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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공포에 떨게 했던 지존파의 마지막 고백

영혼의 양식

by 우리밀맘마 2012. 2. 7.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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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존파의 마지막 한 마디, 다시 시작할 기회가 없다는 것이..

 




이전 제가 알던 교회 집사님 한 분이 사업을 하다 사기를 당해 부도를 맞았습니다. 그 사기꾼 정말 악질적으로 사기를 쳤더군요. 있던 재산 다 털어먹고 거의 거리에 나가앉을 판이 되었습니다. 재산을 잃어버린 분노도 분노지만 자신이 그렇게 멍청했다는 자책감이 또 그렇게 힘들게 하더랍니다. 그런데 어느 날 사기를 당한 집사님 둘더둘러 그 사기꾼이 다른 사람들에게 자기를 두고 천하의 멍청이라며 비아냥거렸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완전 이성을 상실한 그분은 바로 교회로 뛰어들어가 하나님께 따지며 기도했다고 합니다. 분노로 고함고함을 치며, 어떻게 이럴 수가 있냐며, 하나님 도대체 뭐하고 있냐며 고래고래 고함을 치며 울부짖었습니다. 그러면서 머릿속으로 어떻게 하면 그 사기꾼에게 보복할까? 머릿속으로 그 사기꾼의 팔을 비틀고, 눈을 뽑고, 온갖 할 수 있는 고문을 다하며 그 나쁜놈을 괴롭히며 화끈한 복수전을 펼쳤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렇게 할 수 있는 보복을 다 해봤는데도 도무지 속이 시원하지 않고, 그것으로는 부족하다 싶더랍니다. 그래서 다시 차분하게 이성을 되찾고는 어떻게 해야 이 인간에게 제대로 복수할 수 있을까? 지금 자신이 겪고 있는 이 괴로움을 그대로 갚을 수 있을까? 그렇게 오랜시간을 고민한 끝에 드디어 최고의 복수 시나리오가 마음에 펼쳐지는데, 속이 다 시원하더랍니다. 그래서  그분은 하나님께 이를 악물고는 이렇게 기도했다고 합니다. 


"하나님 절 사기 친 그 나쁜 인간 저보다 더 착한 놈 되게 해주십시오." 

그 때 그분은 제게 아주 재밌다는 듯이 자신의 힘들었던 시절을 이야기해주셨는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참 지혜로우셨다는 생각이 듭니다. "나보다 더 착한 인간 되게 해주세요" 그보다 더 확실한 보복이 어디 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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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 벌써 20년이 다 되어가는군요. 지존파 당시 오렌지족이라는 신조어가 우리 사회의 한 단면을 보여줄 때, 이 무시무시한 살인마들이 우리나라를 공포에 떨게 했었죠. 지존파라 이름하여 무차별적으로 사람들을 죽였던 이들, 나중에 모두 잡혔지만 그들이 사회를 향해 내뱉은 말들, '나는 인간이 아니다' 그렇게 말하며 사회에 대한 그 적대감은 듣는 사람들의 마음을 정말 오싹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그들에게 대해 세상사람들은 엄청난 증오와 분노를 나타냈었죠. 

그런데 일단의 한 교회 집사님들은 이런 생각을 하였더랍니다. 이 사람들도 불쌍한 사람들이다. 죽기 전에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 그래도 알게 해주자. 참 무모한 생각이죠. 그런 무모한 마음으로 그들을 면회 가기도 하고, 사식을 넣어주기도 하고, 매일 정성어린 편지를 써 보내주기도 하고, 또 그들을 위해 매일 시간을 정해두고 기도하였다고 합니다.

이들을 만난 지존파, 처음에는 이분들을 이상한 인간으로 취급하고, 냉소하고, 거절하였습니다. 그러던 사람들이 그렇게 거부해도 계속 찾아오는 그들을 만나고, 그렇게 시간이 지나자 차츰 마음을 열게되고, 마침내는 복음을 받아들이게 되었습니다. 그분들을 통해 하나님의 사랑을 받아들인 것이죠.  

그리고 또 시간이 지났고, 마침내 1994년 추석 전 날, 그들은 사형당하였습니다. 그들의 시체는 화장을 해 불살라졌습니다. 그런데, 그들 중 두목 노릇을 했던 김 아무개씨가 죽기 전 그 집사님께 보냈던 마지막으로 이런 내용의 편지를 보내왔습니다.  

"집사님, 생각하면 제가 왜 그렇게 바보 같은 인생을 살았는지 모르겠습니다. 이제 와 생각하니 제 눈이 무엇인가에 가려져 있었던 것이 틀림없습니다. 저는 죄에 대한 대가로 죽지만 세상에서는 죽음으로도 용서받을 수 없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제가 여기서 하나님을 알게 된 것을 생각하니 하나님의 은혜가 너무 감사하여 눈물만 흐릅니다. 저는 요즘 405장 찬송을 부릅니다.. 

이 세상은 참으로 아름답습니다. 저는 이제껏 세상이 잡스럽고 더럽고 악한 줄로만 알았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아니었습니다. 진정, 세상은 아름다운 것을 이제야 깨달았습니다. 이제 저는 회개하고 세례 받아 새사람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유감스러운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너무 늦게 깨달았다는 것입니다. 늦게라도 깨달아서 하나님의 자녀 된 것은 그나마 다행스럽고 감사하지만 봉사할 시간이 없습니다."

나는 인간이 아니었다고 외쳤던 그 사람, 다시 인간이 되고 보니 자신이 살았던 그 삶이 얼마나 후회스럽던지..자기 손에 죽어갔던 사람들에게 어떻게 속죄해야할지 그는 밤마다 고통 속에서 울부짖었고, 이제 비소로 참된 인생이 무엇인지 알았지만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기회가 없다는 것이 너무 한스러웠다고 그는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참회하였다고 합니다.

사형이 집행되었던 그날. 마지막 소원은 찬송을 부르고 싶다는 것이었습니다. 


"세상에서 방황할 때 나 주님을 몰랐네 내 맘대로 고집하며 온갖 죄를 저질렀네 예수여 이 죄인도 용서받을 수 있나요 벌레만도 못한 내가 용서받을 수 있나요..."

목이매여 찬송이 끊겼다가 다시 이어지곤 하였습니다. 법이 명령한 시간으로 제한된 생명의 마지막 찬송.

"나 같은 죄인 살리신 주 은혜 놀라워... 해처럼 밝게 살면서 주 찬양 하리라..."

그리고 세상을 떠났습니다.
지난 주일 예배 때 우리 목사님 설교가 "애통하라"는 제목이었습니다. 사랑은 한 영혼을 마음에 품고 그를 위해 눈물흘리는 것이며, 그 눈물이 사람을 살린다고 하셨습니다. 설교를 들으며 이전 이 지존파의 이야기가 생각이 나더군요. 내게도 그렇게 사람을 살리는 눈물이 있을까요? 그렇게 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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