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31년 만에 남편에게 처음 듣는 말, 두둥~~

 
2024년 설날 작년에 취업한 울 아들이 용돈과 편지를 엄마와 아빠에게 줬잖아요.
 
https://happymam.tistory.com/1904

사회생활을 시작하고 첫번째 설에 울 아들이 준 감동의 선물

 
저도 참 오지랍이 넓지요~
내 편지만 보면 되지, 왜 그리도 남편에게 써 준 아들편지가 궁금한 걸까요?
한번 보여달라고 해도 절대 보여주지 않는 남편입니다.
 
저녁에 들어온 남편, 편지를 읽었을 것 같아 다시 물어봅니다.
 
"여보 아들이 뭐라고 적었어요?"
 
"몰라도 돼...."
 
 
다음날 아침, 남편은 아들이 자기에게 준 편지내용을 찍어서 카톡으로 보내주었습니다
ㅋㅋ 점심을 먹으러 온 남편에게 내 편지내용도 살짝 공개했습니다.
 
"아들이 나에게는 돌아갈 집이 있어서 큰 힘이 된다고 적었어요."
 
한참을 아무말도 하지 않던 남편이 툭 내뱉 듯 말합니다.
 
"난 그렇게 생각한 적이 한번도 없는데..."
 
"무슨말이예요?"

"난 결혼전에 집이 따뜻해서 돌아가고 싶다고 생각한 적이 없어."
 
남편도 결혼 전 경상도에 있는 집을 떠나 서울에서 몇년 자취생활을 했었거든요.
그때 얘기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왜?"
 
"아버지는 항상 소리지르고...."
 
"그래도 어머니께서 계시잖아요."
 
"엄마도 뭐 가봤자 잔소리나 듣지.... ."
 
 

 
 
 
이렇게 보면 오해하실라.
울 남편은 제가 볼 때 참 효자구요.
전엔 어머니에 대해 조금이라도 안좋게 말을 한 적이 없었는데....
신혼초에는 제가 시어머니에 대해 얘기를 하는 것조차 정말 싫어해서
싸우기도 했었습니다.
 
결혼 30년차가 다 되어가니 가끔 아들과 나사이를
결혼전 자신과 어머니사이와 비교하며 솔직히 말할 때가 있더라구요.
그럴 땐 보통 때의 남편과 달라서 의아하고 신기할 때가 있습니다.
 
오늘도 그렇네요.
내가 느껴지는 시어머니는 사는 것이 바빠서 표현을 살갑게 하지 못했을 수 있겠지만
따뜻하고 자상한 분이시거든요.
어머니는 4명의 자식 중에 장남인 남편을 제일 좋아하시고 의지하지요.
 
"그래요!!"
 
"내가 결혼하고 처음으로 돌아갈 수 있는 따뜻한 집이 있어서 좋았어."
 
"정말요? 그래도 울 집이 따뜻한 가정이긴 하죠?
나도 당신이 집들어 오면 그저 좋아하고...."
 
"그래."
 
처음으로 듣는 말에 기분이 좋아진 저는 살짝 흥분된 목소리로 말을 했습니다.
 
 

 
 
 
이제 남편도 나이가 들어가는지....
30년이상을 함께 한 아내인 내가 점점 더 편해지는지....
그전과는 다르게 시어머니에 대해서도 솔직한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표현하네요.
꼭 옛적을 회상하듯이....
 
이런 남편이 오늘따라 더 가깝게 느껴집니다.ㅎㅎ
 
오늘도 행복하세요^^
 
by, 우리밀맘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