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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에 있는 어린이집 선생님 이제 보육교사를 그만두려는 사연

어린이집이야기

by 우리밀맘마 2015. 1. 21.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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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글을 쓰지 못했습니다. 부평의 한 어린이집 교사가 아동을 폭행하는 사건으로 인해 연일 어린이집과 보육교사들이 마치 악의 집단처럼 여겨지는 사회적인 분위기로 인해 정말 어린이집에 출근하기도 힘들고, 뭐랄까요? 거의 우울증에 빠져가는 상태입니다. 의지가 생기지 않는다고 해야 하나요? 하여간 삶이 무기력해집니다.

 

요즘 저보다 더 힘든 분들은 아마 인천지역에 있는 보육교사들이 아닐까 싶습니다. 단지 사건을 일으킨 그 지역의 어린이집에 근무한다는 이유로 엄청난 고충을 겪고 있다고 하더군요. 오늘은 인천지역에 근무하는 한 어린이집 교사가 보육교사들의 포털사이트라 할 수 있는 키드키즈에 올린 글을 소개합니다.

 

 

 

강아지

 

 

무척이나 아이들을 좋아하던 나는

식당에서 마구 뛰어다니거나 땡깡을 부리는 아이마저 사랑스러웠다.

그러나 결혼한 지 3년이 지나도 아이가 생기지 않았고, 시댁의 반대로 입양마저 못했다.

그 후 보육원과 지역 아동센터 등지에서 자원봉사를 하다가 아는 지인의 소개로

대학 평생교육원에서 보육교사 자격을 취득해

월 88만원을 받고 가정 어린이집 교사로 만 2세반을 담임했다. 

 

집에서 2시간 거리, 오전 7시에 출근해야하기에 4시에 일어나 첫 차를 타고 출근해

업무 후에는 서류작업 때문에 막차를 타고 퇴근하는 일이 허다했다.

그러나 늦은 나이에 경력도 없거니와 그리고 오직 아가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좋아

박봉에도, 남편의 만류에도 그렇게 일했다.

 

아가들에게 매일 사랑하노라 하루에도 열 번 꼭 껴안아주고

자비를  들여서까지 교구를 만들었고,

변비때문에 대변을 누지 못하는 아가의 항문에 손가락까지 넣어 대변을 누게하고

바락바락 소리지르며 음식물을 던지는 아이를 꼭 끌어안고 선생님이 미안하다고 울었다.

몸이 부서져 쓰러질 것 같아도 악착같이 출근해 아이들을 사랑해줬다.

 

그렇게 일하다 보니 가정어린이집서 같이 일했던 교사가

인천에 있는 어린이집에서 교사를 채용할 때 나를 추천해주어

130만원을 받고 만3세반 담임을 하게 되었다.

 

1급 자격증도 받았고, 

어느 정도 요령도 생기고 안정되어 나중에 어린이집을 차리리라 꿈도 생겼다.

 

여기에서도 초심을 잃지 않고

매 년 아가들의 성장을 담은 사진을 찍어 전시회도 소박하게 열고

아기들의 목소리를 담은 씨디도 제작해 종업식 때 부모님께 나눠주고 

아기사진으로 달력을 만들어주기도 했다.

학부모에게 전화해 아이이들 이야기해 주는 것도 그저 즐거웠다.

 

그러나 ..양00 사건이 터지고 같은 인천에 있다는 이유로

오늘 우리 원에선 성난 부모들이 대책회의를 열었다.

학부모 참여수업 때는 참석도 하지 않고 조부모를 대신해 보냈던 부모들까지 어린이집을 가득 채웠다.

나와 우리 선생님들을 의심의 눈초리로 쳐다본다.

학부모 한 분이 감시카메라를 교실마다 달아놓자고 한다.

그러면서 당신의 아이를 맡아주는 우리를 위 아래로 훑는다.

우리는 그 순간 모두가 죄인이 되어 있었다.

난 부모들에게 죄송하다고 말해야 했다. 난 잘 못한 게 없는데 왜?

 

7년간 열심히 일한 죄밖에 없는 내가 왜 이런 대우와 처우를 받는 것일까?

내가 이럴려고 이 일을 한 것이 아닌데 ..

인터넷 댓글에 보육교사를 폄하하는 댓글에 난 한 번 더 찢겨진다.

이번 2월까지만 하겠노라고 원장에게 말할 것이다.

 

내게 죄가 있다면 인터넷 댓글 마냥 보육교사를 한 것이 죄다.

 

항상 보육교사로 최선을 다하시는.. 전국의 보육교사 여러분

존경하고 사랑합니다.

  

...........

 

 

 

코스모스

 

 

이 글을 읽고 저도 우리 선생님들도 모두 그저 울었습니다.

지금 우리는 단지 보육교사라는 이유로 죄인이 되었습니다.

울 남편이 이런 저의 모습을 보며 이렇게 묻네요.

 

"계속 할 거니?"

 

남편의 질문에 대답이 나오질 않습니다. 그저 눈물만 나오네요.

 

 

 



 

 

by우리밀맘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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