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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층간 소음 우리가 피해자가 되고 보니

알콩달콩우리가족

by 우리밀맘마 2012. 8. 23.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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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층간소음, 피해자의 입장에서 본 아파트 층간소음, 아파트 층간소음 문제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가?

 

 

아파트 층간 소음에 관한 두 번째 글이네요. 지난 번에는 저희가 가해자의 입장(아파트 층간 소음 스트레스 대화로 잘 풀어낸 사연) 에서 쓴 글이고 이번에는 피해자의 입장에서 쓰는 글입니다. 많은 분들이 자신들은 층간소음의 피해자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아파트라는 것이 구조상 피해를 주기도 하고, 피해를 입기도 하는 것이죠. 저희도 본의 아니게 이웃에게 피해를 입히기도 하고, 또 피해를 입기도 합니다. 오늘은 피해를 입은 이야기를 풀어보려고 합니다.

 

 

아파트 층간소음, 아파트만 있는게 아니다

 

저희 가정이 아파트에 산 지는 이제 10년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

결혼해서는 반지하 단칸방에 살다가, 방 두칸인 옥탑방에서, 그리고 부산에 내려와서는 양옥집 일층에서 그리고 이사해서는 양옥집 2층에 살았습니다. 반지하에 살 때는 윗층 사시는 분들이 맞벌이를 하셔서 아침 일찍 나가시고 저녁 늦게 들어오시니, 소음 때문에 어려움을 겪을 일은 별로 없었던 것 같습니다. 이후 옥탑방도 마찬가지구요.

 

그리고 양옥집 일층에 살 때는 이층 이웃과 너무 사이좋게 지내다보니 소음 때문에 어려움을 겪을 일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가끔 아침 일찍 청소기 사용하는 소리가 좀 거슬리는 정도였죠. 그런데 양옥집 이층으로 이사하게 되었는데 여기서 좀 문제가 생겼습니다. 그 때 우리 아이들이 넷이었는데, 모두가 한창 분잡하게 뛰어다닐 그런 때였거든요.

 

저희 집 아래층은 남편 직장 후배 부부가 살았고, 그들은 신혼이었습니다.

솔직히 신경이 많이 쓰이죠. 그런데 다음 해에 후배 부부 아이를 낳았습니다.

아랫집에 갓난아이가 있으니 더 조심해야 해서 아이들에게 많이 주의를 줬지만 쉽지 않더군요.

특히 집구조가 가운데 거실에 마루가 깔려있고 오래된 집이라 아무리 조심해서 걸어도 삐걱대는 소리는 어쩔수가 없더군요. 

 

하루는 아랫집과 함께 식사할 일이 있어 조심스럽게 물어봤습니다.

 

"우리 아이들 때문에 아기가 힘들지 않을까 모르겠네?"

 

그러자 마음씨 착한 후배 부부 웃으며 이렇게 대답합니다.

 

"뭐 괜찮습니다. 새벽에 아이들이 일찍 일어나는 모양이죠?"

 

아 잠시 긴장... 그렇다고 하니까

 

"그 때 잠시 아이들이 우루루 몰려다니는 소리가 나는데 천장에서 쥐떼가 뛰어다니는 것 같습니다. 뭐 그것도 잠시라서 괜찮습니다. 너무 신경쓰지 마세요."

 

아이 넷이 일어나자 마자 아빠 서로 차지하려고 우루루 몰려다니는 소리...그게 쥐떼가 뛰어다니는 소리 같다는 말에  우리 부부도 함께 웃고 말았습니다. 정말 착한 이웃 덕을 많이 봤습니다. 그런 후 이제 아이들이 모두 학교 다닐 때쯤 우리는 다시 그 이웃 동네로 이사왔고, 처음으로 아파트라는 곳에서 살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정말 조심조심 하며 살았죠. 그리고 꽤 오랜시간을 그곳에서 지내다가 작년 여기 양산으로 이사오게 되었답니다.

 

 

 

층간소음구글이미지에서 퍼왔습니다

 

 

 

아파트 층간소음, 윗층에 이사온 아이들

 

이젠 아이들이 다 큰지라 우리가 피해를 입힐 일은 별로 없었기에 층간 소음에 별 신경쓰고 살지를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젠 우리가 피해자 입장이 되더군요. 바로 윗층에 두 딸을 둔 부부가 새로 이사를 왔습니다. 얼마나 이쁜지.. 엄마가 상당히 세련되어서 그런지 아이들도 정말 공주 같이 꾸미고 다니는데, 엘리베이터에서 만나면 정말 이쁘게 인사합니다.

 

그런데 그 이쁜 녀석들이 밤 11시만 되면 초원에 풀어논 망아지 마냥 뛰어다니는데,

ㅎㅎ 장난 아니더군요. 아빠가 늦게 퇴근하다보니 아빠가 들어오면 그렇게 난리를 친다고 합니다.

 

솔직히 저는 직장일을 하면서부터 저녁에 잠자리에 들면 누가 업어가도 모르게 깊이 잠들어서 아이들이 뛰어다니는지 알질 못하는데, 울 남편은 그렇지 않은가 봅니다.

 

잠자리에 들려고 하면 어김없이 쿵쾅대는 소리..

성격이 참 무던한 남편인데도 짜증섞인 소리로 불평을 합니다.

그러다가 하루는 갑자기 피식 웃으며 이렇게 말하네요.

 

"아~ 천정을 뛰어다니는 쥐떼소리가 이런 거였구나~"

 

ㅎㅎ 울 남편 그 귀염둥이들이 뛰어다니는 모습이 아른거리는지 웃으며 잠자리에 듭니다.

 

"에구 애들아 뛰어다니는 것은 용서해줄테니 제발 물건은 집어던지지 말아라"

 

그러면서 잡니다. 그렇게 하루 이틀 하다보니 이젠 습관이 되어서 그런지 그런 소음이 귀에 들어오질 않네요. 어쩌다가 엘리베이터에서 윗집 가족들을 만나면 그 집 부부가 저희 때문에 힘드셔서 어쩌냐고 아주 미안해하는데, 그럴때마다 괜찮다고, 아이들이 넘 이쁘다고 말해줍니다.

정말 그녀석들 이쁩니다. ㅎㅎ

 

아파트 지을 때 바닥에 소음을 방지하는 쿠션 작업을 좀 하면 좋을텐데 그건 기술적으로 잘 안되는가 봅니다. 층간소음 때문에 이렇게 큰 문제가 불거지는 걸 알면서도 안하는걸 보면 말이죠.

 

아파트라는 구조 자체가 서로에게 피해를 입힐수도 입을 수도 있는 구조기에 좀 더 서로를 세심하게 배려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이제 이런 아파트 문화도 자리잡을 때가 되었는데 말이죠.

 

비 많이 옵니다. 건강 잘 챙기시고 오늘도 행복한 시간을 만들어가시길 바랍니다.

 

 



 

 

by우리밀맘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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