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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심 사로잡는 교회오빠와 결혼해 24년을 살아보니

좋은가정만들기

by 우리밀맘마 2016. 4. 21. 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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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여자들의 로망인 교회오빠의 정체와 교회오빠와 행복하게 사는 비결 


‘교회오빠’ 하면 제일 먼저 생각나는 게, 그냥 교회에 가면 친근한 미소로 만날 수 있는 착한 사람, 특히 성가대 가운을 입거나 기타를 둘러멘 채 선한 웃음을 짓던 오빠가 떠오릅니다. 예전에 교회오빠는 '교회에서 만나 알고 지내는 오빠'입니다. 그래서 남자와 걸어가는 모습을 친구가 보고 "누구야" 물으면 "그냥 교회오빠야"라고 답하면 그런가보다 했죠. 이렇게 예전 교회오빠는 그저 해명용 호칭에 불과했습니다.

 

그런데 그런 착한 남자 교회오빠가 요즘은 범주가 더욱 넓어져, 어느새 '교회오빠'는 '엄친아'처럼 여러모로 괜찮은 남자를 나타내는 표현이 됐으며, “교회오빠가 되고 싶으세요?”라는 광고 카피까지 등장했습니다. 바야흐로 교회오빠는 기독교라는 종교의 틀을 넘어 괜찮은 남자를 지칭하는 대명사로 발돋움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교회오빠 1배우 정용화



교회오빠에 대한 친근함은 인기 연애인들이 교회에서 사랑을 키워 결혼에 골인했다는 기사도 한 몫 했습니다. 시간이 좀 지나긴 했지만, 인기 걸그룹 SES 출신 배우 유진이 경기도 안양의 한 교회에서 같이 신앙생활을 했던 기태영과 결혼을 했구요, 배우 한지혜, 이유리, 조향기, 가수 이수영도 교회오빠와 결혼을 했습니다.


이러다보니 여러 포털사이트 고민게시판, 연애 관련 카페에는 좋아하는 교회오빠와 가까워질 수 있는 방법, 사귀는 법 등을 묻는 10대 청소년의 질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습니다. 이렇게 교회오빠가 사회적인 관심을 갖게 되다 보니 교회오빠의 위상도 달라지고 있고, 교회오빠라 불릴 수 있는 가입조건(?)부터 까다롭습니다.

 


교회오빠 2

①하얀 피부, 말끔한 외모

②성실하고 부지런하며 예의바른 생활

③깔끔한 셔츠에 조끼, 면바지 등 단정한 스타일을 즐겨 입음. 검은색 뿔테 안경이면 화룡점정

④좋은 말 착한 말 등 긍정적인 표현을 잘함

⑤기타를 잘 치거나 맑은 목소리로 무슨 노래든 깨끗이 소화해냄.'


남자들은 "슈퍼맨도 아니고, 저런 걸 다 갖춘 남자가 어디 있어"라며 고개를 가로젓습니다. 그러나 신앙을 가진 여성은 위 조건에 열광합니다. 기독교 신앙을 가진 여성들이 가장 먼저 꼽는 조건이 같은 신앙을 가진 사람인데, 교회오빠는 일단 첫 번째 조건부터 충족하고 들어갑니다. 그렇게 같은 신앙을 가진데다가 외모도 깔끔하고, 성격도 좋고, 거기다 직장까지 좋다면 금상첨화인 셈이죠.


교회 밖 오빠들은 그래서 교회오빠를 부러워합니다. 일요일 교회 인근 커피숍에서 여자 선후배, 친구들과 함께 웃음꽃을 피우는 교회오빠들의 모습, 짝이 없는 솔로들에겐 정말 부럼움과 시샘의 대상인 것이죠. 특히 이런 솔로들이 교회오빠를 부러워하는 이유는 여성과 자연스럽게 어울리고 얘기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는 곳은 교회를 제외하면 몇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솔로부대 탈출 매뉴얼'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솔로 탈출의 해결책으로 '교회 갈 것'을 1순위로 꼽는다고 하네요.


교회오빠가 있으면 교회동생도 있겠죠? 교회동생 상당수는 "요즘 말하는 '교회오빠 스타일'을 갖춘 멋진 교회오빠는 우리교회에는 없다"고 입을 모읍니다. 매스컴에서 탤런트 최다니엘, 그룹 SG워너비의 이석훈, MBC 오디션 프로그램 '위대한 탄생'의 조형우 등을 교회오빠 스타일로 꼽지만 그런 스타일을 갖춘 남자는 교회에서도 찾기 힘들다는 것입니다. 도리어 교회오빠의 긍정적 이미지를 악용하는 '나쁜' 교회오빠들도 심심찮게 볼 수 있는게 현실이라고 합니다. 무조건 교회 다닌다고 교회 오빠가 아닌 것이죠.




 

음~ 저는 24년 전에 교회오빠랑 연애하다가 결혼했습니다. 울 남편 교회오빠의 전형적인 모습을 갖춘 남자입니다. 좋겠죠? ㅎㅎ 솔직히 좋습니다. 제가 이 교회 오빠와 24년을 살아보니 가능하면 교회오빠랑 결혼하라고 추천하고 싶습니다.

 

교회오빠가 어떤 점이 그리 좋냐구요? 솔직히 교회오빠랑 결혼해서 살아보면 3개월도 채 지나지 않아 그 환상은 산산이 부서지고 맙니다. 제가 그랬습니다. 실망한 마음에 결혼 초에 남편과 엄청 싸우기도 했구요. 이혼의 위기도 참 많았습니다. 그런 위기를 다 겪다보니 24년이 되었네요. 요즘 우리 부부 손잡고 걸어 다닙니다. 아이들 앞에서 심심찮게 애정행각을 벌이다 보니 울 아이들 우리 부부를 한쌍의 바퀴벌레 보듯 합니다. 날이 갈수록 남편이 더 사랑스러워 보이고, 남편도 절 더 이뻐하구요. 연애할 때보다 더 짜릿합니다.

 


그런데 한 가지 아셔야 할 게 있습니다. 이렇게 된 거 울 남편이 교회오빠라서 그런 거 아니라는 겁니다. 교회오빠가 사랑을 보증해주진 않습니다. 사랑하려고 노력하고, 또 위기를 함께 극복해가면서 생겨나는 것입니다. 


제가 교회오빠랑 살아보니 교회오빠의 가장 큰 장점이 있습니다. 바로 소통하는 능력입니다. 기독교인들은 아무래도 부부가 이야기를 나눌 일이 좀 많은 것 같습니다. 주일에 함께 예배가야 하고, 마친 후 식사하면서 교회에서 있었던 일, 목사님의 설교에 대한 생각, 아이들의 신앙생활 등 대화할 거리가 많거든요. 우리 부부 아주 사소한 것부터 참 대화를 많이 합니다. 그러다 서로 생각이 달라서 다투기도 하지만, 그것도 좋은 것 같아요.

 

남편이 이러네요. 최근 초등학교 동창을 만났는데 거의 이혼 위기에 있다가 아내의 권유로 교회를 나가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마지막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아내 따라 교회를 갔는데, 그 교회는 가정의 행복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예배 때 부부가 같은 자리에 앉아야 하고, 예배 후 식사도 부부가 같이 해야 하고, 그런 뒤에는 부부가 티타임을 의무적으로 가져야 한답니다. 티타임 때 목사님의 설교에 대한 자기 생각을 나누고, 서로를 위해 기도하고 축복하고, 자녀들의 일을 의논하고 또 기도하고, 그렇게 한 시간을 보내야 한답니다. 첨에는 어색해서 죽는 줄 알았는데, 한 달 두 달 하다 보니 어느새 적응이 돼서, 이런 이야기 저런 이야기 시시콜콜 부부가 할 말이 점점 많아지더니 어느새 이혼 위기를 벗어나서 지금은 닭살 부부가 되었다고 자랑하더랍니다.

 

교회오빠와 살아서 행복한 게 아니라, 서로 소통하는 부부관계가 되어야 행복한 것이다. 제가 교회오빠랑 살아본 결론입니다.

 

 

by우리밀맘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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