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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 앞에서 한약 지어먹으라며 봉투 주시는 시어머니, 어떻게 하죠?

알콩달콩우리가족

by 우리밀맘마 2010. 3. 3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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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저의 허리가 거의 70%가 완치되었답니다.

인대를 심하게 다쳤는지, 처음 한 주는 참을 수 없을 정도로 너무 아팠답니다.

병원에 입원해야 하나 이런 생각도 했지만, 분명 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계속 한의원에서 침을 맞으며 쉬고 있었습니다.

지금은 3주째인데, 한약도 먹고 걷는 운동도 조금씩 하니 허리에 힘도 생기고 많이 건강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은 무리하면 안 될 정도입니다.

 

 오늘 시어머니께서 또 전화를 주시네요.

"얘야, 허리는 좀 어떠니?"

"이제 많이 좋아졌어요. 어머니."

"침은 계속 맞고 있니?"

"아니요. 지난주까지는 맞았는데, 이번주 부터는 살살 걷기운동을 하고 있어요."

"운동도 좋지만, 침도 계속 맞아라. 그래야 나중에 탈이 없다."

"예. 그렇게 할께요"

"내가 궁금해서 자주 전화를 하려해도 혹 너가 불편할까봐. 전화를 자주 못했다."

"예~ 어머니 정말 고마워요."

"그래. 계속 몸조리 하고, 수고해라~."

사실 울 어머니는 평소에도 저만큼 편찮으시거든요.

예전에 교통사고를 크게 두 번이나 당해서 다리가 성한 곳이 없을 정도입니다. 걷는 것도 힘드시구요.

게다가 뇌졸중으로 고생하시는 시아버님 곁에서 또 보살펴드려야 하는데, 정말 어머님 앞에서는 제가 아프다고 말하기가 미안할 정도입니다. 그래도 17년을 함께 살다보니 저를 딸처럼 생각해주시고, 이렇게 걱정이 되어 전화를 주시네요.

 

 

 


오늘은 할아버님 추도예배(제사)날이 되어 온 가족이 한 자리에 모였답니다.

저는 점심을 먹고 시댁으로 갔습니다. 오늘 동서가 참 수고를 많이 했습니다. 그리고 작은 시누이 퇴근하는 길에 손에 무얼 들고 오는데, 제꺼라며 주네요. 비닐봉투에 안에는 한방파스가 들어있더군요. ㅎㅎ 모두들 제가 허리 아프다는 걸 걱정하시는 통에 도리어 제가 좀 마음이 불편했습니다. 죄송하기도 하고 감사하기도 하구요.

 

그런데 어머니께서도 젊어서 허리를 다쳐보았기에 제 심정을 더 잘 아시고, 또 허리에 무리가 가는 것이 어떤 일인지 아시기에 절 잘 챙겨주시네요. 다행히 오늘 좀 피곤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큰 무리 없이 집안 행사를 잘 치를 수 있었습니다.
 
추도예배를 마친 후 큰 시누이가 그럽니다.

"언니, 제가 전화하려고 했는데, 혹 불편할까 싶어 안했어요. 전화는 안했지만 제 마음은 언니에게 있었다는 거 알죠?"

그러면서 제게 아양을 떠네요.

 

어머니께서 제게 봉투를 하나 줍니다. 한약 한재 하는게 좋다면서요.

그런데 이 때 좀 당황했습니다. 그 자리에 동서가 같이 있었거든요. 사실 오늘 일은 아랫 동서가 제일 많이 했는데 말이죠.

아마 어머니는 이런 거 형제지간에 서로 감추며 할게 뭐있냐고 생각해서 주신 것이겠지만 받는 저로서는 여간 당황스러운 것이 아니었습니다. 사실 형제간의 의가 이런 사소한 편애로 인해 생기잖아요.

그런데 우리 센스장이 삼촌, 동서에게 아주 장난기 어린 말투로 그럽니다.

"니도 한약 한재 사달라고 해라.. 엄마 우리 마누라도 좀 챙겨주세요"

그러자 동서가 그럽니다.

"저는 너무 튼튼해서 탈입니다. 어머니 걱정을 마세요ㅎㅎ"

 

 

 

 


이제 집에 들어와 보니 오늘 하루가 주마등처럼 제 머리 속을 지나갑니다.

아직 허리가 아픈까닭에 시댁에서 일을 하고나면 다시 덧나지않을까 걱정이 되었었거든요.

그런데 다들 너무 잘해주셔서 그런생각을 한 제가 죄송스러워졌네요.

그리고  한 순간 한 순간 생각이 날 때마다 빙긋이 미소가 지어집니다.



 

 

by우리밀맘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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