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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딸이 학교갈 때 몸치장에 공을 들이는 이유

알콩달콩우리가족

by 우리밀맘마 2011. 4. 25.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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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일입니다. 아침에 비가 왔었죠. 그 날 새벽기도회를 마치고 집에 돌아온 남편 쉬어야 겠다며 이부자리로 들어가네요. 몸이 그렇게 안좋으면 하루쯤 쉬면 좋을텐데.. 하여간 그렇게 이불 속으로 들어간 남편 몇 분이 지나지 않아 코고는 소리가 들립니다. 엄청 피곤했던 모양이네요.

그런데 집안이 넘 조용합니다. 이 시간이면 고딩과 중딩들 부산하게 움직여야 지각하지 않는 시간인데 아무도 보이질 않네요. 설마하는 마음으로 방문을 열어보니.. 에구 어제 밤늦게까지 자지 않는 것 같더니 모두들 아직 꿈나라입니다. 급한 마음에 큰 딸부터 깨웠습니다. 부시시 깨어난 울 큰 딸 시계를 보더니 화들짝 놀랍니다.

"엄마, 큰 일 났다. 지각이다. "

그러면서 세면하고, 옷 갈아 입고 난리법썩을 떠네요. 지각하지 않으려고 자기 나름 부산을 떨지만 제가 보기엔 바를 거 다 바르고 입을 거 다 입고, 평소와 전혀 다르지 않는 모습. 마음만 급해 보입니다. 그렇게 아침까지 다 챙겨 먹은 울 딸 시계를 보더니..

"안되겠다. 아빠한테 태워달래야지, 엄마 아빠 어딨어?"

요녀석, 이렇게 바쁜 시간에도 느긋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바로 아빠를 부려먹겠다는 거죠. 하지만 오늘 아빠 상태 보니 전혀 아닌데.. 속으로 너 오늘 까닥하다가는 완전 지각이다, 뜨거운 맛을 봐야 정신 차리지.. ㅎㅎ 그런 생각을 하며, 피곤한 울 남편을 살짝 깨웠습니다. 속으론 제발 일어나지 마라.. 그런 마음으로요. 그런데 그런 저의 모습을 보던 울 딸, 바로 아빠를 흔들어 깨웁니다.

"아빠, 아빠 큰 일 났다. 나 지각인데.. 아빠 제발 좀 태워줘요. 부탁.. 플리즈, 제발 정신 좀 차리시구요."

그러면서 막무가내로 깨웁니다. 부시시 눈 뜬 울 신랑, 멍 하니 이게 무슨 일인가 싶은 눈으로 사태를 파악하더니, 울 딸을 한 번 노려보고는

"지각 해, 아빠 피곤해서 안돼!"

그러면서 다시 이부자리로 들어갑니다. 오우 울 남편 카리스마가 장난 아닌데요?  속으로 우가야 메롱이다 그런 마음이 드네요. ㅋㅋ 근대 저 엄마 맞나요? ㅎㅎ 하지만 울 딸, 절대 물러서지 않죠. 그렇게 다시 눕는 아빠를 거의 강제로 일으키더니 가자고 조릅니다. 안되겠다 싶었는지 울 남편 툴툴거리며 옷을 갈아 입습니다. 그리고는 두 부녀 그렇게 집을 떠나네요. 그 이후 사정은 안 봐도 비디옵니다. 우가 이녀석 절대 아빠를 그냥 보내지 않죠. 아마 가는 길에 슈퍼 들러 초콜릿 사랄라고 조를거고, 맘 좋은 아빠는 거기에 빵에 간식을 잔뜩 사서 들려주겠죠. 아빠가 완전 봉입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저녁이 되었습니다. 아무래도 아침 일이 기분이 나빴던 모양인지 아빠가 학교에 돌아온 딸에게 시비를 겁니다.

"야 우가야, 내가 잠시 생각해보니 너 아침에 엄마가 깨웠을 때 그리 늦지 않은 시간이었잖냐? 좀만 빨리 서두르면 지각 안했을텐데.. 너 아침에 차린 모습 보니 그 바쁜 시간에도 할 거 다했더라. 입을 거 다 입고 바를 거 다 바르고.. 그냥 대충해서 학교 가지 피곤한 아빠를 꼭 그렇게 깨워야 했냐?"

그렇게 볼멘 표정으로 딸에게 시비를 거는 아빠에게 울 딸, 정색을 하며 한 마디로 아빠의 시비를 잠재워버립니다. 뭐라고 말했냐구요? 







"아빠~ 울 학교 남녀공학이거든요."


그 말을 들은 울 남편 완전 뻥찌는 표정입니다. 헐~
남녀공학이라서 대충해서 학교 못가겠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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