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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러웠던 초등학교 졸업식 그래도 울지않을 수 있었던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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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리밀맘마 2011. 2. 2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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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디지털대학교 졸업, 서러웠던 초등학교 졸업식 그리고 가족과 함께 한 대학교 졸업식

 

벌써 개학이 다가 왔네요. ㅎㅎ 전 이 날을 학수고대하고 있고, 울 아이들은 하늘이 무너질 것 같이 매일 한 숨을 쉬며 학교 가기 싫어를 외치고 있습니다. 정말 시간이 유수처럼 흐른다는 말이 실감나는 것이 졸업식을 한 게 엊그제 같은데, 일주일이 지나버렸습니다. 지난 주에 제 졸업이야기를 쓸려고 했는데, 언제 이렇게 시간이 지나버렸는지 모르겠네요.

2월 19일은 정말 잊지 못한 기념적인 날입니다. 왜냐면 제 아들 졸업식이 오전에 있었고, 오후에는 제 대학 졸업식이 있었습니다. 울 아들 좀 많이 서운한 모양이었습니다. 표정보면 알잖아요. 6년간 그렇게 죽고 못살던 친구들과 함께 기분좋게 졸업식을 치르는 것이 아니라, 6학년 그것도 겨울방학 때 전학을 와 여기서 제대로 친구 사귈 시간도 없이 이렇게 졸업을 맞이하게 되었으니 기분이 어떻겠어요? 그래도 울 아들, 아빠 엄마 그리고 누나들과 동생까지 우리 식구만 해도 축하해줄 사람이 이리 많으니 그걸로 위안을 삼는 것 같습니다 .



초등학교_졸업식장울아들의 초등학교 졸업식장




순간 제 초등학교 졸업식이 생각나더군요. 그 땐 국민학교였죠. 저희 집은 정말 가난했거든요. 아버지는 벌써 돌아가시고, 어머니 혼자 다섯 형제를 키우려니 이것저것 돌볼 여유가 없었습니다. 그러니 막내가 졸업을 해도 축하한다는 말도 제대로 건네지 못할 그런 형편에서 살았습니다. 그리고 제가 졸업하는 날 졸업식장엔 절 축하하러 아무도 와주질 않았고, 전 정말 눈물이 절로 나는 그런 졸업식을 맞았습니다.

 지금도 그 때 똑똑히 기억나는 순간이 있는 것이, 제 친구가 자기가 들고 있던 꽃다발을 내밀면서 함께 사진 찍자고 절 붙들었습니다. 남의 가족에 파묻혀 겨우 사진 한 장 찍힌 것이 제 초등학교 졸업식 추억의 전부랍니다. 이후 중학교 고등학교도 뭐 그리 상황이 나아지진 않았죠. 그래도요, 저 그때 울지 않고, 그렇게 서러워하지 않은 이유가 있었습니다. 제 자신에게 이렇게 말했거든요. 

"맘마야, 지금 서러워 말자. 나중에는 이 날이 아름다운 추억으로 여겨질 그런 날이 올거야." 

참 기특하죠? 어린 나이에 그런 생각을 다하구요. 그런데, 저의 그런 바람이 이제 40을 지난 지금 이루어지네요.

저도 이제 대학을 졸업하게 되었거든요. 예전에 말씀드린 것처럼 부산디지털대학에 입학하여 제가 배우고 싶던 아동학과 사회복지학을 모두 공부하였고, 관련 자격증도 다 취득했구요, 이제 졸업만 앞두게 된 것입니다.

제 자랑입니다만 그래도 공부 열심히 했거든요. ㅎㅎ 그래서 이번 졸업 때 총장상을 받게 되었답니다. 울 남편에게 총장상이 뭐야 했더니, 좀 배아파하네요, 자긴 졸업 때 그런 상 근처에도 못갔다구요. 그러면서 진심으로 절 축하해주었습니다.

- 부산디지털대학에서 인터넷으로 2년을 공부해보니

졸업식_총장상대학교 졸업식 때 총장상을 받았답니다.


 

 

제 졸업식 때 울 아이들 엄마와 의리를 지킨다며 모두 졸업식장에 참석해주었고, 울 남편은 열심히 사진찍어주고요. 그리고 맛있는 점심과 저녁을 먹었습니다. 정말 살다보니 이런 날이 있네요.

 

30년전 초등학교 졸업식장에서 나중에 이날을 아름다운 추억으로 간직할 그런 날이 있을거라고 스스로에게 말했는데, 말한대로 되었습니다. 정말 말이 씨가 된다는 말 그건 부정적으로만 쓰이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좋은 의미로도 실현된다는 것을 오늘 실감하였습니다. 


울 남편 그 날 넘 무리하는 것 같더라구요. 다음 날 감기몸살에 시달리더니 한 주간 영 컨디션이 좋지 않아 보입니다. 제가 좀 미안한 내색을 하니, 더 멋지게 축하해주지 못해 미안하다네요. 참 제가 복이 많은 사람입니다.
 
"하나님 감사합니다." 절로 제 입에서 이런 말이 흘러나오네요.

 



 

 

by우리밀맘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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