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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 아들 국어시험지에 "선생님 넘 예뻐요"라고 적어놨더니

알콩달콩우리가족

by 우리밀맘마 2013. 9. 1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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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시험지와 국어선생님, 시험지에 "선생님 넘 예뻐요" 라고 적은 엉뚱한 아들, 울 아들 국사모가 된 사연


 

저녁 식사 시간 울 아들 머리를 긁적이며 이럽니다.


"아씨~ 애들이 자꾸 나보고 국사모라고 놀려! 짜증나~"

국사모? 노사모가 아니라 국사모? 제가 아들에게 국사모가 뭐냐는 눈빛을 보내자 아들이 자초지정을 이야기 합니다.

때는 지난 1학기, 중간고사 기간이었습니다. 우리 아들이 한 번씩 엉뚱한 짓을 합니다. 시험 문제를 다 풀고 시험지를 선생님께 제출하려다가, 장난삼아 시험지 맨 밑에 "선생님 넘 예뻐요"라고 적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걸 옆에 있는 아이들에게 보여주면서, 이번 시험은 완전 백점이라고 자신했다고 합니다. 울 아들의 엉뚱한 짓에 반 친구들은 웃었구요.

그런데 며칠 후 이것이 사단이 되어 사달이 났습니다. 국어 수업시간에 선생님께서 우리 아들을 앞으로 부르시더니 어깨를 두드려주시면서, 참 착하고 성실하고 모범적이며, 공부도 잘한다고 공개적으로 칭찬해주셨습니다. 거기다가 부상으로 '자유시간'(초콜릿스틱바)을 다섯개나 주더랍니다.. 그런 후 나온 시험성적, 울 아들의 예언대로 100점이랍니다. ㅎㅎ 

넘 파격적인 상황에 울 아들 어안이 벙벙해졌습니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인가? 자초지정을 좀 알아보니. 시험친 그날, 시험지를 들고 교무실에 와서 점수를 채점하던 선생님, 그 당시 선생님 컨디션이 말이 아니었답니다. 집안 일과 개인적인 일이 겹쳐 많이 피곤하기도 하고, 우울하기도 하고, 그렇게 좀 짜증스런 마음으로 채점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시험지에 "선생님 넘 예뻐요"라는 글귀가 시험지 끝에 커다랗게 써 있는 것을 발견한 것이죠.

이 글귀를 본 선생님 급 기분이 상승하여, 이걸 교무실에 들고 다니며 자랑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급기야 수업시간에 아이를 불러내어 자유시간을 다섯개나 주는 은총을 베푸신 것이죠. 그런데,
울 아들 이 때부터 고난이 시작되었습니다.

국어선생님_임지은_공부의신공부의 신에 엉뚱한 국어선생님으로 나온 임지은

 



먼저 친구들이 "국어선생님을 사모하는 아이"라는 뜻으로 "국사모"라는 별명을 지어주었고, 울 아들에게 뭔 일이 있을 때마다 국어와 선생님을 빗대 놀리기 시작한 것입니다.  


"야, 저 국사모 봐라, 맨날 국어책만 보고 있다."

울 아들이 별로 말 없이 그냥 앉아 있으면 친구들이 어김없이 다가와 이렇게 말합니다.

"야 너 오늘 국어 시간 없어서 그렇구나, 힘내! 하루만 지나면 수요일 3교시가 국어시간이야"

그런데, 이렇게 아이들이 놀리는 것에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시샘이 많은 사회 선생님, 수업시간마다 울 아들을 갈군다고 합니다.

"야, 너희 반에 시험지에다 선생님 넘 예뻐요, 뭐 그 따위 아부성 글이나 적어서 선생님께 환심이나 살려고 하는 녀석이 있는 모양인데, 선생님은 어림도 없다.무조건 공부 열심히 해서 시험 잘봐라, 알겠나?"

처음에는 에피소드로 지나가는 사건이려니 했는데, 그 사건은 방학을 지나고 학기가 새로 시작되었는데도 잊혀지지가 않습니다. 요즘도 아이들 울 아들에게 국사모를 들먹이며 놀린다고 하네요.


박하선_사회선생님사회선생님으로 가장 잘 어울릴 것 같은 연예인 박하선

 



그런데 재밌는 사건이 생겼습니다. 반 아이 중 하나가 울 아들을 흉내낸 것입니다. 그 다음 기말고사 시험칠 때 그 아이 사회 과목이 좀 약했던 모양입니다. 문제를 다 풀고 난 후, 시험지 맨 밑에다가 "선생님 넘 예뻐요"를 적은 것입니다.

 
ㅎㅎ 이 아이 좀 모자라는 것은 아닌지, 수업시간에 사회선생님이 울 아들을 그리 갈구는 것을 봐놓고도 사회 선생님께 그런 짓을 한 것입니다. 시험이 끝난 후 찾아온 사회 시간, 울 아들 반 아이들 모두 긴장한 채 사회 선생님이 어떻게 나올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과연 깐깐한 사회선생님도 선생님 예뻐요 라는 말에 국어선생님처럼 '자유시간' 다섯개를 주실지, 아니면 지난번에 호언한 것처럼 국물도 없을 것인지.. 결과가 어떻게 되었을까요?

선생님이 말씀하십니다.

"이번에 이 반 녀석 중 하나가 시험지 맨 밑에 선생님 예뻐요라고 써놨는데, 선생님도 내가 예쁜 줄 잘안다. 분명히 내가 그런 짓 하지 말라고 했는데 이렇게 한 것을 보니 선생님 말씀이 그리 우스운가 보다. 이 학생은 그래서 감점 10점이다."

그러면서 교실을 나가셨습니다. ㅋㅋ 졸지에 감점 10점까지 당한 그 친구 완전 울상입니다. 그런데 선생님이 교실을 나가자 한 아이가 이렇게 말합니다.

"야야 너희들 봤냐? 선생님 그렇게 말씀하시면서도 좋으신지 살짝 웃으시더라"

그러자 아이들 모두 이구동성으로 맞장구를 칩니다.

"맞제? 나도 봤다. 샘도 말은 그리해도 예뻐다니까 좋으신 모양이다. ㅋㅋㅋ"

그런데 그 아이는 사사모라는 별명이 붙진 않았다고 하네요. 아마 미수에 그쳐서 그런 모양입니다. 울 아들 국사모에서 언제나 벗어날 수 있을까요?

by 우리밀맘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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