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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한밤 중에 사라진 남편 핸폰으로 연락해보니

알콩달콩우리가족

by 우리밀맘마 2011. 10. 19.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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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제 블로그 글을 보니 자꾸 남편 비리를 고자질하는데 시간을 많이 보내고 있네요. ㅎㅎ 오늘도 울 남편의 만행?을 고자질 하려고 합니다. 지난 번에 한밤 중에 사라진 남편의 이야기 올렸는데, 혹 못읽으신 분은 읽어보세요. 오늘은 그 2탄입니다.


- 새벽 내 을 떠난 남편 어디로 갔나 봤더니


새벽 두 시쯤, 기온이 넘 떨어졌는지 춥더군요. 추우면서도 큰 곰 한마리가 내 옆에 있고, 또 작은 새끼곰도 내 옆에 있는데 왜 이리 춥지? 하는 생각이 드네요. 무심결에 옆을 더듬어 보았더니 울 남편이 없는 겁니다. 허억~  철렁 내려 앉는 가슴을 붙잡고, 울 아들 깨지 않도록 거실로 살짝 나왔습니다. 시간을 보니 새벽 두시, 거실에는 적막이 가득합니다. 

지난 번 이야기에도 썼지만 우리 부부 이 겨울 동안은 아들방에서 신세를 지기로 했습니다. 울 아들 엄마 아빠랑 자는게 좋은지 싱긋이 웃습니다. 대신 막내는 입이 툭 튀어 나왔네요. ㅎㅎ 이제 우리집 잠자는 방 구조를 보면, 안방은 울 엄니와 대박이 부부, 또 한 방에는 울 이삐와 둘째 히야가, 그리고 우가는 제 방에서, 그리고 아들과 우리부부, 이렇게 밤이 되면 자리배치를 합니다. 그런데 당연히 있어야 할 울 남편이 제 자리에 없는 겁니다. 

일단 우가 방을 살펴봤습니다. 그랬더니 이 녀석 아주 곤하게 잘 자고 있습니다. 살짝 고민이 되더군요. 그렇다면 이삐와 히야가 자고 있는 방에 울 남편이 잘 수는 없고.. 당장 쫓겨나죠. 그렇다고 울 엄마방은 더더욱 아니고, 거실에도 없고...그렇다면 이 양반 외박을?~~~~ 


생각이 그렇게 미치자 살짝 열받으면서 이 양반이 이 시간까지 도대체 어디서 뭘하고 있는건지. 수상한 마음에 걱정도 되고, 혹시 사고가 나지 않았을까 싶은 그런 생각에 좀은 무섭기도 하고..하여간 온갖 상념이 제 마음을 휩쓸고 갑니다. 그래서 일단 전화를 걸었습니다. 조금 있으니 신호가 가는데, 오잉~  벨 소리가 울 막내 방에서 나는 것이 아닙니까? 그리고 좀 있으니 울 남편 자다가 깬 목소리로
 
"여보세요~" 하더니, 또 갑자기 "야, 잠좀 자자~~"

그러면서 툭 끊습니다. 그런데 그 목소리가 핸폰으로 제 귀에도 들리고, 애들 방문 너머에도 들리는 것이 아닙니까? 그래서 방문을 살짝 열었더니, 울 남편 거기서 자고 있습니다. 히유~ 살짝 가슴을 쓸어내고는 일단 그 곁에 이불을 가져와 저도 같이 잠들었죠. 


부부

다음이미지에서 퍼왔습니다.




아침이 밝았습니다. 울 남편 눈을 뜨더니 절 보고는 

"어~ 당신 여기서 잤어?" 

"응" 

"그런데 당신 혹시 새벽에 나한테 전화했어? 잠결에 당신 전화 받고 끊은 것 같은데"

"응 내가 전화했지"

"왜?"

"내 곁에 잠들어야 할 사람이 안보여서 그래서 어딨는가 하고 전화했지. 그런데 왜 여기서 자고 있는 거야? 지난 번에는 아들 방에서 혼자 자더니?"

 
 


그러자 울 남편 자초지정을 설명해줍니다.

" 응, 퇴근해서 집에 들어와 보니 사방이 조용하데. 샤워하고, 잠잘려고 가는데, 울 막내 방문이 열려 있는거야. 추울텐데 하고 보니 이삐 혼자 자고 있잖아. 그래서 우가 방을 보니 큰 거 둘이 뭘했는지 둘이 나란히 누워 잠이 든거야. 깨우기도 뭐하고. 그런데 울 막내 또 혼자 자다가 깨면 무서울거 아냐? 그래서 내 이불 거기 깔고 같이 잤지"

아~ 울 남편 막내 사랑 못말립니다. 초등학교 5학년이나 된 딸, 혼자 자는게 무서울 것 같아 곁에서 자줬다네요. 솔직히 어이없음. 그런데 그런 아빠의 마음도 몰라주고 울 막내 남편의 정곡을 찌르며 한 마디 합니다.

"아빠, 난 아빠 코고는 소리 땜에 자다가 몇 번이나 깼다구요."

그러면서 살짝 흘겨보는데, ㅋㅋㅋ 어찌나 이쁜지 ㅎㅎ 그런 막내의 표정에 울 남편 어쩔 줄을 몰라합니다.

"이삐야, 뭐 그 코고는 소리는 .. 그래도 아빠가 있어주는게 좋잖냐? 그래도 어제는 작게 골려고 얼마나 노력했는데.."

완전 땀삐질입니다. ㅋㅋ 그런 남편 제가 기회를 놓치지 않고 다그쳤죠. 이 때 군기를 확실하게 잡아놔야 합니다.

"여보 솔직히 말해봐. 내가 중요해 이삐가 중요해. 대답 잘해야돼~ 실수로 엉뚱한 대답하면 알지?"

울 남편 막내의 눈치를 봅니다.

"응, 당연히 막내가 중요하지. 울 막내가 얼마나 이쁜데, 난 막내가 젤 좋아. 울 이삐 최고!"

ㅎㅎ 간이 배밖으로 나왔습니다. 아빠의 그런 말에 울 이삐 팔짱을 끼더니 아주 우쭐해합니다. 그러면서 엄지 손가락을 치켜 들며, 아빠 최고를 외치네요. 울 남편 아주 흡족한 웃음을 지으며 날 죽일테면 죽여봐라는 표정으로 절 보지 않고 이삐만 쳐다보며 히죽이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저~ 그렇게 마음 좁은 여자 아닙니다. 충분히 남편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죠. 그래서 기회를 한 번 더 줬습니다.

"내가 잘 못 들었는데, 다시 한 번 이야기해봐요. 이게 마지막 기회라는 거 알죠?"

그제서야 울 남편 정답을 말합니다.

"울 마눌 최고, 세상에서 젤로 이뻐, 난 마눌의 남자."

ㅋㅋ 이제야 제대로 대답을 합니다. 옛말이 틀리지 않네요. 남자와 북어는 사흘에 한 번씩 패라고 했는데.. 그리고 다시 세뇌를 시켰습니다.

"남편의 잠자리는 어디?"

"마눌 옆"

" 남편은 어디서 자야한다?"

'마눌 옆"

"다시 제대로 이야기해봐요"

울 남편 시키는대로 잘 합니다. 말은 참 잘합니다.

"나는 울 마눌의 남편으로서 앞으로 무슨일이 있어도 마눌옆 잠자리를 지킬 것을 약속합니다."

올 겨울 또 이렇게 남편 찾아 삼만리 아니 온 집안을 헤메는 일이 다시 없어야할텐데..걱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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