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씁쓸한 질문에 시시한 답변을 단다.
"그냥 그래요, 열심히 하고 있어요."
8주 째 똑같은 대답이다.
만약 내가 '아니'라는 말로 시작해 '이러이러한 것이 힘들다' 라고 입을 뗏다가는
언니한테 물어보라든가, 언니는 안그랬는데 라든가 ...
피곤한 잔소리에 휘둘릴 것이 분명하다.
..
나의 진짜 관심사나 속상한 일
머리 아픈 인간관계에 대한 고민은
일요일 저녁에 존재하지 않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예를 들면 내 최애 아이돌그룹 화랑소년들이 컴백했다거나
신곡이 오랜만에 차트인 했다거나
새로운 아이돌 음악 장르를 개척한 것에 대해 평론가들에게 좋은 평을 받았다거나
며칠 뒤 있을 반 배정에서 친구들이랑 떨어질까봐 걱정된다거나
사실 그 친구들을 모조리 다 싫어하는데
맘에 드는 친구가 없다거나 하는 것들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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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며 나는 혹시 답정너가 아니었는가 반성해봅니다.
내가 원하는 답을 아이들이 해주길 바랬고
또 아이들이 내가 원하는 대답을 하도록 오직 그렇게만 관심두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
아이들이 제 옆에서 재잘재잘 이러쿵 저러쿵 어떻게 보면 별 영양가 없는 이야기들을 조잘거릴 때
전 참 행복한 엄마라고 생각하며, 아이들이 계속 그렇게 제게 말해주길 바랬습니다.
그런 걸 보면 꼭 답정넌 엄마만은 아니었단 생각도 드네요.
잘 듣는다는 거 참 쉽지 않더군요..
지금도 그렇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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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리밀맘마
* 이 글은 언니의 기행 작가인 박소하님의 허락을 받아 게재한 것이며, 저작권은 박소하 작가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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