입장에서는 죽을 맛입니다. 그렇다고 평가인증 점수가 높으면 따로 보상이 나오는 것도 없습니다. 이것은 곧 어린이집의 재정적자로 이어집니다. 그렇기에 사후관리가 어려워지는 것이죠.

 

평가인증제가 갖고 있는 원래 취지를 잘 살려서 질적향상이 있게 하려면 제가 지적한 이 두 부분에 대한 정부의 제도적 지원이 절실합니다. 이번 국회에서 이 부분도 좀 보완되길 바랍니다.

 

이제 평가인증제가 의무화되었습니다. 저도 보육교사 5년차인데, 한 번의 평가인증을 받았고, 지금 다시 평가인증을 받기 위해 준비하고 있습니다. 요즘 정말 힘듭니다. 준비하면서 일선 보육교사의 입장에서 한 가지 제안하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앞서도 이야기 했지만 제발 평가하는 방식과 항목을 현실화해주길 바랍니다. 공무원들은 뭐든 문서로 다 해결하려합니다. 그러다 보니 문서 양식도 그렇고 가지고 있어야 할 문서도 형식적인 것이 너무 많습니다. 게다가 현장점검 때도 보면 아이를 보살피는 매뉴얼이 현실성이 없습니다.  이론대로 할 수만 있다면 좋겠지만 그 이론대로 지켰다가는 또 다른 사고나 어려움을 당하게 됩니다.왜냐하면 그 매뉴얼은 어린이집에서 보육교사가 아이들을 돌보는 환상적인 환경이 갖춰졌을 때 가능한 것이거든요. 현실은 교사 1인이 담당해야 할 아이들 정원부터가 많습니다. 그런데 매뉴얼은 교사와 아이가 일대일 상황일 때가 가능한 행동을 요구하고 있거든요. 

 

평가인증제도가 갖고 있는 장점도 참 많습니다. 평가인증 때문에라도 어린이집은 어쩔 수 없이 환경개선을 해야 하고, 아이들 놀이기구나 보육자료도 새로 갖춰야합니다. 또 선생님들도 현장점검에 지적당하지 않도록 보육 매뉴얼을 다시 들여다보고 어떻게 하든 지적을 피하기 위해 애를 써야 합니다. 그러니 평가인증 때문에 어린이집이 실제 그 질을 높일 수 있는 것이죠. 하지만 좋은 제도가 좋은 결실을 맺으려면 그에 합당한 제도적 보완과 실제적인 지원이 필요합니다. 현재는 제도는 있지만 지원책은 없는 실정이구요. 이런 부분이 서로 균형을 이룰 수 있기를 바랍니다. 

 



 

 

by우리밀맘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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