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를 접수한 미국산 흰달걀
AI 때문에 서민들과 학생들의 부족한 단백질을 보충해주던 국산 달걀이 금란이 되고, 어쩔 수 없이 미국과 호주 등 외국산 계란이 우리 안방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부족한 국내산 달걀 수요를 보충하고, 계란값을 안정시키기 위해 들여온 외국산 달걀 그런데 가격이 만만찮다. 30개 한 판이 무려 9천원. 지금 국산 계란 한판이 거의 만원을 넘어서긴 하지만, 이전 금란이 되기 전엔 한 판에 4천원 안팎이면 살 수 있었던 것에 비하면 수입란도 금란이라 부를만 한 것 같다. 정말 가격 안정을 위해 들여온 것인지 아니면 대형유통회사 배불려 주려고 특혜를 주는 것인지 의심이 간다.
어쩔 수 없이 좀 싼 가격에 계란을 구입하고자 대형마트에 가니 미국산이 떡 하니 진열되어 있다. 그런데 모두가 흰색이다. 평소 흰달걀 구경하기가 쉽지 않은 터라 좀 낯설기도 하면서, 과연 저게 맛있을까 싶기도 하다. 이전 우리나라에도 흰색 달걀을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싹 사라져버리고 말았다. 왜 그렇게 된 것일까? 알아보니 우리나라에 흰달걀이 사라진 데는 유통업자들의 농간에 의한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다고 한다.
달걀의 껍질 색깔은 어떻게 정해질까?
달걀의 껍질 색깔은 닭의 품종에 따라 결정된다. 대체로 털 색깔이 흰 품종의 닭이 하얀 달걀을 낳고, 갈색 품종이 갈색 달걀을 낳는다. 그렇다면 미국에는 흰색 닭이, 한반도에는 갈색 닭이 서식하는 것일까? 터무니없는 소리다. 오늘날 세계의 거의 모든 양계농가는 몇몇 글로벌 육종회사들로부터 알을 낳는 닭을 공급받는다. 흰 달걀을 낳는 닭을 들일지, 갈색 달걀을 낳는 닭을 들일지는 양계장 주인 마음이다.
달걀색에 따른 영양성분은 차이가 날까?
영양성분에서는 갈색 달걀과 흰색 달걀 사이에 의미있는 차이가 없다고 한다.
한 업체가 흰자 대 노른자 비율을 비교해봤더니 갈색란은 7:3, 백색란은 6:4였다고 한다. 백색란이 노른자 비중이 높아 더 고소한 맛이 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 갈색 달걀이 판을 치게 된 이유는?
우리나라 소비자들이 갈색 달걀을 선호하게 된 건 ‘오해’에서 비롯된 바가 크다는 게 대체적인 의견이다. 맛칼럼니스트 황교익씨에 따르면 80년대 말, 90년대 초 갈색달걀이 토종란이라고 업자들이 ‘토종 마케팅’을 했고, 당시 신토불이’ 열풍이 편승해 갈색란이 토종닭이 낳은 계란이라는 인식이 확산돼 백색란 소비가 점차 줄었다고 ㅎ나다. 실제 갈색 달걀이나 흰색 달걀이나 외래 품종 닭이 낳은 것은 매한가지데 말이다.
그리고 흰달걀이 갈색 달걀보다 껍질이 얇아 상대적으로 깨지기 쉽고, 표면에 묻은 이물질이 눈에 잘 띈다는 점도 흰색 달걀에 불리하게 작용했다. 갈색 달걀의 껍질 두께는 약 0.6㎜, 흰색 달걀은 약 0.4㎜여서 세척시설이 열악하던 시절에 백색란은 계분 등 이물질이 묻으면 갈색란보다 눈에 잘 띄어 지저분해보이고, 얇은 껍질 때문에 깨지는 비율이 높아 농가에서도 점차 외면하게 된 것도 한몫을 했다고 한다.
흰 달걀의 맛은?
맛칼럼리스터인 황교익씨는 흰달걀이 더 맛있다고 단언한다. 그리고 두 계란을 비교하며 먹어본 이들의 증언도 흰 달걀이 갈색달걀에 비해 달걀특유의 비린맛이 적다고 한다. 외국에서 한국으로 건너온 쉐프들이 갈색달걀의 비린맛을 해결하느라 애를 먹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그렇다면 나는? 솔직히 그 차이를 모르겠다. 내게는 그냥 그게 그거다. ㅎㅎ
심리적으로 흰달걀이 좀 싱겁다는 생각은 든다. 아니 웬지 싱거울 거 같다는 느낌 아닌 느낌?
by우리밀맘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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