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술을 취해 정신을 못차리는 사람을 두고 '고주망태'가 되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왜 이렇게 술에 취한 사람을 두고 고주망태가 되었다고 할까요? 우리밀파파의 우리말 강의, '고주망태'에 대해 알아봅니다.
동래산성막걸리를 만드는 누룩방
‘고주’ 는 옛말이 ‘고조’ 였구요, 이는 ‘술을 거르거나 짜는 틀’ 을 이르는 말입니다. 오늘날에는 ‘술주자’ 라고 하지요. ‘망태’는 ‘망태기’ 의 준말로 ‘가는 새끼나 노로 엮어 만든 그릇’ 을 이르는 말입니다. 즉 고주망태는 '술주자 위에 올려 놓은 망태'라는 말입니다. 술틀 위에 올려놓은 망태이니 항상 술에 쩔어 있는 것이죠. 그래서 고주망태는 항상 술에 쩔어 있는 사람을 빗대는 말이 된 것입니다.
술은 넘치기 쉬운 음료이기에 선대의 조상들은 절제로 가다듬어 제자리에 앉히려는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이른바 관(冠) 혼(婚) 상(喪) 제(祭)에, 상견례(相見禮)와 향음주례(鄕飮酒禮)를 덧붙여 예절의 기본을 육례(六禮)로 규정했던 것만 보아도 이를 알 수가 있습니다.
‘향음주례’ 란 성균관이나 전국의 향교에서 행하던 일종의 주도(酒道)예절 행사로, 여기서 빈주백배(賓主百拜)의 공경지심(恭敬之心), 손을 씻고 잔을 씻어 상대방에게 권하는 청결지심(淸潔之心), 일미동심(一味同心)의 공동체 의식, 적절한 양으로 끝낼 줄 아는 절제의 사양지심(辭讓之心)을 가르쳤다는 것은 오늘의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하겠습니다.
신윤복 화백이 그린 기방난투극
다산 정약용 선생님은 자기 자녀들에게 술을 조심해야 한다며 편지로 주도에 관해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참으로 술맛이란 입술을 적시는 데 있는 것이다. 소가 물을 마시듯 마시는 사람들은 혀는 적시지도 않고 곧바로 목구멍으로 넘어가니 무슨 맛이 있겠느냐? 술의 정취는 살짝 취하는데 있는 것이다. 얼굴빛이 붉은 귀신같고 구토를 해대고 잠에 곯아떨어지는 자들이야 무슨 정취가 있겠느냐? 요컨대 술마시기를 좋아하는 자들은 대부분 폭사하게 된다. 술독이 오장육부에 스며들어 하루아침에 썩기 시작하면 온 몸이 망가지고 만다. 이것이 바로 크게 두려워할 일이다. 나라를 망하게 하고 가정을 파탄내는 잘못된 행동은 모두 술로 말미암아 비롯된다. 그리고 옛날에는 고라는 술잔을 만들어 절제하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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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2014.11.24.에 수정 update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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