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우수동아리상 수상식 쥐구멍이라도 찾고 싶은 나의 실수

궁시렁 낙서장

by 우리밀맘마 2013. 1. 29. 22:15

본문

부산디지털대학교, 대학교 우수동아리 '아이사이'시상식


제가 공부하는 아동가족복지학과에 봉사동아리가 있습니다. 이름은
"아이사이"입니다.
학과가 생기고부터 계속 이어진 동아리인데 우리가 들어갔을 때는 없어질 위기에 있었습니다. 

원래 우리 학과 이름이 아동보육학과습니다. 이때는 지원자가 많아 경쟁율이 치열했었는데, 이것이 아동가족복지학과로 이름이 바뀌면서 지원자가 줄어들게 되었고, 급기야 폐과의 위기에 있었던 것이죠. 그래서 신입생은 받지 않고, 편입생만 2년째 받고 있었던 것입니다.

저는 보육사업, 특히 보육원과 같은 시설에 관심이 많아 이 과에 지원하게 되었는데 공부를 하다보니 제겐 정말 안성맞춤이더군요. 그래서 보육교사 공부 뿐아니라 사회복지사의 공부도 그리고 청소년상담사의 공부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우리 대학은 직장인이나 주부가 많을 뿐아니라, 학생들이 속해 있는 지역도 전국적입니다. 외국에서도 수강하고 있는 분들 많다고 하네요. 그런 까닭에 오프라인 상에서 만날 수 있는 사람은 전체 학우 중 일부에 지나지 않습니다. 

동아리 모임 역시 소수의 인원들로 이루어지죠. 작년 3월에 가진 MT에서 동아리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고, 보육원에 관심이 많았던 저는 '계속 하자'에 강한 한표를 행사했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우리 동아리 없어지지 않고 열심히 제 할 일을 하고 있답니다. 

올해 회장은 별명이 이쁜이입니다. 아직 미혼이구요, 정말 이뻐요. 천주교 신자인 우리 회장의 소개로 천주교에서 운영하고 있는 한 영아원과 인연을 맺어 우리는 그곳에 매달 마지막 주일에 봉사를 하고 있답니다.  

회원은 겨우 다섯명입니다. 하지만 얼마나 즐겁고 행복한지.. 우리 모두 봉사하는 그날을 기다리고 있죠. 사실 가서 하는 일은 청소와 주방일을 도와주는 정도입니다. 

저희는 아이들과 함께 놀면서 보살펴주고 싶은데, 영아원 방침이 그것을 허락해주질 않더군요. 섭섭하긴 하지만 이해가 되기도 해요. 조금 친해졌다 싶었는데 다시 오지 않으면 아이들이 받는 충격은 말로 할 수 없는 것이거든요. 

그런데 일년을 변함없이 방문하다보니 요즘은 아이들이 먼저 와서 인사하고 간답니다. "안녕하세요" 하며 쑥스러운 듯 지나치는데, 얼마나 밝고 예쁜지. 작년 제가 한 일 중 가장 잘 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벌써 1년이 되었네요. 얼마 전 우리 동아리 활동 결과보고서를 작성해 학교에 올렸습니다. 그랬더니요~ ㅎㅎ 심사결과 우리 동아리가 우수상을 받게 되었답니다. 상금 30만원과 함께요. ㅎㅎ 시상식에 오라고 하는데, 울 회장은 직장인이어서 그 시간에 참석할 수 없기에, 총무인 제가 제가 시상식에 가게 되었습니다.




학교까지는 저희 집에서 2-30분이면 충분히 도착할 수 있는 거리거든요. 
그런데 어떻게 된 건지 신호등마다 걸리는 겁니까? 하~ 정말 죽겠더군요
차 안에서 뛸 수도 없고, 입술은 바짝바짝 타들어가고.. 
집에서 출발한 지 50분이 넘어서야 겨우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차에서 내려 시계를 보니 시상식 시간이 4시인데 4시 1분입니다.
한 걸음에 시상식을 하는 대회의실앞에 서니 2분이네요. 거의 날아왔습니다. 제게 이런 특별한 능력이 있는 줄 몰랐습니다. 

가만히 살짝 문을 열어보았더니 이미 시상식의 순서가 진행되고 있더군요. 동그란 테이블이 가운데 놓여 있는 회의실에 교수님 열 분 정도, 그리고 맞은편에는 동아리학생들 열 명,  그리고 입구쪽에 총장님이 앉아 계시네요. 

제가 들어가는 순간 일제히 시선이 제게 몰렸습니다. 얼마나 당황스럽고 부끄럽던지요. 모두의 시선을 살짝 외면한 저는 떨리는 마음을 진정시키며 자리에 앉았습니다. 이후 시상식은 별 탈 없이 잘 마무리가 되었구요. 

식이 마치자 교수님이 가슴을 쓸어내리며 제게 말씀하시네요.

"안와서 얼마나 걱정했다구요. 제 가슴 타들어간 거 보이시죠?"

"아유~ 정말 죄송해요. 교수님  제가 더 빨리 나서야 했는데, 오늘따라 차가 많이 막히고, 주차도 힘들어서 늦었네요. 정말 죄송해요."

"그래도 시상식에는 참석해서 괜찮아요."

울 담당 학과장님 얼마나 좋으신지 저희들을 정말 자식같이?(그러기엔 우리가 너무 나이가 많나?ㅎㅎ)  챙겨주신답니다. 좀 꼼꼼한 성격이신데 말씀처럼 속이 타들어가셨을 겁니다. 

시상식을 마치고 교수님실에서 1시간 정도 차를 마시며 여러 얘기를 나누었습니다. 울 교수님은 항상 우리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주고 싶으셔서 정말 열심히 자세히 얘기를 잘해주신답니다.

"교수님, 바쁘신데 이만 가볼께요. 오늘 감사합니다."

"그래요. 담에 또 와서 차 한잔해요."

"예, 교수님, 옆방 교수님께 인사만 드리고 갈텐데, 그만 들어가세요."

온라인 상으로만 얼굴을 대할 수 있었던 교수님들이라 이렇게 밖에서 뵐 수 있는 기회가 흔하지 않기에 인사를 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특히 몇 분의 강의는 정말 제게 유익했기에 꼭 인사를 드리고 가고 싶었구요. 

시상식을 마치고 교수님실로 오기 전에 대부분 제 소개를 하고 감사의 인사를 드렸습니다. 그런데 미처 한 분에게는 인사를 드리지 못했기에 교수님 방을 찾았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사회복지 시설운영론 강의하셨지요."

"아닌데요, 사회복지 시설운영론은 000교수님인데...."

헉, 순간 너무 당황스러워 머리가 텅비는 것 같았습니다. 제가 착각한 것이죠. 그리고 분명히 이 교수님 강의도 들었는데, 무슨 과목이었는지 도무지 생각이 나질 않네요.완전히 머리는 텅 빈 듯 아무런 생각이 나질 않는데, 이상하게 입은 계속 말을 하네요.

"그럼, 교수님은 무슨 강의를 하셨죠?"

"지역사회복지론...."


벌써 교수님의 표정이 달라지셨네요. 윽~


"아~ 맞아요. 지역사회복지론 강의 정말 재밌게 잘 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런데 이미 삐진 교수님 이렇게 말을 하시네요.

"내 과목은 다들 재미없다고들 하는데..."

"아~ 예 그런데 저는 정말 재밌게 들었는데요....감사합니다. 교수님 안녕히 계세요."

"오늘 수고 많으셨습니다. 계속 열심히 하세요."

이게 무슨 일입니까? 오늘 완전 실수연발입니다. 괜히 인사를 드리러 갔다가 교수님 맘만 상하게 한 것 같아 너무 죄송스럽습니다. 교수님실에 다른 교수님 두분도 더 계셨는데 그 분들에게 아는 척도 못해보고 황급히 자리를 떴습니다. 
아~ 지금도 얼굴이 화끈거립니다. 와이리 덥노~~

내일이면
입학식입니다. 
이 날도 제가 단상에 서서 우리 동아리 홍보를 해야 하는데 그때는 실수하지 않아야 할텐데 걱정입니다. 제 스스로 계속 격려도 하고 있습니다.

"괜찮아 실수야 누구나 하는 것이고, 실수 할 수도 있는 것이지 머 ~"
 
ㅎㅎ 그래도 돌아오는 길 우수동아리상에 시상금30만원이 든 두툼한 봉투를 손에 쥐니 기분 급 반전입니다. 이것 가지고 우리 뭐에 쓸까 즐거운 상상이 꼬리를 무네요.


"교수님 죄송해요. 맘 푸세요. "

 

by 우리밀맘마

저의 동맹블로그 레몬박기자 오늘의 사진 바로가기 클릭

*이 글이 유익하셨다면 추천 하트 한 번 눌러주세요.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