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치매걸린 엄마, 딸의 부부싸움을 보다 딸에게 하는 한 마디 충고

치매 엄마

by 우리밀맘마 2014. 2. 13. 07:09

본문

딸의 부부싸움을 말리는 치매에 걸린 엄마, 치매에 걸렸지만 다시 따뜻한 내 엄마로 느껴지는 그 순간


 

부산에 있는 오빠 집에서 아빠 추도예배를 마치고 우리 집으로 돌아갈 때였습니다. 우리 엄마 피곤해 보이긴 해도 오빠들을 보고 와서인지 기분이 좋아보입니다.

울 남편 가는 길에 울 둘째 태우고 가야한다면서 양산에 들어서니 아이 학원으로 차를 몹니다. 이 차에 이쁜 울 둘째가 탄다고 생각하니 더 기분이 좋더군요. 그렇게 우리 부부 기분좋은 마음으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그러다 제가 남편에게 뭔가 말을 잘못했나봅니다. 저는 조심해서 한 말인데남편 듣기엔 기분 나쁘게 들렸나봅니다. 보통해서 화를 내지 않는데 갑자기 짜증난 목소리로 한마디하네요. 당황스러운 나는 그렇게 말하는 남편에게 질새라 한마디 더 했습니다.

이런 경우 제가 그냥 미안해 하면 되는데, 전 이상하게 그게 잘 안되네요. 아마 남편이 전후사정을 말하면서 그런 말에 내가 기분이 나쁘다고 했다면, 그냥 바로 꽁지 내렸을텐데, 울 남편 다짜고짜 짜증부터 내면서 말을 하니 저도 질세라 같이 따지기 시작한 것이죠. 그렇게 시비가 오가다가 급기야 울 남편 큰소리로

“그만 해.”

저도 이에 질세라

“당신도 그만 해.”

같이 소리쳤습니다. 그러자 울 남편의 목소리 점점 무섭게 커집니다.

“그만하라고 했다?”

“당신도 그만하라고.”

우리남편은 저에게 잘 져주는 남편인데 오늘은 저를 이기려고 합니다. 저도 져주면 될텐데, 남편의 "그만해"라는 말에 마음이 상해 똑같이 하고 있네요.

다행히 울 둘째가 다니는 실용음악학원에 다와서 그런 일이 벌어져, 남편은 싸우다 말고 일단 주차를 해놓고, 딸을 데리러 학원으로 들어갑니다. 아주 화난 표정으로요.


부부싸움_따뜻한말한마디드라마 따뜻한 남 말한디, 차 안에서 부부싸움하는 장면

 



남편이 그렇게 학원으로 가자 그 순간 아무말도 하지 않고 없는 듯 있던 우리 엄마가 저에게 말을 건넵니다.

“왜 싸우고 그러냐?”

“아니, 남편이 갑자기 화를 내며 나를 잡으려고 하잖아요. 특별한 이유도 없이. 나는 조심한다고 한말인데....”

그러자 엄마가 이렇게 말합니다.

“지는게 이기는 거다. 너가 져줘라.”

엄마가 제 편이 아니라 사위편을 들어주니 괜시리 더 심통나는 것 있죠?

“아니 남편이 이유없이 날 억누르려고 하잖아요. 엄마도 봤잖아요? 저이가 제가 화내는 걸!”

그러자 울 엄니, 아주 단호하게 한 마디 하셨습니다.

“내가 아는 네 남편은 절대 그런 사람이 아니다.”

순간 엄마의 말에 저는 멘붕~ 아니 울 엄니 맞아? 그러고 있는데 울 
남편, 딸을 데리고 오네요. 그러자 울 엄마 저를 보며 한손가락을 입에 가져가며 이럽니다.  

“조용히.”

전 엄마의 그 모습에 그만 웃음을 터트리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고맙네요. 비록 남편편을 들고 있지만, 저를 조용히 야단치는 모습에서 따뜻한 엄마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럴 때는 울 엄마 절대 치매 환자 아닌 것 같네요. ㅎㅎ^^




 


by 우리밀맘마

치매 걸린 엄마 세 살 아이 같다가 엄마로 느껴지는 따스한 한 마디
치매엄마를 모시고 있는 가정의 어려움, 여름휴가 떠나기
치매엄마를 모시다 찾아온 두번째 위기, 경찰차를 타고 온 엄마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