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치매에 걸린 제 어머니의 이야기를 블로그에 올리면 이 글을 읽고 다양한 분들의 의견이 올라옵니다. 그 중엔 '그게 자랑이냐고 떠벌리냐?, 도대체 어머니를 그렇게 욕하고 싶냐? 어떻게 그리 대할 수 있냐?' 는 식으로 부정적으로 보거나 분개하는 분들도 꽤 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말씀하시는 분들에게 한 가지 당부하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이 글을 쓰는 이유는 나날이 늘어나는 치매환자, 그 사람이 바로 여러분의 가족일 수 있습니다. 그 중의 하나가 또 저희 가족입니다. 치매환자와 함께 살아본 경험이 있는 분들은 제 글을 읽고는 그저 요양병원에 보내라고 권면해주십니다. 왜냐면 그게 가장 합리적인 방법이거든요. 저도 살면서 그걸 많이 느낍니다.
하지만 아직은 때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래도 우리 엄마 함께 있을 수 있는 동안 모시고 싶고, 잘해드리고 싶고, 더 큰 바람은 행복하게 살고 싶답니다. 그럴려면 서로를 잘 이해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쓴 글이 같은 처지에 있는 다른 분들에게 그런 도움이 되길 바라구요, 그래서 치매 어머니와 행복을 만들어갈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치매환자들은 일반사람들이 이해하기 힘든 일들을 잘 벌입니다. 우리 엄마도 자주 그러십니다. 그 중 우리 가족 모두의 분개를 사게 되는 일 중 하나는 밥입니다.
분명히 제대로 쌀을 씻어 밥솥에 넣고 취사버튼을 눌렀는데, 어느 틈에 울 엄마 거기에 손을 댓는지 맛있게 익어 있어야 하는 밥이 설되어 있거나, 삼층밥이 되거나, 더 황당한 것은 그냥 쌀인 채로 있는 겁니다.
그래서 종종 맛없는 밥을 먹거나, 다시 한 시간을 기다려 밥을 지어 먹어야하는 경우입니다. 어떤 분은 뭐 그런 일 가지고 하실지 몰라도, 그게 바쁜 아침에 일어난 일어거나, 손님을 대접할 때이거나, 모두들 배고픔에 지쳐 있을 땐 그저 허허 웃고 지나기 힘든 일이랍니다.
그것도 한 두 번이 아니고 자주 그런 일이 있다면요. 그래서 밥을 하고 있을 땐 제가 엄마에게 꼭 일러둡니다.
밥 다 된 줄알고 솥뚜껑을 열었는데..
하지만 울 엄마, 제가 잠시 울 큰 딸과 반찬을 만드는 틈을 타서 또 밥솥을 열어버립니다.
그 날은요~ 밥솥이 열리는 순간 제 머리 뚜껑도 열려버렸습니다. 우리 엄마에겐 화를 내면 정말 안되는데, 너무 답답하고 화가 나서 소리를 내며 말을 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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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리밀맘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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