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올 때마다 슬픔을 느끼는 나
햇빛을 좋아하기에 비를 싫어해서 그러나
그럼 싫은 감정이어야 하는데 슬프죠.
남편에게 물어보니
자기는 비가 오는 날 마음이 차분해져서 도리어 좋답니다.
어느날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기억하는 꼬마시절
아빠는 알콜중독, 엄마는 아빠를 대신하여 길거리 양말장사를 하셨죠.
그러다 아빠는 9살에 돌아가셨습니다.
엄마를 좋아했던 나
그런데 비가 오는 날이 슬프다.
좀 이해가 안됐죠.
내가 일어날 때면 이미 장사를 나가고 없고
내가 잠이 들어서야 오는 엄마
공휴일도 주말도 일을 했던 엄마
길거리 양말장사를 하던 엄마는
비가 오는 날엔 장사를 할 수 없어 집에 있었습니다.
엄마와 함께 있을 수 있는 날은 오로지 비오는 날
아마 아이는 엄마와 함께 할 수 있어서 많이 기뻤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비가 오면 엄마는 생계에 마음이 편치않으셨겠지요.
내가 기억하는 비가 오고 엄마가 집에 있는 날엔
엄마는 나에게 화를 내고 짜증을 냈습니다.
그런 기억밖에는 없네요.
그러니 그 꼬마가 얼마나 슬펐을까요?
엄마가 있는데 사랑하는 엄마가 나에게 계속 공격을 하니.
내속에 있는 과거의 아이가
비가 오면 그 때가 떠올라 슬프구나!를 내가 깨닫는 순간
더이상 비오는 날이 슬프지 않았습니다.
그냥 시원한 느낌.
그리고 나에게 이렇게 말을 해 주었죠.
'00야 너의 잘못이 아니야 괜찮아
그저 너 또한 그렇듯 엄마도 부족한 부분이 있는 엄마여서 그래
그리고 엄마가 많이 힘들었었을 거야.
실수하지 않으려 너무 잘하려
그렇게 힘들게 노력하지 않아도 돼
너의 실수때문이 아니고 너의 잘못이 아니야
알지. 사랑해.'
비가 오는 날 바깥 경치를 보며
남편이 손수내려준 따뜻한 커피를 마시며
비를 보며 싱긋 웃습니다.
난 이제 더이상 비오는 날이 슬프지 않아.
오늘도 행복하세요^^
by, 우리밀맘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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