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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진세 무서워 에어컨 못켜는 어린이집 이걸 어째!

복지와 보육정책

by 우리밀맘마 2016. 8. 12.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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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집을 징벌하는 누진세, 누진세 무서워 에어컨도 못켜는 어린이집

 

어린이집 교사 만 5년을 채우고 잠시 쉼을 가졌습니다.

5년동안 제가 좋아하는 아이들과 함께 생활할 수 있어 행복한 시간이었지만

그에 반해 몸도 마음도 만신창이가 된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보육교사로서 자부심도 느끼기도 했지만,

보육교사라는 이유로 사회의 죄인이 되기도 한 그런 세월이었습니다.

 

5개월을 쉬었습니다.

그리고 이제 재충전의 시간이 충분하다 생각하여

더운 여름이지만 여기저기 이력서를 넣고 면접보러 다녔네요.

한 다섯 곳에서 면접을 보았고, 지금은 한 가정어린이집에서 다시 보육교사로서 새출발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어린이집 면접을 하러 갈 때 이상한 점을 하나 발견했습니다.

제가 간 다섯 곳 중 네 곳의 가정 어린이집에서 이렇게 더운 날에도 에어컨을 켜지 않더군요.

아이들이 땀을 뻘뻘 흘리면 뛰어다니는데도 에어컨을 켜지 않은 채 참고 있었습니다.

선생님도 아이들도 그리고 원장님도 버티다 버티다 힘들 때면 잠시 틀어놓고 곧 꺼는 겁니다.

 

 

 

제가 이번에 들어간 어린이집도 역시 그렇게 하네요.

분명히 에어컨이 있는데 틀질 않습니다.

제가 아무 생각없이 덥다며 에어컨을 켜니 선생님들과 아이들이 뛸 듯이 기뻐하는데

이것도 잠시 조금 있다가 원장님이 꺼버립니다.

 

헐 ~~~~~~~~~~

 

사실 이전까지 제가 있던 어린이집에서 여름에 에어컨을 이렇게 아끼는 곳을 경험하지 못했거든요.

완전 문화충격이랄까요?

 

왜 이렇게 에어컨 켜는 걸 어려워하는지 알아보니

바로 그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전기 누진세 때문이었습니다.

 

 

 

전 어린이집은 당연히 전기사용에 있어 할인 혜택을 받고 있어서

이렇게까지 전기를 아끼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했는데

알아보니 그게 아니네요.

 

어린이집은 보육시설로서 주택용 복지할인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일반용  사회복지시설로 전환을 하던지,

학교와 같은 교육용으로 전환해도 됩니다. 

보통 일반 민간어린이집 이상은 일반사회복지시설형이나 교육형으로 전환하여 전기를 사용합니다.

하지만 가정 어린이집은 그렇지가 않습니다.

 

더운 여름 아무리 절약해도 에어컨을 켜게 되면 보통 1000Kw 정도를 사용하게 되는데

일반 주택에서 누진제적용하여 사회복지할인 받아도 50만원이 훌쩍 넘게나옵니다. 

이를 일반 사회복지시설로 하게 되면 기본  5Kw 계약전력으로 하여 12만4천원이고,

교육용으로 전환하게 되면, 기본  5Kw 계약전력으로 하여 14만원 정도입니다.  

 

 

 

엄청난 차이가 나죠. 그럼 당연히 사회복지시설용으로 전환하면 될 게 아니냐 하시겠지만

이 교육용이나 일반용 사회복지시설로 할 때 기본 계약금이 있습니다. 

계약전력을 5kw로 한다면 기본요금이 3만원 정도가 되고, 여기에 사용한만큼 비용이 더해지는 것이죠.

여름처럼 전력사용이 많을 때는 상당히 유리한 요금제입니다만

전력 사용이 별로 없는 계절일 때는 상황이 달라집니다.

 

에어컨을 켜지 않는 계절에는 보통 350kw 정도를 사용합니다. 

이럴 경우 일반가정용 전기에 사회복지할인을 받으면 4만3천원정도인데

이를 일반 사회복지시설로 했을 때 기본요금 6만1천원정도

교육용으로 했을 때는 6만8천원 정도입니다.

약 2만원정도의 차이가 납니다.

 

에어컨을 켜든지 해서 전력사용이 많은 달은 길어야 2달 정도입니다.

나머지 10달은 매달 2~3만원 정도 일반전기보다 전기세를 더 내야합니다.

더운 여름날 에어컨을 잘 조절해서 한달에 700KW정도로 조정하면 22만원정도의 요금이 나옵니다.

1000KW를 사용하면 엄청난 차이가 나지만 700kw가 되도록 조절하면 그리 큰 차이가 나질 않습니다.   

 

그렇게 해서 한 해 전기세총액을 따져보면

주택용으로 하는 것이 일반용이나 교육용에 비해 전기세를 더 아낄 수 있는 것입니다.  

그냥 제 생각으로는 이렇게 아둥바둥 아껴서 아이들도 선생님도 괴로운 여름을 나는 것보다

조금만 더 비용을 지불해서 쾌적한 보육환경을 만드는게 훨씬 좋을 것 같은데

가정 어린이집 원장님들은 그럴 여유가 없는가 봅니다.

 

 

 

예전에 가정어린이집 운영실태에 대해 적은 글이 있는데 사정이 녹록치않습니다.

(관련글 ☞가정어린이집 원장이 직접 밝힌 재정 실태 알면 경악할 수준)

사실 가정어린이집의 경우 원장들은 어떻게 하든지 한 푼이라도 아끼고 싶어합니다.

그러니 일반 사회복지시설이나 교육용으로 전환하기 보다

두 눈 딱 감고 두 달만 견뎌보자는 것이죠.

(사실 그래봐야 연간 10여만원 정도 절약하는 것인데..)  

 

전기세 누진제가 이렇게 어린이집 환경에도 영향을 미칠 줄은 몰랐습니다.

우리 어린이집 오늘 정말 한 마디로 '헬'이었습니다.

가만 있어도 땀이 줄줄줄.. 정말 땀으로 목욕했습니다.

그런데 우리 아이들 자꾸 저보고 안아달라고 다가오는데..

 

애들아 제발 참아줘~~~

 

 

by우리밀맘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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