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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부러진화살 본 초딩 막내딸이 꼽은 최고의 명대사

문화즐기기

by 우리밀맘마 2012. 1. 31.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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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울 아이들 방학 동안 추억이 없다며 아침부터 아빠를 조르기 시작합니다. 영화보러 가자는 것이죠. 아이들 성화에 못이긴 아빠, 하지만 갈 땐 가더라도 자기가 보고 싶은 거 봐야겠다는 생각에 조건을 내걸었습니다. 요즘 "부러진 화살"이라는 영화가 재밌다고 하는데 그거 보러가자, 그러면 가겠다는 것입니다.

울 아들 인터넷으로 잽싸게 부러진 화살을 검색하더군요. 그런데 영화 평점이 무려 9.3.. 울 아들 올라온 영화평들을 보더니 고개를 끄덕입니다. 그러자 그 옆에서 울 막내 이삐가 오빠에게 장화신은 고양이와 댄싱퀸도 보라고 부추기네요. 울 아들 역시 같은 마음인지라 검색을 해보더니 영화평점이 부러진 화살에 못미칩니다. 그래서 부러진 화살 보러가자고 의견을 일치를 보았죠.

그러자 울 남편 두번째 요구조건을 내겁니다. 조조 할인을 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지금 빨리 씻고 준비를 해야 한다는 것이죠. 울 아이들 그 말을 듣더니 군말 않고 부산하게 준비를 합니다. 방학 내내 집 밖으로 나가는 것을 극히 끄려하던 녀석들이 영화를 보여준다는 말에 이리 잽싸게 행동할 줄이야.. 이렇게 해서 울 남편과 셋째와 넷째 그렇게 영화를 보러갔네요. 전 출근했구요. ㅎㅎ

저녁이 되어 퇴근해 보니 울 아이들 만면에 희희낙낙 제가 오자 마자 오늘 본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줄줄 쏟아놓기 시작합니다. 어떤 영화인지 남편에게 미리 들은 것이 있는지라 과연 이 영화가 초등학교 5학년과 중학교 1학년이 과연 흥미를 느낄만한 것인지 사실 좀 의구심이 가더군요. 아이들 보기에는 너무 시사성이 강한 영화가 아닐까 내심 걱정했었는데, 울 아이들 제가 예상하지 못한 그런 반응을 합니다.





먼저 울 중딩.. 영화에 대한 줄거리를 줄줄 이야기하면서 너무 재밌었다는 것입니다. 특히 영화에 별 다른 특수효과도 그렇다고 흥미를 끌거나 긴장감을 갖출만한 특별한 장면이 없었는데도 영화 보는 내내 긴장하게 되고, 나중에는 속이 시원해지더라는 것입니다. 통쾌했다는 것이죠. 특히 주인공 안성기씨의 연기가 너무 멋졌다며 엄지 손가락을 치켜 세웁니다.
 
 
 

 

그리고 부러진 화살을 보면서 우리가 신문이나 방송으로 대하는 사건 속에 이렇게 많은 사연이 숨어 있을 줄 몰랐다고 합니다. 방송에서는 자신의 재판에 불만을 품은 한 대학교수가 석궁을 들고가 재판관을 위협한 정말 어처구니 없는 사건이라고 생각했고, 그렇게 한 교수는 교수답지 못한 사람으로 여겼는데, 사건의 전말을 보니 그게 얼마나 큰 편견인가를 알게 되었다는 겁니다. 진실을 안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그리고 그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영화를 보면서 알게 되었다고 합니다.

울 아들, 한 살 더 먹더니 생각하는 것도 더 의젓하고 깊어진 것 같아 마음이 흐뭇했습니다. 그리고 막내에게 시선을 돌렸죠. 울 막내 뭘 말할까 손을 턱에 괴고 생각하더니 이렇게 말합니다.

"한 번 더 보고 싶어요"

그 말에 제가 깜짝 놀랐습니다. 너도 그렇게 재밌더냐고 하니 그건 보면 안다고 합니다. 와~~ 이런 시사적인 사건을 다룬 영화, 도대체 그 시나리오가 얼마나 탄탄했기에 초딩 딸에게서 이런 말이 나올까? 저도 막 보고 싶어지는 거 있죠. 조만간 군사들을 모아 한 번 보러 가야할 것 같습니다. 아직 첫째와 둘째가 안봤으니 가자고 하면 갈 것 같네요.

울 막내 갑자기 저를 보더니 이렇게 말합니다.

"어머니, 아직 밥을 안해 놓으셨군요. 엄마를 직무유기로 고발합니다."

헐~ 갑자기 무슨 고발? 그러자 울 아들 박수를 치며 넘어갑니다. 제가 노려보자 울 아이들 영화를 보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명 대사가 이 부분이랍니다. 재판을 받던 피고인이 변호사를 제치고 자기가 법전을 보면서 자기 변호를 하는데, 재판관이 영 불성실하게 나오자

"당신을 직무유기로 고발합니다."

재판을 받는 피고인이 재판관을 재판정에서 고발했다고 하네요. 울 아이들 이 장면에서 왜 그리 통쾌했는지 속이 다 시원해지더랍니다. 대충 어떤 장면인지 짐작이 가더군요. 얼마나 재판관들이 고압적으로 또 건성으로 사건을 대했으면 피고가 이런 말을 했을까? 요즘 신문에 보니 우리 사법부 그 권위를 스스로 버리고 있다는 생각이 많이 들더군요. 국민들 대다수가 지금 사법부는 법의 공정성을 잃어버렸고, 속히 개혁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자신들의 모습이 얼마나 우스꽝스러운지 제대로 알아야 할텐데..

그나저나 울 아이들에게 고발당한 불쌍한 엄마는 다시 고발당하지 않기 위해 정성을 다해 밥을 짓습니다. 반찬도 정성을 다해 만들구요. 음식 냄새에 제가 다 군침이 도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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