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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어린이집 원장 남편이 본 어린이집 교사들의 상태는 패닉

어린이집이야기

by 우리밀맘마 2015. 2. 6.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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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5년차 어린이집 보육교사입니다. 요즘 사실 어린이집 출근하는 게 힘이 듭니다. 사회가 자꾸 힘빠지게 만드네요. 애들이랑 함께 있는 것이 너무 좋아서 제가 선택한 직업이지만 요즘은 자꾸 무서워집니다. 이번에 불거진 아동학대 사건으로 인해 보육교사가 마치 공공의 적이 되어 버린 현실이 자꾸 피부에 와닿아지니 더욱 그런 것 같네요. 사람들이 저보고 너도 혹시 아이들에게 가혹행위하는 그런 사람 아니냐? 묻는 것 같고, 가족들도 그런 것만 같아 아침에 출근할 때마다 마음이 많이 불편합니다. 

 

다음 아고라에 꼭 저와 같은 마음으로 쓴 글이 있어 소개합니다. 

제 마음을 대변하는 것 같구요. 아니 전국의 보육교사들이 지금 이 마음일 겁니다.

 

저는 가정어린이집 원장 남편이고요...

저녁에 퇴근하면 아내와 저는 서로 그날 있었던 일을 얘기하곤 하는데요.

 

아내 말이,

요새 ○○○선생님이 통 말도 없고, 웃지도 않고... 이상하다는 겁니다.

들어보니 요즘 어린이집 폭행 등 사건으로 자존감 완전 상실하고,

기가 완전히 죽어서 아주 우울증에 빠진 것 같더라구요...

 

저희 어린이집은 살림집과 서로 붙어 있어서 어린이집 사정을 잘 압니다.

제가 거의 10여년 어린이집 선생님들을 지켜본 결과,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째는, 케어형입니다. 무슨 말이냐....

아이들 돌볼 때 관찰자 입장에서 지켜보면서 이것 저것 챙겨주는 거죠.

다치지 않을까, 싸우지 않을까, 밥먹이고, 씻기고, 놀이기구 챙겨주고...

여러분들이 생각하는 보육교사죠??

 

둘째는, 참여형입니다.

어린이집 교사가 관찰자가 아니고 참여자가 되는 겁니다. 무슨말이냐...

아이들하고 직접 같이 뒹굴고, 같이 놀고, 같이 웃고.....

여기서 선생님들처럼 훈육하고, 통제하는 교사는 논외로 할께요.. 말 길어지니....

 

우리 어린이집 ○○○ 선생님은 전형적인 참여형입니다.

아이들이 등에 올라타고, 치마자락 매달리고, 머리끄뎅이 당기고,

똥침 놓고 도망가고... 잡으러 다니고... 서로 뒤엉켜서 난리치며 놉니다.

 

그런데요~!!!

그 선생님이 요즘 아이들을 돌봐주기만 할뿐,

웃지도 않고... 말도 않고... 아이들하고 놀지도 않고...

한마디로 급 우울해 진 것이죠...

 

왜냐 ????

요즘 일부 어린이집에서 일어나고 있는 불미스런 사건들....

여러분 직업이 지금 보육교사라면 어떤 기분일까요???

자존감 완전 떨어지고, 부끄럽고,

본인은 양심에 어긋나지 않게 잘하고 있는데

주변의 험악한 시선, 아는 사람들의 전화, 가족의 걱정, 끝없는 비난...

애들보기 챙피하고, 죽을 짓 한 거 같고, 사람들 피하고, 분노도 일고, 화도나고,

자살하고 싶겠죠???

 

지금 어린이집 원장이나 보육교사들은 완전 패닉상태입니다.

그리고, 집에서 애 키워라???

무조건 집에 있는 엄마가 더 잘 키운다???

장관님 말씀 아주 진리 같죠???

 

잘 생각해 보셔요....

우리들 자랄 땐 형제가 기본 다섯입니다.

동네 친구들은 또 얼마나 많이 뒤엉켜 놀았나요???

형제들 끼리, 친구들 끼리, 형들하고, 언니들하고, 동생들하고....

떠들고, 부대끼고, 뒹굴고, 싸우고....무슨 소리냐구요??

 

아이들은요~!!!

자기들 잘 돌봐주는 엄마, 아빠가 다가 아니라요...

같이 뒹굴고, 놀고, 떠들고, 싸우고, 흉내 낼 친구, 형, 언니, 동생이 필요한 겁니다....

근데,,,요즘 집에,,, 아파트에,,, 그런 친구, 형, 언니, 동생들 있나요???

하루종일 엄마랑 ??? 그게 그렇게 바람직할 것 같은가요 ???

애들은 이쁘다고 쪽쪽 빨아주는 엄마나 아빠나 할머니보다요....

꿀밤주고, 똥침놓고, 뺏어먹고, 재미난 것 갈켜주는

친구, 형, 언니, 동생들 하고 있는 걸 훨씬 좋아해요~!!

 

그러는 과정에서 흉내내고, 모방하고, 따라하고, 소통하고,

사회성을 기르고, 지들끼리 상호작용하면서

그들만의 문화를 배우고 이어나가면서 커가는 겁니다.

어린 애기들도 참여는 못하지만 물이 스며들 듯 자연스럽게 문화를 학습하는 거구요...

그게 어린이집입니다.

 

그리고 요즘 엄마들,,,

집에 아이들 있으면 하루종일 돌봐주고 놀아주나요??

티비 보고, 컴퓨터하고, 게임하고, 핸드폰하고 그러지 않나요???

제가 알기로는 어린이집에 올 때 아침도 못 먹고 오는 아이들도 많다고 합니다.

제가 단언컨대,,,

평균의 보통 엄마들 보다,,,

어린이집 선생님들이 아이들 훨씬 더 잘 돌봅니다~!!!

치매부모 요양원이 자식들보다 낫다는 말 들어봤나요?

 

2013년도 아동폭행 가해자~!!!

친부 41%, 친모 35% ~!!

계부 2%, 계모2% ~!!

아동복지시설 5%, 기타 12% ~!!

보육시설 3%....!!

 

요즘 어린이집 선생님들 완전 패닉입니다~!!

선생님들 가족들까지요!!

애들 어디 가서 “우리엄마 보육교사야~!!” 라고 말 절대 못해요....

저도 요즘 어디 가서 “아내가 어린이집 원장” 이라는 말 절대 안합니다.

 

님들요~~!!

제발 우리 ○○○ 선생님이 다시 아이들하고

머리끄뎅이 잡고 낄낄거리며 놀 수 있게 해주세요....!

님들 아기 다니는 어린이집 선생님께 “하트”라도 보내주세요~!!

의심의 눈초리 보다 따뜻한 눈길 한번 주세요!!

그게 훨씬 똑똑하고 지혜로운 엄마입니다!!!

 

보육교사들이 자존감 높고, 즐겁고, 기분 좋고, 신이 나야~~!!!

여러분들 아기들도 밝고, 즐겁고, 재미나고, 활달하고, 건강해집니다.

엄격하고 잘 교육받은 장교, 군인 60만명 이다보니,

자살사건, 폭행사건, 강간사건, 성추행사건 하루가 멀다하고 납니다.

그럼 군인 모두 범죄자입니까 ???

학교는 어떻구요, 직장은? 관공서는? 정치인은??

군대 사택 다 시시티비 달고,

관공서에도 달고, 청와대에도 달고,

고위공무원 집무실에도 달고, 여성가족부 장관실에도 달고,

학교에도 달고 그러면 만사 오케이??? 우리나라 범죄 다 없어짐???

성폭행 없어지고?? 뇌물 없어지고?? 군대자살 없어지고??

 

어린이집 전국 5만개, 교사 수십만명, 어린이집 보육아동 백 몇십만명....

아무일 없으면 좋겠지만요.....

몇몇 불미스런 일이 있다고 해서,아주 범죄자 집단 취급하는 이 현실에서,

우리의 소중한 아이들 잘 양육될 수 있을까요 ????

만약 아이들 가치관, 세계관, 성격 잘 못 형성되면 보건복지부 장관님 책임지나요 ??

 

끝으로요...

너무 출산율 떨어지다 보니

"엄마는 낳기만 해라, 아이는 나라에서 키운다!!" 떠들어대며,

집에 있는 엄마들 애들 많이 낳기만 하면 양육에서 해방시켜 줄 것처럼 하더니,

이제 와서 집에서 노느니 애들이나 봐라??

국가에서 한말 그대로 믿고, 국가정책 따랐던 보육시설들은 이제 어쩌라구....

또 국가에서 한말 그대로 믿고, 아이들 낳는 엄마들은 어쩌라구....

국가는 자기가 한 말 책임은 커녕 까맣게 잃어버리고 엉뚱한 소리 하구 있구...

이게 매일 "내말 믿어라, 내말 믿어라" 하던 국가의 원래 모습인가요????

어제 다르고, 오늘 다르고, 이사람 하는 말 다르고, 저사람 하는 말 다르고,

이랬다 저랬다, 사람 바뀔 때마다 달라지고....

국가 보육정책이 무슨 애들 데리고 장난하는 겁니까 ??

수십만 보육인들이 무슨 당신들 장난감입니까? 마루타 입니까??

 

국가를 운영하는 높으신 분들, 장관님, 국회의원님....

제발 먼 말씀을 하시려면, 지금이 있기까지 과거에는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지금 현장에서는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정확하게 알아보고 하세요..

네티즌 수준의 생각을 마치 진리인양 툭툭 뱉어놓고 나중에 바보취급 당하지 마시구요...

 

높으신 분들 생각나는대로 툭툭 던져놓는 한마디 한마디에

수 많은 사람들과 가족들이 천당과 지옥을 왔다 갔다 한다는 사실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어린이집_보육교사

 

요즘 언론들의 보도 행태를 보면 어린이집 앞에 꼭 "불안한, 위험한, 아기 맡기기 겁나는" 등의 수식어를 써서 보도합니다. 그렇게 언론과 정치인들이 어린이집을 쥐몰이하듯 몰아가다보니 많은 어린이집에서 감시카메라 설치하려고 서두르고 있더군요. 어떤 곳은 감시카메라 설치된 어린이집이란 현수막도 걸어둔 곳도 보았습니다. 이런 걸 보면 참 씁쓸합니다. 어린이집 교사는 인권도 없구나 그런 생각도 들구요.

 

사실 위 어린이집 원장 남편이 쓴 글에도 있듯이 아동학대나 아동폭력이 가장 많은 곳은 가정입니다. 친부와 친모에 의한 것이 절대적입니다. 이건 이 나라에서 아이를 키워본 부모라면 부정하기 힘든 현실일 겁니다. 그렇다면 가정에도 모두 감시카메라를 설치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얼마전 모 도시의 시장실에서 성추행이 일어났다고 뉴스에 보도가 되었습니다. 전국의 모든 시장실에도 감시카메라 설치해야 하구요. 현재 어린이집에 감시카메라를 달아야 한다는 논리를 보면 대한민국에 사건사고가 있는 모든 곳에 감시카메라 설치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그렇게 되면 국민 모두가 그렇게 감시당하는 속에서 자기 일을 해야 하는 우리나라는 명실상부가 감시공화국이 되는 것이겠죠.

 

특히 위정자들과 언론에 부탁합니다. 이제 좀 그만 하시죠. 이런식으로 아무 힘도 없는 어린이집 교사 계속해서 마녀사냥해대서 패닉상태로 계속 몰아가면 그 끝은 어디일까요? 친구라는 영화에 장동건이 한 대사가 생각납니다.

 

"고마해라, 마이 뭇다 아이가.."

 

 

 



 

 

by우리밀맘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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