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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친아빠가 맞을까 고민하는 울남편이 찾은 해답

알콩달콩우리가족

by 우리밀맘마 2011. 12. 1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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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의 휴일, 일단 실컷 잠부터 잤습니다. 놀토라서 그런지 울 아이들도 아침에 밥달라는 소리도 않고 모두 잠에서 깨어나질 않습니다. 그렇게 시체처럼 늘어져 자고 있는데, 오직 울 엄마만 부엌에서 달그락 소리를 내며 혼자 맛있게 아침을 드시네요. 평소 같으면 부엌으로 가서 제가 식사를 챙겨드리겠지만 바닥에 붙은 몸 꼼짝을 않습니다. 마음으로 '엄마 미안'하고는 다시 인사불성.. 겨우 눈을 뜨니 점심 때가 지나고 있네요. 제가 그렇게 일어나니 울 아이들 좀비 모양을 해가지고는 모두들 어슬렁거리며 식탁으로 하나둘 모여듭니다. 완전 좀비 가족 ㅋㅋㅋ 

점심을 먹고 나니 남편이 사무실로 오랍니다. 재밌는 영화 하나 발견했다고 그냥 컴퓨터로 보자네요. 제목은 "사랑이 무서워" 올 3월에 개봉한 영화라는데, 임창정과 김규리가 주인공이네요. 그냥 남편이 오늘 이거 보면서 시간이나 죽이자며 오징어도 구워놓고, 땅콩도 갖다두고, 옆에 짱구도 있고..ㅋㅋ 만반의 준비를 해놓았습니다. 아이들 떼어놓고 이렇게 단 둘이서 영화보니 꼭 연애하는 기분나고..혹시나 야한 장면 나오면 어떡하나 두근거리기도 합니다. 영화가 시작되자 남편이 제 어깨를 살짝 보듬어주는데..짜릿하네요. ㅎㅎ 

근대 영화는 뭐~~~ ㅎㅎ 그냥 시간죽이기엔 괜찮네요. 이때까지 임창정 주연으로 나온 영화를 본 것 중에 본전 생각 나지 않는게 없습니다. 쩝~ 

이 영화에서 임창정은 홈쇼핑에서 먹는 연기하는 배우로 좀 덜떨어진 역을 맡았고, 김규리는 같은 배우지만 지명도가 높은 역입니다. 임창정이 김규리를 짝사랑하죠. 
김규리는 그 홈쇼핑의 PD와 연인 사이. 그런데 그만 김규리가 임신하고 맙니다. 이전에도 몇번 낙태 경험이 있어서인지 이번에 만일 낙태하면 영구불임이 될 수 있다는 말과 태아의 심장소리를 듣고는 출산을 결심하죠. 물론 그 연인은 반대하고 그렇게 해서 둘은 헤어지게 됩니다.

김규리는 고민하다 아빠 없이 출산하는 것보다 별로 내키지는 않지만 자기를 좋아하는 임창정과 결혼하고, 마치 이 아이가 임창정의 아기인 것처럼 속이려고 합니다. 하여간 둘은 결혼하려고 하는데, 사연이 그렇게 된 것을 임창정이 알게 되고, 우여곡절 끝에 아기는 태어나고, 그렇게 태어난 아기 이름이 '사랑'입니다. 그 딸 사랑이가 변을 누면 엄청난 양을 싸는 것을 보고 임창정이 '사랑이 무서워' 그게 영화 제목이 된 거죠. 




그런데 그 영화를 보고 난 뒤 갑자기 울 남편 제게 이러는 겁니다 .

"맘마야 니 솔직하게 이야기해라. 내 마음의 준비가 다 되어 있으니 괜찮다. 혹시 니도 날 속인거 아니가?" 

에구..이 철없는 남편을 어찌해야 하나요? 제가 어이가 없어 피식 웃었더니 대뜸 시비를 겁니다. 

"어~ 이거 웃는거 봐라..찔리나보지?" 

아~ 요즘 남편 군기를 넘 안잡았습니다. 간이 배밖으로 나온 남편 우짤라꼬 이러는건지..이렇게 시비를 거는 이유가 뭘까요? 둘이 같이 다정하게 오징어 땅콩 짱구에 맛있는 음료까지 잘 먹으며 영화 봐놓고는 와 이러는걸까예? 참을 인자 셋이면 살인도 면한다켔는데..마음을 진정하고 시비거는 남편에게 제가 이런 질문을 했습니다. 

"우리 아이 넷 중 누가 제일 의심이 가십니까? 첫째 우가? 아님 히야 뚱이 이삐? 내가 아이들에게 아빠가 너희 출생의 비밀을 알고 싶어하더라고 다 이야기해줄테니 말해보이소" 

ㅋㅋ 울 남편 찔끔합니다. 괜시리 시비 걸었다는 표정이 얼굴에 역력합니다. 제가 기회를 놓치지 않고, 직격탄을 먹였죠. 

"왜 실컷 남의 애 키워주었다고 생각하니 아깝습니까?" 

그러자 잠시 생각한 울 남편 ..

"아니, 아까운 녀석은 하나도 없지. 잘 커줘서 그냥 고맙지. 키운게 아깝지 않은가 보니 다 내 아이들 맞네." 

제가 다시 질문했죠. 

"만일 이 아이들 중 내가 진짜 아빠다 하고 나타나는 인간이 생기면 그래 당신 아이니 당신이 데꼬 가소 할겁니까?" 

그러자 울 남편 흥분한 목소리로 그럽니다. 

"언 놈이.. 감히 울 아이들을.. 죽을라꼬.. 글고 보니 내 아이들 맞네" 

제가 슬슬 남편을 골리기 시작했습니다. 한 마디 더해줬죠. 

"그럼 울 아이들이 아무리 생각해도 난 아빠가 따로 있는거 같다며 아빠 찾아 집나간다고 하면 어쩔건데요?" 

남편 눈이 휘동그레집니다. 

"절대 안돼지.. 어딜 간다고.. 그러고 보니 내 아~들(아이들) 맞네."

그렇게 대답해놓고는 머쓱했는지 좀 엉뚱한 이야기를 늘어놓습니다.

"그런데 임창정이 그 사랑이 키우면서 어떤 맘이 들겄노? 쉽진 않을건데..그리고 이쁘게 잘 컸는데, 당신 말마따나 그 PD 새끼 내가 니 아빠다 그러면 어찌되겠노? 참~~ 사는게 쉽지 않네. 지금은 좋아도 나중은 어떨지 모르는게 사람 인생인갑다. 예수님 말씀처럼 나중 일은 나중에 생각하고, 그냥 지금 열심히 잘 살면 나중일도 잘 해결할 수 있겠지 뭐 ...." 


남편 말을 듣고 보니 좀 그렇네요. 그냥 아무 생각없이 웃자고 본 영화인데 도리어 더 심란해졌습니다. 이 일을 우짜지예? 저도 경상도말 잘하지예?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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